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직접 진출 시, 전통적 반도체 기업 점유율 14%까지 감소
선제적 기술 경쟁력 갖춰야 OEM 종속 피할 수 있다

[테크월드뉴스=박지성 기자]

‘자율주행차 반도체 시장 전망 ①’을 통해 자율주행 시대 도래에 따른 완성차(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업체의 전략적 시나리오를 알아 봤다면 이번에는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전통 반도체 업체의 대응 방향을 알아본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Mckinsey & Co.)는 2021년 8월에 발행한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자동차용 반도체’ 보고서를 통해 OEM 업체들의 자율주행 반도체 산업 직접 진출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나 이중에서도 주목을 끈 내용은 OEM 업체들이 최소한 ‘얕은 수준의 수직 계열화’라도 전개함으로써 자율주행 반도체 역량을 내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OEM의 전략에 따라 전통적 반도체 기업의 시장 지위 역시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

 

OEM의 자율주행 반도체 진출 시나리오 3가지

이에 대해 맥킨지는 [그림3]과 같이 자율주행 역량의 내재화에 따른 3가지의 큰 시나리오별로 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내 지위 변화를 분석했다.

 

▲ [그림 3] OEM 업체의 자율주행 내재화 비중은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에서 기존의 반도체 사업자들의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료 = Mckinsey & Co, 테크월드 수정)
▲ [그림 3] OEM 업체의 자율주행 내재화 비중은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에서 기존의 반도체 사업자들의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료 = Mckinsey & Co, 테크월드 수정)

 

ⓛ 생각보다 더딘 자율주행 시대의 개화

자율주행 SoC(System on Chip)에 투자할 여력을 갖춘 소수의 양산차, 프리미엄 OEM만이 반도체 역량을 내재화할 경우, 자동차 시장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에 약 3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때, ADAS(첨단주행보조시스템)와 DCU(도메인 컨트롤 유닛) 같은 자율주행 핵심 칩의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6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때 해당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퀄컴 같은 전통적 반도체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약 70%(430억 달러)로 여전히 해당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② 착실한 자율주행 시대의 준비

다음은 글로벌 양산차, 프리미엄, 중국 OEM에서 각각 2~3개씩의 업체가 자율주행칩을 내재화하는 경우다. 이 경우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 공급이 용이해져 전체 자동차 중 자율주행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율주행 칩 시장 역시 OEM과 반도체 기업들이 양분하는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점유율 측면에서 앞서 언급한 ⓛ 시나리오 대비, SoC를 내재화한 OEM 수는 2배 가까이 증가하지만, 반도체 시장 내 비중이 비례해서 상승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 시나리오에서 SoC를 내재화한 기업들이 선도 사업자일 가능성이 높아 ② 시나리오에서 일부 기업들이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그 파괴력은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분석된 것으로 보인다.

 

③ 불붙은 자율주행 기술 경쟁

마지막 시나리오는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 경쟁에 불이 붙는 모델이다. 5개 이상의 양산차 모델과 빅3 프리미엄 OEM 그리고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SoC를 내재화할 경우, 글로벌 자율주행차의 비중은 86%로 시장의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다수의 OEM들이 자사의 차량에 탑재하기 위한 SoC를 내재화했기 때문에 해당 시장에서 전통적 반도체 업체들의 비중은 급속하게 감소해 2030년 전체 시장 중 고작 14%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나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촉발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을 겪으며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역량 내재화의 전략적 중요성을 절감하면서 상대적으로 ②와 ③ 시나리오로 시장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전개될 경우, 반도체 업계는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약 10% 내외를 차지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대체할 신규 수익원을 발굴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

 

더 넓게, 더 깊게, 더 앞선 기술력으로 대응 필요

이와 관련해 맥킨지는 ▲보다 총괄적인 관점에서의 접근 ▲반도체 관련 최고 인재 확보 ▲보다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 전개 등을 진행함으로써 반도체 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예컨대, OEM 업체들은 차량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는 높을 수 있으나 차량과 사람, 차량과 사물과 같은 V2X 입장에서는 반도체 업계가 기존에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포괄적인 접근방식과 더 나은 기술적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총괄적 관점에서 차량에 대한 이해만 보강이 된다면 OEM 업체 입장에서는 티어 1 부품사나 자체 개발보다는 반도체 업체를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반도체 가치사슬이 세분화와 통합을 거듭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단순히 OEM을 협력 혹은 경쟁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탈피해, 티어 1 공급업체와 강력한 연대 혹은 IP(지식 재산권)를 보유한 기업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업계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컨대 OEM 업체와 티어 1 부품공급 업체들이 차량에 대한 전문성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입한다면,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에 대한 깊은 전문성과 반도체가 사용돼 왔던 넓은 영역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경쟁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진화(進化)’는 냉정하다. 새로운 종의 탄생이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로는 오래된 종의 도태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 시대라는 새로운 진화의 흐름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자동차 업계와 반도체 업계의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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