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조명의 기자]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유영희 연구교수팀은 구글과 네이버에서 검색한 검색량 데이터를 이용해 대중이 어떻게 대기질의 심각도를 인지하고 있는지, 또 실제 관측된 대기오염 농도와 어떻게 다른지를 밝혀냈다. 

지금까지 대기질 인지도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긴 했지만 대부분 설문조사를를 통한 조사연구로 표본 집단의 크기·성격에 제약을 받았다. 또한 실시간으로 이를 진행할 수 없어 과거에 이미 일어난 사례에 대해 대중의 대기질에 대한 인지도를 심도 있게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실제 우리나라 대기오염물질 PM10(이하 미세먼지) 농도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나 대중이 체감하는 대기질은 이 추세를 반드시 따르지 않는다. 사실 2012년 이전 미세먼지라는 단어는 대중에게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왜 2013년 겨울철에서 2014년 봄철 사이에 미세먼지 검색량 데이터가 갑자기 증가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검색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농도, 가시거리, 망각의 쇠퇴 이론을 적용해 대중의 대기질 인지도(Air quality perception index)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했다.

그 결과, 대기질 인지도는 미세먼지 농도뿐만 아니라 가시거리, 과거 경험에 기반한 기억의 쇠퇴 지수, 며칠간 기억한 대기질 인지도를 누적한 값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중이 체감하는 대기질은 그날의 미세먼지 농도와 가시거리뿐만 아니라 며칠 동안 경험한 대기질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나쁜 대기질이 며칠 동안 지속되는 상황이면 대중은 대기질이 매우 나쁘다고 인지할 수 있다.

특히 2014년 2월 하순에 7일 동안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를 기점으로 대중의 대기질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 대기질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과거에 대해 경험 모형을 적용한 결과, 대중이 인지하는 대기질은 2013년~2014년에 가장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3년~2014년에 관측된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실제로 그리 높지 않았다. 이는 대기질에 대한 인식이 낮았을 때 대중은 감각적 정보인 가시거리에 더 의존해 대기질을 가늠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사례 이후 대기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대중은 가시거리보다 관측된 미세먼지 지수에 더 기반해 대기질을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대중이 느끼는 미세먼지 심각도가 실제 관측된 농도와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체감하는 대기질 역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대기질을 나쁘게 느끼면 우울감 상승, 천식 증상 악화 등 심리적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영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대중의 미세먼지 인지도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여러 날에 걸쳐 대기질이 나쁠 것으로 예상될 때 보다 적극적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규제하는 정책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민승기 교수도 “이 연구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중 인지도의 변화를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정량적으로 평가한 첫 연구”라며 “실제 측정된 대기질과 대중이 인지하는 대기질의 심각도가 어떻게 다른지를 안다면, 이를 바탕으로 더 효율적인 대기질 개선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기상·지진See-At기술개발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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