오프라인 네트워킹으로 도전하는 IT 기업 위한 한 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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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월드뉴스=박응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4년째가 됐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돼 일상으로 복귀할 것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심어주고 있다.

하지만 ICT(정보통신기술) 분야는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로 사람을 붙잡고 있는 코로나19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대표적인 예가 ‘CES 2022’다.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국내 스타트업 참가 기업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IT 기업과 스타트업, 글로벌 사업 확장 나선다

CES 행사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국내 스타트업 228개가 1월 5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CES 2022 ‘유레카 파크’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유레카 파크는 세계 스타트업들이 자기 기술을 소개하는 특화 전시장이다. CES 2020은 스타트업이 200개나 참가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참가한 행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없었던 글로벌 업계 관계자와 투자자 등을 만날 수 없었다”며 “오프라인 네트워킹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려는 스타트업들이 참가 신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2022년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동안 미뤄졌던 수많은 만남과 비즈니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ICT 업계도 기존에 인지도가 높아서 새로운 네트워크 없이 사업 확장이 쉬웠던 IT 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을 비롯해 새로운 IT 분야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에게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CES 2022는 오프라인 네트워킹을 통해 글로벌 사업 부문 확장을 노리는 IT 기업과 스타트업의 참가가 활발하다. 사진=CTA
CES 2022는 오프라인 네트워킹을 통해 글로벌 사업 부문 확장을 노리는 IT 기업과 스타트업의 참가가 활발하다. 사진=CTA

실제로 많은 시장조사기관과 매체가 2022년에 IT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 가트너는 2021년 10월에 연 ‘IT 심포지엄’에서 ‘CIO(최고기술책임자)와 기술리더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2022년 세계 IT 예산은 평균 3.6%로 성장하며, 10년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가트너는 2022년 세계 IT 지출 규모가 2021년보다 5.5% 증가한 4조 5000억 달러(약 530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트너는 2022년에 데이터센터 시스템부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까지 모든 IT 부문에서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지출에 힘입어 2022년에 가장 높은 성장률인 11.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원격근무와 원격의료, 원격교육 확산으로 2021년 세계에서 기기(디바이스) 지출이 15% 이상 증가했는데, 가트너는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기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여러 기기에 투자하면서 2022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시장조사기관 KRG는 ‘2022년 국내 ICT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 국내 기업용 ICT시장(개인용 ICT시장과 반도체, 통신장비시장 제외) 규모가 2021년 34조 500억 원보다 3.2% 성장한 35조 15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12월 6일 밝혔다. 2021년 5.1% 성장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2019년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성장이 둔화한 상황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로 분석된다.

 

해마다 비슷하지만 더 진보하며 발전하는 IT 기술

그러면 2022년 올해 가장 주목받을 IT 기술은 무엇일까? 여러 시장조사기관과 매체가 전문가 도움을 받아 2022년에 대해 다양하게 전망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겹치거나 비슷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클라우드 분산화, 로봇 다양화, 모빌리티와 소프트웨어(SW),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트윈, 사이버 보안,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이데이터,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을 적용한 IT, 네트워크 같은 기술을 제시했다.

상당수가 지난해에도 언급됐던 기술들이다. 다만 기술별로 해마다 더 진보되고 발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클라우드는 많은 기관과 매체에서 2022년에 가장 주목할 IT 기술로 언급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9월 27일 ‘2022년 5대 기술 동향’에서 어디에서나 AI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TV를 비롯해 다양한 기기들에 AI가 적용돼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카는 얼굴인식 기능을 이용해 운전자가 도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아닌지 판별해 알려주고, 변기가 배설물을 분석해 위와 장의 상태를 진단해준다.

문형돈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단장은 ‘2022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2022년 위드코로나 시대에 주목해야 할 10대 ICT 이슈 중 하나로 ‘AI의 무한대 진화’를 꼽았다. 문 단장은 “AI가 더 보편화할 전망이며, GPT4도 2023년 내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GPT4는 인간 뇌 수준인 약 100조 개 시냅스를 가진 AI 모델로 100조 단위의 파라미터를 사전학습 시킨다. 기존 전망에서는 GPT4 상용화를 2030년 이후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2022 탑 전략 기술 트렌드’라는 주제로 앞으로 지속될 전략 기술 트렌드 12가지를 소개했는데, 생성 AI 기법과 AI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을 포함했다. 가트너는 “CIO들이 가상공간에서 소비자들을 연결하기 위해 ‘생성형(Generative) AI’ 방법에 투자하고, AI 엔지니어링 사례를 표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데이터에서 콘텐츠에 대해 학습하고, 소프트웨어 코드를 생성하고, 소매 재고를 관리하고, 인력 교육을 자동화하고, 생산을 최적화하며, 트래픽 패턴 인식을 조절하는 높은 수준의 머신러닝 모델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서서히 사업 모델로 등장하는 AI

또 기업들이 AI를 실험 수준을 넘어 사업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AI 엔지니어링 업무를 표준화하는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트너는 2025년에는 이런 사례를 도입한 기업 10%가 그렇지 않은 기업 90%보다 3배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트너가 제시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은 탄력적이고 민첩한 애플리케이션 구조를 세울 수 있는 기술로 급속한 디지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트너는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기능을 제대로 제공하려면 기업은 익숙한 기존 방식인 리프트&시프트 마이그레이션에서 벗어나 CNP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1년 현재 CNP 방식은 40% 미만인데, 가트너는 2025년에 95% 이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 단장은 10대 ICT 이슈로 클라우드를 선정하며, 클라우드 분산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컴퓨팅이 한계에 도달해, 네트워크 종단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컴퓨팅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전문 조사기관 ‘인베스트 모니터’는 ‘글로벌데이터 2022 TM(Ttechnology media & telecommunications) 예측’ 보고서를 바탕으로 2022년에 주목할 10대 기술 분야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메타버스는 사용자가 시뮬레이션된 시나리오 내에서 실시간으로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작용하는 가상 세계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는 2024년까지 8000억 달러(약 944조 원)에 달할 수 있다.

인베스트 모니터는 메타버스에 대한 시제품(프로토타입)과 실제 사례가 2022년에 등장할 것이며, 게임이 가장 적합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이미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으며, 메타버스를 이용하려는 기업에 의해 2022년에 관련 개발자 시장도 후끈 달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형돈 단장이 꼽은 10대 ICT 이슈에도 메타버스가 포함됐다. 문 단장은 최근 가장 큰 화두인 메타버스가 가상경제를 본격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메타버스가 게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발전하고 있지만 기술과 서비스 표준화, 상호운용성 확보를 기반으로 삶 전반으로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같은 가상자산이 결합돼 가상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022년도 테크 업계 핵심 트렌드 8가지 중 하나로 ‘디지털 트윈에 주목하는 스마트팩토리, 메타버스에 눈독 들이는 사물인터넷(IoT)’을 꼽았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한 IoT 기반 메타버스가 이전보다 더 똑똑하고 완벽하게 실시간으로 안전한 물리 세계를 만드는 수단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IoT 기반 메타버스를 가장 먼저 활용할 분야로 스마트팩토리를 언급했다.

 

현대자동차가 우버와 협업해 만들어 CES 2020에 선보인 PAV 콘셉트.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우버와 협업해 만들어 CES 2020에 선보인 PAV 콘셉트. 사진=현대차

 

CES 2022, 자동차 기술과 헬스케어 주목해야

이들 외에도 올해 주목해야 할 기술은 또 있다. CES 2022에서는 우주 기술(space technology)와 음식 기술(food technology),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s)이 TV와 자동차, 게임과 같은 기존 분야에 새롭게 추가됐다. 이는 2022년 세계가 세 분야에 주목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CES 2022에서 특히 주목할 분야로 자동차 기술과 헬스케어를 꼽았다. 전자부품과 SW로 새롭게 탈바꿈한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전장 산업과 기술이 기업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이들을 비즈니스 세계로 초대하는 분위기다.

사실 포브스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5년 전 또는 10년 전에 2022년에 이르면 무인자동차 시대가 열리고, 사물인터넷으로 모든 기기가 온라인으로 연결된 온라인 삶의 세계가 이뤄지고, 어지럽지 않은 VR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실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시장에 등장하고, 사물인터넷 시장은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가는 수준이며, VR 기술은 가볍고 멀미 없는 가상현실을 위해 계속 보완 기술을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전문가들의 예상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이들이 제시한 IT 기술에 대한 미래 전망에서 많은 것들이 포함되며,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지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문가들의 기대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변화의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변화의 방향에 관심을 가지고, 시기를 조절하는 식으로 대응 전략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테크월드(Techworld)가 발행하는 임베디드(Embedded) 2022년 1월호(VOL.229)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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