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빌려쓰는 SaaS, 주목받는 기업은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7명은 “코로나가 끝나도 재택근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추세에 기업들은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협업 툴(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올해 472억 달러(약 55조 2570억 원) 규모의 협업 툴 시장이 연평균 12.7%씩 성장해 2026년엔 858억 달러(100조 4804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관련 기업들은 합종연횡하며 해당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발빠르게 뛰고 있다. 이 중 올해 8월 LTSE(2019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종목만을 위해 만든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아사나와 트윌리오다. 

아사나를 아시나요

아사나는 클라우드에 기반해 팀 프로젝트를 위한 협업 툴을 만드는 회사다. 최근 실적은 시장 전망치(8226만 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9월 (현지 시각) 회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2분기(4~6월)에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8950만 달러(104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호실적엔 유료 고객 수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최고경영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페이스북 공동 창업자)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연간 5만 달러(5858만 원)가 넘는 금액을 지출하는 고객(ex. 구글, 나사)의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1%가량 급증했다”며 “이를 포함해 총 유료 회원 수는 10만 7000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아사나가 인기를 끄는 요인으론 ▲팀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툴 ▲방대한 통합 기능 ▲다양한 시각화 템플릿(틀) 구비 등이 꼽힌다. 아사나가 팀 프로젝트에 유용한 이유는 업무의 설정과 분담을 직접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진행된 업무의 피드백은 구성원끼리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마감 기한을 정해 직원의 업무 상황을 추적할 수도 있다.

또 파일 공유·저장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와 글로벌 1위 업무용 메신저 ‘슬랙’ 등 1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SW)와 연동 가능하다. 이를 통해 다른 곳에서 하는 업무를 아사나에 불러와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다. 

표·타임라인·달력·칸반 보드(업무 설계 게시판)·간트 차트(작업 진도를 나타내기 위한 바 형태의 도표) 등 다양한 시각화 템플릿도 갖췄다. 업무의 내용과 순서를 드래그와 클릭만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회사는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5%가량 늘어난 9400만 달러(109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9월 15일 기준 회사의 시가 총액은 2018년보다 167%가량 오른 40억 달러(약 4조 6820억 원)에 달한다.

1400여 개 펀드가 주목한 트윌리오

LTSE에 상장된 또 다른 기업인 트윌리오는 한국에선 생소한 업체지만 클라우드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MT SAAS(마이크로소프트·트윌리오·세일즈포스·아마존·어도비·쇼피파이)’로 불리는 메이저 클라우드 회사 중 한 곳이기도 하다. MT SAAS는 올 초 미국 나스닥이 벤처캐피털 업체인 베세메르 벤처 파트너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을 잊고 MT SAAS를 늘리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실으며 알려진 신조어다.

성장 가능성도 높다. 지난 8월 31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헤지펀드(투자자의 돈을 모아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 813곳과 뮤추얼펀드(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세운 일종의 회사) 573곳 등 총 1386개의 펀드를 분석한 결과, 모든 펀드에서 트윌리오에 대한 비중 확대 전망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트윌리오의 장점은 협업 툴로서의 기능 외에 별도의 장비나 SW 시스템이 없이 알림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접속 과정에서 6자리 숫자(코드)를 입력할 때 이를 문자로 안내하는 곳이 트윌리오다. 마찬가지로 테이크아웃 주문이 완료될 때나 선거 투표를 하기 전에도 알림 문자를 보내준다. 회사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술로 기업·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트윌리오의 협업 툴 및 알림 문자 기능 등을 활용하는 고객사엔 넷플릭스 외에 에어비앤비·트위터·스포티파이·도어대시·리프트 등이 있다. 작년 4분기에만 1만 3000여 개의 기업과 계약하며 같은 해 말 기준으로 약 22만 1000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트윌리오는 매년 5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은 6억 6890만 달러(784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지난 7월엔 미국의 업무용 문자 서비스 회사인 집휩을 인수,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트윌리오의 기업가치는 약 600억 달러(70조 3560억 원)다. 업계에선 화상회의 프로그램 제작사인 줌의 트윌리오 인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메타 마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트윌리오가 줌의 잠재적인 인수 후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재 확보한 자금으론 회사를 인수하기 어렵다며 줌이 기존 고객과의 관계 강화, 서비스 영역 확대로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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