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빅데이터 분석 위한 데이터 확보 선행돼야

[테크월드뉴스=김경한 기자] 인터엑스(InterX)는 누구나 쉽게 산업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쉽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산업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이다. 기존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가 단순히 데이터를 나열하고 시각화하는 것에 그쳤다면 인터엑스의 산업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는 빅데이터와 사물 인터넷(IoT)의 결합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해 스마트 팩토리를 고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

특히 인터엑스는 스마트 금형(Smart Mold)을 통해 사출 성형의 불량 예측과 원인 분석, 생산조건 최적화 등을 실현하며, 지난 2월 9일에는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 이하 IIC)으로부터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로부터 테스트 드라이브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에 사출 공정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 분석, 활용한 인터엑스를 살펴본다. 

 

수작업으로 인한 불량 줄여야

금형이란 규격이 동일한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금속 재료를 사용해 만든 틀을 뜻한다. 더불어 사출 성형은 액체 상태의 열가소성 수지로 높은 압력으로 금형을 채우고 다시 고체로 식혀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제조과정을 의미한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붕어빵 틀을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고체에서 액체로 변할 때 재료가 팽창하고 액체에서 고체로 변할 때 수축하면서 크랙이나 미성형, 박리, 가스자국 등의 제품 불량이 발생한다. 인터엑스가 사출 제품 매출 100억 원 기준 1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연간 불량 비율은 1~3%가 발생했고, 불량 원인 분석을 위한 설비 비가동 조치로 인한 손실은 연평균 5억 원에 달했다. 

사출 공정 개념도(출처: 위키피디아)
사출 공정 개념도(출처: 위키피디아)

사출 성형의 불량 원인은 수작업 검사 시에 사람마다 불량의 기준이 다르고, 다품종소량 생산이 증가하면서 제품의 다양화·복잡화로 인해 사람의 실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현장 관리자는 과거의 경험과 본능에 의한 비과학적 관리를 하고, 현장 생산자는 작은 작업 변경으로 사출 세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공장 경영자는 사출 공정의 지식 자산화에 실패하고 있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는 “사출 성형 공장에서 두 사람의 검사원에게 똑같은 30개의 제품을 보여준 후 양품 검사를 해보라고 하면 각각 다른 결과가 나왔다. 합격 30개, 불량 30개를 썩어서 검사를 시켜봐도 오류율이 60%가 넘었다”라고 지적하며 스마트 금형 도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스마트 금형에 앞선 난제 ‘데이터 확보’

스마트 금형은 사출 성형의 생산 조건과 변화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빅데이터를 IoT와 센서 기술로 확보한 후, 이를 AI로 분석해 불량을 예측하고 최적의 생산 조건을 찾아내는 사출 공정 레시피(Recipe, 제조법) 최적화 서비스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면 AI 분석을 위한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많은 회사 관계자들이 이미 수년에 걸쳐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왔다고 얘기하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형식적이거나 단편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출 성형 업체들은 열가소성 수지를 녹이는 온도를 180도로 세팅할 때 단순히 한두 구간의 설비 온도가 180도를 넘으면 작업표준서에 이를 적고 끝낸다. 실제적으론 이 소재가 이동하는 동안 가속·정속·종속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온도 변화를 체크해줘야 한다. 이런 동적 데이터를 문서로 기록하지 않다 보니 생산조건을 세팅할 때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스마트 금형에선 각각의 구간에 온도 센서와 압력 센서 등을 설치한 후 유동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데이터 확보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데이터 확보를 위한 금형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한 번은 인터엑스가 한 사출 업체의 관계자에게 센서 부착을 위해 금형을 달라고 했는데, 7개월이나 걸려서 받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금형은 제조업체의 모회사 자산이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어 이를 승인하는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수집을 위해선 금형에 구멍을 뚫고 온도 센서와 압력 센서를 부착해야 하는데, 모회사 측에서 이로 인해 금형에 문제가 생겨서 제품에 불량이 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가 AI 기반 불량 예측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가 AI 기반 불량 예측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활용 목적 고려한 데이터 확보 필요

박정윤 대표는 “아직까지 데이터를 논할 때 현장에선 사람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탄했다. 사람이 보고 이해하며 사람이 컨트롤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 왔던 것이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100여 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한 화학 회사의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소재를 탱크 안에 넣는데 소재마다 진동이 다르기 때문에 손을 대보고 체크한다. 하지만 이는 그 많은 데이터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인터엑스는 탱크 안에 진동 센서를 달아줌으로써 사람의 손길 없이도 간편히 재료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 

박정윤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선 데이터의 활용 목적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장에 가보면 데이터는 열심히 수집하는데 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선 아무런 고민이 없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며 기업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고려한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량 예측과 생산조건 최적화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번 스마트 금형을 구현하고 나면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조건을 최적화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사출 성형 중 미성형이 발생하면, 어떤 작업자는 사이클 타임을 조정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온도를 조정함으로써 맞춰나간다. 결과적으로 두 가지 방법 모두 불량을 없앨 수는 있다. 하지만 공정의 효율성을 위해선 어느 것이 최적화냐를 고려해야 한다. 인터엑스에서 센서를 부착하고 체크해 보니 실제로는 온도에 문제가 있었다. 금형은 연속 생산을 하다 보면 계속 온도가 올라가서 문제가 발생한다. 다리미로 계속 옷을 다림질하다 보면 온도가 너무 올라 옷이 타버릴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땐 온도만 낮춰주면 되는데, 어떤 작업자는 냉각 시간을 늘리기 위해 사이클 타임을 조정한다. 인터엑스는 센서 부착과 데이터 분석으로 최적의 생산조건을 찾을 수 있었고, 사출 공정에서의 다양한 불량 문제도 96.7%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사출 성형의 경우 초기 작업 세팅 시간이 20분 정도 걸린다. 그 이유는 아침에 설비를 가동할 때 초기 세팅값을 설정할 때 아직 금형 내에 열이 제대로 분배가 안 돼 미성형 등으로 불량이 나기 때문이다. 이를 작업자는 사이클 타임과 온도 조절로 맞춰나가는데 이 과정에서 초도물량 10회 정도는 불량품이 생긴다. 하지만 인터엑스는 스마트 금형을 통해 다양한 변수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극복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작업 세팅 시간은 기존 20분에서 10분으로 50%나 단축했다. 

스마트 금형은 생산 비가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불량 문제가 생기면 검사원이 품질 담당자를 부른다. 품질 담당자는 설비 격리조치 후 불량 처리하고 원인을 분석해서 처리하고 다시 재가동에 들어간다. 반면, AI로 불량을 예측하는 스마트 금형은 불량 원인이 실시간으로 체크하기 때문에 먼저 ‘선조치 후정리’를 진행한다. 덕분에 현장에선 설비 이상으로 인한 정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스마트 금형은 생산 공정이 마무리되고 최종적으로 불량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AI 기술 적용으로 검사 비용 절감과 정확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일반적으로 불량 검사를 하는 AI 머신 비전을 위해선 수천 개의 양품과 불량품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인터엑스는 이를 딥러닝 클러스터링 러닝(Deep Learning Clustering) 모델로 극복했다. 클러스터링은 군집 분류라는 뜻으로, 여러 개의 유사한 데이터를 군집으로 묶어 분류하는 것이다. 인터엑스는 우선 검사 작업대에 카메라를 설치한 후 하루 동안 생산 결과물들을 촬영한다. 이후 딥러닝 클러스터링을 통해 군집을 분류한 후 퇴근 시간에 앞서 검사원에게 어떤 군집이 양품이고 불량품인지를 물어본다. 이런 식으로 며칠만 반복 작업하고 나면 검사 모델링을 완료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검사 비용을 90%, 제품 원가를 5%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인터엑스의 스마트 금형 작동 모습
인터엑스의 스마트 금형 작동 모습

사출 공정 플랫폼 출시 예정

인터엑스는 사출 성형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발(Drawing), 열처리, 용접 등의 다양한 뿌리 산업으로 AI를 통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제조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이 튼튼해야 국내 제조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견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인터엑스는 지난해 10월 IIC로부터 인터원-스마트 금형(InterONE-Smart Mold)의 제조 현장 적용 사례에 대해 ‘테스트 드라이브’를 승인받았다. 테스트 드라이브는 혁신 기술을 실제 생산 공정에 적용해 성과를 냈을 때 그 기술을 인정받는 과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들이 인터엑스에 적극적으로 기술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E디지털은 제조 분야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관한 협력을 하자고 연락했으며, 독일 마이크로소프트는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를 계기로 인터엑스는 미국, 독일을 비롯한 서구권과 더불어 최근 제조업이 급부상하고 있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아세안 지역에 진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사출 공정 플랫폼을 선보임으로써 이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현장에서 AI 모델을 만들더라도 다른 현장에 가면 새로운 AI 모델을 만들어야 하지만, AI 모델 하나만 만들면 다른 곳에도 통합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어느 현장이든 카메라만 설치하면 누구든지 AI를 적용해서 빅데이터를 분석한 후 불량을 예측하고 생산 조건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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