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알파고(AlphaGo)라고 하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개발한 컴퓨터로는 정복이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바둑에서 인간계 최고수를 4:1로 이기며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에 성큼 다가온 기념비적인 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최근 연일 쏟아지는 새로운 인공지능에 대한 소식은 크게 보면 인간사회를 향한 긍정적인 소식과 부정적 소식으로 나눌 수 있다. 그 근간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의 현재와 미래를 바꾸는데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생략된 채 다분히 감성적인 접근이 많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글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탐색해보고 다가올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비하여 산업계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인공지능의 과거와 현주소
인공지능의 개념은 연구자마다 학자마다 서로 다른 철학적 배경과 실제적 탐구를 통해 다양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각각의 정의가 철학적 함의를 포함하고 있기에 그 정의에 대해서 천착하는 것도 또다른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쉽고 직관적인(제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다음 백과사전의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이라는 용어로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했으면 한다.

여타 동물에 대비해서 현저하게 떨어지는 인간의 운동능력에도 불구하고, 생태계의 최상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은 바로 탁월한 지적 능력에 있다.

그 지적 능력의 신비는 잘 알다시피 뇌라는 장기를 통해 구현, 발현된다. 즉 인공지능은 인간 뇌의 기억, 연산, 추론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것으로 그 시작은 현대적인 컴퓨터 모델이 제시되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940년대 주로 활동했던 영국의 수학자인 앨런 튜닝의 튜링 머신(Turing machine)이 대표적인 인공지능의 출발점이이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1980년대까지 인공지능의 실현에 아주 긍정적인 희망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그림 1.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 그리고 딥 러닝

그러던 인공지능 연구가 1990년대 암흑기를 거친 후 2010년대 일종의 ‘특이점’을 맞기 시작한다. 즉 기존의 연구 성과들과 함께 현시대의 활용 가능한 수많은 리소스를 십분 활용하다 보니,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아직 일부 분야에서 한정되지만) ‘특이점’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엔비디아의 공식 블로그에 게재된 바 있는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 그리고 딥 러닝에 대한 도식은 역사적 흐름과 기술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직관적으로 잘 묘사했다 볼 수 있다.
그 역사를 하나하나 열거하는 것 보다는 왜 그런 특이점이 올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찰이 좀 더 현실적이며, 인공지능 시대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인공지능의 특이점 출현 및 지능 폭발 현상
인공지능의 특이점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의 인식, 추론 그리고 실행 능력을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해 낼 수 있는 기술의 출현으로 보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이 특이점의 등장에 기여한 선두주자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이다. 

왓슨이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기고, 문제 출제자가 지닌 말의 뉘앙스까지 이해해야 제대로 답할 수 있는 미국의 유명 퀴즈쇼 '제오파디(Jeopardy)'에서 역대 챔피언 2명을 꺾을 때까지만 해도 그저 체스의 제한된 경우의 수와 암기 능력이 주요 평가 대상인 퀴즈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 평가절하했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인공지능의 지능 폭발 현상은 정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잘 알려졌다시피 오늘날 많은 양의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처리해 낼 수 있는 컴퓨팅 플랫폼, 그리고 이 데이터와 컴퓨팅 플랫폼을 조화롭게 사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탁월한 알고리즘이 인공지능의 특이점과 지능 폭발을 만들어 내고 있다. 거의 매주 새로운 사전 교육된(Pre-tr인공지능ned) 네트워크와 퍼블릭 데이터베이스가 나오고 있으며, 일부 포럼이나 오픈 소스 기반의 커뮤니티에서는 데이터세트를 공개하면서 그 결과가 좋다고 생각하면 요약서와 함께 제출해 달라고까지 하는 상황이다.

2016년 알파고의 출현은 과거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던 연산과 기억 능력의 우월성에 추론과 상상의 영역조차 인간의 인지 능력보다 뛰어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많은 연구자들의 깊은 고찰과 시행착오는 이보다 훨씬 오래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되었으며, 유튜브 동영상을 학습시켜 고양이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와 같은 최초의 빅데이터와 대규모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와 같은 연구는 비지도 학습 알고리즘을 구현해 감지 능력을 향상시켜 왔으며 그 정점은 2012년 이미지넷 챌린지(Imagenet Challenge)였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인지 분야가 정지화면을 넘어 동영상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동영상에서의 인지 능력이 향상되면 자율주행을 비롯해 영화 제작 등 많은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미지에서 더 나아가 음성, 소리 분야는 물론 수치화 가능한 모든 오감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지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시각적인 인지 능력은 정지화면만큼은 이미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는 것이 데이터로 증명된 상황이다. 즉 시각적 능력에 대해서는 이미 특이점을 지난 상황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림 2. 현대 인공지능의 확장

최근의 인공지능 연구의 큰 축은 시각 외 청각, 동체 시각과 같은 다른 인지 능력의 향상과 구글 딥마인드(Deepmind)가 선보인 강화 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추론이나 기획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즉 외부 변화를 감지하고(Detection),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낸 후(Reasoning), 실제 행동에 옮기면(Planning & Action) 되는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산업에 투자된 금액이 5조달러(한화 약 5565조원)에 달하는 수준이며 수많은 연구소, 오픈소스 커뮤니티, 포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알고리즘과 그에 맞는 퍼블릭 데이터세트이 계속 선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자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뛰어 들고 있다. 

다시 말해 과거 연구소, 실험실 차원에서 진행되던 인공지능관련 연구들이 산업화의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올해 4월 GTC 2016의 엔비디아의 젠슨황 CEO 기조 연설은 인공지능의 탄생과 그 기술의 성숙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쉽게 정리하자면 탁월한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알고리즘 개발자들이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세트를 통해 인공지능을 연구하던 중, 이를 신속하게 병렬로 처리할 수 있는 GPU라는 컴퓨팅 플랫폼을 발견해 특이점을 돌파해 나가고 있으며, 이에 자극을 받은 많은 연구자, 개발자, IT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해 나감으로써 지능 폭발 현상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공지능의 미래
사실 인공지능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10년 혹은 20년 뒤라면 더더욱) 무의미한 시도라고 본다. 다만 최근에는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다양한 컨퍼런스, 포럼 등이 있어서 향후 2~3년 내 집중적인 연구 방안에 대해서는 쉽게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편이다. 독자 여러분들이 좀 더 부지런히 이러한 정보를 접하고 최근의 트렌드와 발전 방향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분명한 트렌드는 딥 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인지, 그리고 강화 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추론 & 기획 능력이 향후 계속적으로 보완 및 발전할 것이며, 인공지능이 하나의 주체로서 동작할 수 있는 환경이 곧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의 대응 방안
이미 언급했듯이 인공지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으며,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이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 연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최소한 딥 러닝 분야에서는 이미 공개된 사전 교육 네트워크들이 상당수라 기트(Git)를 사용할 줄 알고 리눅스(Linux) 플랫폼에 대한 친숙도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이 사전 교육 네트워크조차도 인터넷을 통한 웹세미나나 교육 강좌가 많이 개설되어 있다.
- 거의 매주 데이트세트들이 공개되고 있다. 2011년 스탠포드 인공지능 연구소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는 구글의 유튜브 데이터세트를 사용하기 위해 구글에 가 본인의 알고리즘과 목표 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Megaface’라는 키워드만 검색해도 백만 명의 태깅된 얼굴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아 얼굴 인식용 심층신경네트워크(DNN)를 구성할 수 있다.
- GPU기반의 컴퓨팅 플랫폼은 이미 PC, 워크스테이션 그리고 하이퍼스케일 레벨로 많이 보급되어 있으며, 심지어 클라우드 기반으로도 GPU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 

덧붙여서 엔비디아는 GPU 하드웨어 외에도 병렬 컴퓨팅 언어인 CUDA 툴킷을 슈퍼컴퓨터용 테슬라(Tesla), PC용 지포스(GeForce), 임베디드용 테그라(Tegra)에 이르기까지 모든 GPU 라인업에 동일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훈련 및 추론을 위한 DIGIT 툴킷, 딥 러닝 프레임워크를 CUDA로 가속할 수 있는 cuDNN을 오픈소스로 배포하고 있다. 

즉 인공지능 연구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한 다양한 요소들이 현재는 연구자들의 손을 떠나 산업계로 전파 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제 열정과 창의성만 가지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 10여년을 넘게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을 연구하던 사업가이자 대학교수이신 분과 나눈 대화는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15년을 넘게 연구하고 개발했던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의 성능보다 두 달 동안 불과 몇 명의 인력이 설계한 나선구조신경망(CNN)이 제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세트에 훨씬 높고 안정적인 검출 성능을 보이더군요. 불과 두번의 네트워크 설계에서 얻은 결과인데, 앞으로 계속되는 훈련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네트워크의 성능이 어디까지 진화할 지 사뭇 기대가 크고 설레기도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있는 많은 이들도 이 같이 인공지능을 현재 자신의 기술 분야에 적용하는데 두려움보다는 기대를 가지길 바라며 인류 문명의 위기가 아닌 적합한 사업분야와 접목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조해 낼 수 있는 호기로 여겼으면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 빅뱅의 시작이 데이터, 알고리즘 그리고 강력한 컴퓨팅 플랫폼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향후 인공지능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을 풀어가는데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글 : 차정훈 상무 / 임베디드 총괄영업 / 엔비디아코리아
자료제공 : 엔비디아코리아 <www.nvi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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