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CJ, 6000억원 주식 맞교환…콘텐츠∙물류 협력

[테크월드=이혜진 기자] 네이버가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하며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콘텐츠, 물류 분야에서 유통 경쟁력이 더해진 것이다. 

네이버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각각 1500억원, CJ대한통운과 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교환일은 오는 27일이다. 

공시에 따르면 CJ ENM과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같은 금액의 자사주를 서로 매각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신주발행)로 네이버와 주식을 교환한다. 네이버로부터 자사주(자기 회사 주식)를 출자 받는 대가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에 없는 자체 통합물류센터(e-풀필먼트)을 갖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쿠팡, 신세계 등보다 열세였던 물류 분야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주식 맞교환은 CJ대한통운에게도 유리하다. 약 36만여개로 알려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 체계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회사는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정교화해 스마트 물류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CJ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한류 콘텐츠를 네이버TV 등을 통해 다른 나라에 보급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자사 웹툰·웹소설의 지식재산권(IP) 영상화에 CJ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CJ는 IP 확보가 쉬워진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공동 콘텐츠 투자 펀드 조성을 포함해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한다.

네이버는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Over The Top)인 티빙의 지분에도 투자한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맞서는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 CJ의 음악·공연 콘텐츠는 네이버 브이(V)라이브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유통된다. 양사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실감형 콘텐츠·'숏폼비디오(short-form video·짧은 동영상)' 제작에도 협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