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스트, 올해 IT 스타트업 35개사에 투자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문장 검사 툴 개발사인 그래머리(Grammarly)는 11월 17일 벤처캐피탈(VC)인 베일리기포드 등으로부터 2억 달러(약 237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달 27일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그래머리의 기업가치를 40억 달러(약 5조 원)로 평가했다. 

이는 앞서 VC 업계가 평가한 기업가치(130억 달러)보다 3배 이상 적은 금액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인 VC인 호슬리브릿지의 프레드 지우프리다 전무는 같은 달 25일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모든 VC들이 투자 대상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통계적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VC들이 정보 기술(IT) 분야의 신생기업(스타트업)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IT 기업에 투자사의 돈이 몰리자 기업가치가 더 커지기 전에 지분을 사들이려는 것이다. 

이 같은 조기 투자의 예로는 로우코드(코딩 비전문가도 앱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것) 정보보안 자동화 솔루션 업체인 토크(Torq)가 있다. 토크(Torq)는 12월 7일 VC인 GGV캐피탈 등으로부터 5000만 달러(약 594억 원)를 끌어 모았다. 설립한지 1년을 갓 넘긴 기업임에도 토크는 지금까지 총 7800만 달러(약 926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VC 투자금 ‘기회의 땅’ 인도로 몰려

지역별로는 인도 신생 IT 기업에 VC들의 투자금이 특히 많이 몰리고 있다. 지난 9월 스타트업 투자 분석 업체인 CB인사이츠는 당월까지 올해 인도에 유입된 VC 자금이 역대 최고인 195억 달러(약 23조 원)라고 집계했다.

앞서 10월 미래에셋자산운용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처럼 인도 신생 IT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최근 중국 정부의 IT 기업 규제와 관련 있다. 중국과 달리 적극적인 정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인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에 VC 자금이 유입되는 이유엔 ▲8억 5000만 명(9월, CB인사이츠)가량의 인터넷 이용자 ▲인도 IT 스타트업들의 적극적인 기업 공개(IPO)도 있다. 

이에 따라 인도 신생 IT 기업에 투자하는 VC 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11월 22일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인 트랙슨(Traxcn)은 올해 인도에 첫 벤처투자를 단행한 VC가 작년 대비 64개 증가한 211개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VC엔 아시아 각국 정부의 국부(國富) 펀드도 포함돼 있다. 싱가포르 국부 펀드인 테마섹(Temasek) 홀딩스는 2019년 설립된 타타디지털(TataDigital)을 포함해 셰어챗(ShareChat)∙시프로킷(Shiprocket) 등 12월에만 인도 IT 기업 3곳에 거액을 투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세계 최대 기술투자펀드인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Vision Fund) 참여를 통해 11월 16일 인도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개발사 유니커머스 이솔루션(Unicommerce eSolution)에 투자했다. 비전펀드는 전날엔 인도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인 쥬스페이(JUSPAY)의 리드(대표) 투자자로 참여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IT 신생 기업에 선도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랩(C랩)을 진행 중이며 11월 10일엔 C랩 스타트업 사업 발표회를 개최했다. 

삼성넥스트, 최근 두 달 사이 설립 1년 미만 IT 기업에 투자

VC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는 해외 IT 신생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앞서 4월 20일 삼성넥스트는 블록체인(분산 저장 기술) 기반 생체인식 암호회사인 HYPR의 3500만 달러(약 415억 원) 규모 투자에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드벤트인터내셔널(리드 투자사),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 등 9개사와 참여했다. 

삼성넥스트는 12월 6일엔 메타(페이스북) 출신 엔지니어들이 지난 9월 설립한 웹3.0 인프라 기업인 미스틴랩스(Mysten Labs)에 투자했다. 11월 30일과 3일엔 올해 설립된 한국 기업인 오프(OFF)와 인도 회사 페이즈(Faze)에 투자했다. 이 밖에 8월 6일 하이퍼리즘(Hyperithm), 5월 2일 시그널와이어(SignalWire), 4월 28일 알케미(Alchemy), 3월 18일 사일러라(Cylera)를 포함해 올해에만 35개 IT 신생 기업에 투자했다. 

이처럼 VC들이 IT 신생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국내 벤처 투자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10월 2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까지 벤처 투자 액수는 5조 2593억 원으로 지난해(1~12월) 투자액인 4조 3045억 원을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같은 투자 열풍이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에 홍수처럼 밀려드는 자금이 기업가치를 부풀리는데 일조하고 있다“며 “조기 투자로 거둔 수익률은 결국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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