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애플리케이션별 시장 변화 추이

[테크월드=양대규 기자]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무게 중심이 변하고 있다. 1990년대의 PC에서 2010년대 모바일로 주도권이 바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최근 모바일에서 데이터센터로 다시 주도권이 변동하고 있다. 여기에 오토모티브와 IoT라는 새로운 영역이 더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애플리케이션의 변화가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PC와 스마트폰 등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생활과 산업 전반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메모리 시장의 양적인 성장은 데이터 센터가, 질적인 성장은 오토모티브가, 생활과 산업 전반에서 사용될 메모리의 보급은 IoT가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Micron)은 지난 5월 21일(현지 시간) 2018년도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대상 간담회에서 애플리케이션별로 증가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서버), 모바일(스마트폰), 오토모티브, IoT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17년 855억 달러에서 2021년 1379억 달러로 약 1.6배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290억 달러에서 540억 달러로 2.1배 증가하며, 모바일을 제치고 1위를 차지 ▲모바일은 450억 달러에서 540억 달러로 1.2배 증가하며, 2위로 한 단계 하락 ▲오토모티브는 25억 달러에서 59억 달러로 2.4배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치를 기록 ▲IoT는 90억 달러에서 160억 달러로 1.7배 증가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의 성장은 클라우드 서버의 증가와 인공지능(AI) 적용을 위한 요구 성능의 향상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직은 클라우드나 AI 기술 보급이 기초적인 수준 정도지만, 이미 PC를 넘어 모바일의 뒤를 이어 290억 달러의 규모로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클라우드의 본격적인 보급과 AI 기술의 발달은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을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현재 AI가 적용된 서버는 10% 미만이지만, 2021년에는 25%, 2025년에는 50%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AI가 적용된 클라우드 서버의 경우 일반 서버보다 6배나 많은 DRAM과 2배의 NAND(SSD)가 필요하다.

2010년대의 메모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모바일은 최근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 PC 향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정체와 함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모바일향 메모리가 PC와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PC 디바이스의 경우 점점 필요성이 줄어들며 앞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지만, 모바일의 경우 디바이스 수요가 정체기에 달했지만 현대인들의 생활필수품으로 쉽게 줄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5G 시대가 도래하면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 전송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일반화된다. AI 칩과 8K나 VR 콘텐츠는 대용량 메모리에 대한 요구를 더욱 증가시킨다. 마이크론은 2021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12GB의 DRAM과 1TB의 NAND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플래그십 모델보다 DRAM은 2배, NAND는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즉, 스마트폰의 판매 자체는 늘지 않더라도 메모리의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바일 향 메모리는 기술 집약적인 제품이다. 한 손에 들고 다니는 디바이스의 특징 때문에 소형화가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고난이도의 패키징 기술이 요구된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유행에 민감한 제품으로 플래그십 모델은 업계에서 가장 좋은 성능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업계 1위 업체에 유리한 시장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중심의 시장 주도 현상이 지속될 것이며,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진입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한다.

오토모티브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최근 들어서 중요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차량에는 디스플레이, 오디오, 운영체제를 위한 수백 MB의 메모리만 필요했으며, 최근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와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등을 위해 수~수십 GB까지 용량이 늘었다. 마이크론은 2021년 16GB의 DRAM과 256GB의 메모리가 LV3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2025년이 되면 ‘완전 자율주행’에 근접한 차량이 등장하며 74GB의 DRAM과 1TB의 NAND가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오토모티브 향 메모리가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59억 달러로 데이터센터의 1/10 수준으로 예측했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자동차의 수가 모바일이나 데이터센터 서버 수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모빌리티(Mobility)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의 개념이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며, 전체적인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차량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양이 많지는 않더라도,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게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빠른 반응속도가 필수이기 때문에 메모리의 응답속도가 중요하다. 또한, 엔진의 고열과 충돌 시의 충격 등 다양한 환경에서 견디는 내구성도 필수 요소다. 이런 다양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동차에는 고가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토모티브와 반대로 IoT는 가장 많은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되며, 각각의 메모리 양은 다른 애플리케이션보다 크게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IDC는 2020년까지 60억 개의 IoT 장치가 엣지 컴퓨팅에 연결돼 동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60억 개의 IoT 장치에 고가의 고성능 메모리를 장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IoT 반도체에서 중요한 것은 ‘가격’인 것이다. 가격 외에도 개별 장치에서 소모되는 전력량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저전력’이라는 특성도 필요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저전력 기술 도입을 위해서 일부 개발 비용이 들 수도 있겠지만, 수많은 곳에서 사용되는 장치의 특성상 ‘저가’에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IoT 메모리 시장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개발과 양산을 시도하는 중국이 주요 공급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등 기업들은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경쟁 때문이라도, 고집적, 고성능 메모리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장기적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DRAM은 연간 약 20% 이하, NAND는 연간 약 40% 이하 수준의 Bit Growth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 어규진 연구원은 “2019년 DRAM 수요는 여전히 서버 향 DRAM 수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사양 스마트폰의 DRAM 콘텐츠 증가세가 지속되며, 수요는 2017년 대비 20.3% 증가할 전망”이라며, “2019년 공급/수요 비중은 1.3% 수준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공급 부족은 완화되겠지만, 여전히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2019년 연간 DRAM 가격은 9.2% 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NAND의 경우, 어규진 연구원은 2017~2018년 NAND 업체들의 공격적인 신규 3D 라인 증설 결과 2019년 공급 증가는 전년 대비 41.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 삼성전자는 2018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할 삼성전자 평택 2층 3D NAND 라인과 잔여 공간의 3D NAND 장비 입고가 진행되며 ▲SK하이닉스는 청주 신규 M15 라인 증설로 2분기 이후 공급 증가가 계획됐다.

어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버, SSD, 고가 스마트폰 등 3D NAND 중심의 수요 증가로 2019년 NAND 수요증가는 41.1% 증가할 전망”이라며, “2019년 공급/수요 비중은 1.9% 수준으로 공급 부족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급 상황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업체들의 3D NAND 신규 라인 증설로 전반적인 NAND 가격은 하락세에 진입했지만, 낮아진 가격은 스마트폰 중심의 콘텐츠 증가를 유발해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안정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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