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4월25일 ‘2015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발표하고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를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미 소액 결제 시장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과 노점상 등 잔돈이 필요한 곳이 여전히 존재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다소 민감한 문제들을 차치하더라도 무겁게 들고 다니던 동전 등 생활 필수재들을 한 곳에 모은다면 편리성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사실. 이에 따라 일상적인 편의를 높여주는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 할인쿠폰·적립카드 등 관리해주는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

방문하는 매장마다 종이쿠폰을 발급해주는 통에 부풀어갔던 지갑은 최근 몇 년 새 등장한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부쩍 얇아졌다.

할인쿠폰이나 적립카드를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발급받고 관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용자 수도 꾸준히 상승세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은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카드를 등록해놓고 매장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가장 할인율이 높은 카드를 알아서 추천해주는 등 사용자 친화적 기능까지 제공한다.

현재 전자지갑 시장에는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진출하는 등 저마다의 혜택을 내세워 수백만 명의 가입자 수를 확보한 상황이다.

'O2O 커머스 플랫폼'  얍(YAP) 캡처 화면

그 중에서도 'O2O 커머스 플랫폼'을 표방하는 얍(YAP)은 타 애플리케이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인식한 뒤 꼭 필요한 쿠폰, 혹은 할인정보만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전자지갑이 블루투스 기반으로 위치를 인식해 반경 50~70m 내의 모든 사용자에게 할인 메시지를 전송하는 것과 달리, 얍은 블루투스에 고주파를 더한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비콘(Beacon) 기술로 매장문을 열고 들어간 사용자에게만 정확하게 해당 매장의 할인 정보를 전송한다. 특성상 벽을 뚫고 나가지 못하는 고주파의 원리를 응용해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스팸성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 귀찮은 거스름돈 없애는 한국은행의 ‘동전 없는 사회’ 계획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15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용 건수 기준 한국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한 지급 수단은 신용카드(39.7%)였다. 현금은 36.0%로 2위를 차지했다.

갈수록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신용카드, 계좌이체 등 실물 화폐가 아닌 거래 수단을 선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2020년까지 동전 발행과 폐기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절감하고 결제 편의성을 향상하는 차원에서 ‘동전 없는 사회’ 추진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만드는 데에만 20~40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동전은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집안에 방치돼 환수율도 낮은 편이다.

한국은행은 핀테크를 이용한 뱅킹 시스템으로 동전을 점점 줄여나갈 전망이다.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방식은 지폐를 내고 받는 거스름돈을 충전식 선불카드에 넣어주는 방식이다. 금융사 공동으로 잔돈 계좌 이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방안 또한 검토된다. 한국은행은 7월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위한 시범 모델을 확정하고 연내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 문을 열고 잠그는 일도 이젠 스마트폰으로 해결

한때 부와 멋의 상징이었던 자동차 키홀더도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날이 머지않았다. 자동차키부터 호텔 카드키까지, 모두 애플리케이션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 카드키의 애플리케이션화는 번거로운 체크인마저 없애준다는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 스타우드그룹은 이미 지난 2014년 멤버십 서비스 회원 대상으로 간편한 키리스 체크인(keyless check-in)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됐고, 현재는 국내 숙박 서비스 업체들도 속속 키리스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자동차키도 마찬가지다. 스웨덴의 자동차사 볼보는 내년부터 물리적인 열쇠 대신 스마트폰 전용 앱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차량 근처로 다가가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문을 여닫거나 엔진 시동까지 걸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차를 빌려줄 때도 열쇠를 주고받을 필요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기만 하면 된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 공유에서 특히 빛을 발하는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카셰어링 업체 쏘카는 이미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스마트키로 차량 문을 개폐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스마트키를 활용한 간편한 렌트 방식은 쏘카가 빠르게 국내 카셰어링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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