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장 판바꾼 트위치 철수
네이버 치지직 VS 아프리카TV 승자는?
[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망 사용료 문제를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 지난 2월 철수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새로운 대체재로 급부상하면서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치지직의 성공 여부에 대해 이용자와 스트리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면서 27년 동안 서비스해 온 아프리카TV의 저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위치가 2월 말을 기점으로 한국 시장에서 빠진 가운데, 치지직이 트위치 스트리머들과 이용자들을 빠르게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epnc.co.kr/news/photo/202404/300296_300287_4519.jpg)
▶ 트위치 철수, 판 바뀐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한 트위치의 빈자리를 두고 네이버와 아프리카TV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2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트위치는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52%를 자랑했던 강자였다.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가 트위치 이용자를 전부 흡수할 수 있다면 충분히 1위 자리도 노려볼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신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선보이면서 인터넷 방송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모바일 앱 사용 지수를 분석하는 모바일인덱스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은 일일 활성화 이용자 수(DAU) 평균 37만 명, 시장 점유율 24.94%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오는 5월 9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치지직은 베타 서비스 동안 여러 문제점을 확인하고 보완해 나가는 중이다.
스트리밍 시장의 주도권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된 아프리카TV도 3월 29일 사명을 ‘주식회사 숲(SOOP)'으로 변경하고 대응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누적된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치지직을 견제한다는 복안이다.
![한국 사업을 철수한 트위치의 대체제로 떠올랐던 네이버의 '치지직' 정식 출시가 한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사진=치지직]](https://cdn.epnc.co.kr/news/photo/202404/300296_300288_4528.jpg)
▶ 네이버 치지직 VS 아프리카TV
네이버가 스트리밍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네이버 플랫폼 내 서비스와 시너지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카페·블로그 등 커뮤니티와 전자상거래(커머스), 간편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프리카TV 입장에서도 트위치의 한국 철수는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긴다. 트위치 이용자들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면 국내 스트리밍 시장을 사실상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스트리머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용자를 모시기 위한 뺏고 뺏기는 각축전이 예상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epnc.co.kr/news/photo/202404/300296_300289_4543.jpg)
① 스트리머 뺏고 뺏기는 각축전
방송 플랫폼에서 유명 스트리머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트위치에서 100만 팔로워를 보유했던 유명 인터넷방송인 '우왁굳'이 아프리카TV 이적을 발표한 후 아프리카TV의 주가가 15% 이상 상승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최근에는 게임사가 유명 스트리머와 협력하는 것은 중요한 사업 전략의 한 부분이다. 자사의 게임 동영상을 공식 채널에 업로드해 홍보하는 방법도 있지만 대형 스트리머들을 섭외해 게임 방송 플랫폼을 통해 송출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두 서비스는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치지직은 트위치 구독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구독 기간 이어가기’를 결정하면 구독 정보 등을 이어받을 수 있게 했다. 또한 구독자 전용 이모티콘 등 기존 기능도 연동하고 구독 기간도 승계한다는 방침이다.
아프리카TV도 최근까지 첫 화면에 <트위치에서 오셨어요? 아프리카TV에서 편하게! 열심히 준비했어요!>라는 배너를 띄웠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로그인 연동 기능을 도입, 지난 1월 말까지 트위치에서 아프리카TV로 전환한 스트리머에게 트위치 방송 시간을 최대 400시간 인정해 진입 장벽을 낮춘 바 있다.
두 사업자가 스트리머 유치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인기 스트리머들은 치지직, 아프리카TV 양측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트위치 1위 스트리머인 우왁굳은 지난 1월 5일 이세돌(이세계아이돌)과 함께 아프리카TV로 이적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아프리카TV가 치지직에 비해 유동 시청자가 많고 방송환경이 좋다고 밝혔다.
반면 풍월량, 한동숙, 따효니 등 다른 인기 방송인들은 치지직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풍월량은 방송을 통해 “고민을 많이 했다. 아프리카TV가 치지직에 비해 밀리는 건 이미지밖에 없다”면서도 “네이버는 새로 시작하기에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치지직이 이렇게 옛 트위치의 스트리머들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스트리머는 치지직을 기반으로 주요 스트리머 팬카페가 있는 네이버 카페와 클립 등으로 창작 생태계를 넓힐 수 있다.
다만 아직 선택을 하지 못한 스트리머들도 많아 네이버와 아프리카TV의 스트리머 영입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아프리카TV는 그간 주력해 온 분야인 게임을 넘어 스포츠 중계, 버추얼(가상) 크리에이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8년 만에 아프리카TV로 복귀를 선언안 ‘우왁굳’과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을 필두로 한 버추얼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epnc.co.kr/news/photo/202404/300296_300290_4551.jpg)
② 네이버 치지직 vs 아프리카TV 작명 경쟁도
네이버라는 회사 자체는 인지도가 높지만, 인터넷방송이라는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다. 네이버는 아프리카, 트위치처럼 글자 수는 적으면서 인터넷 방송 플랫폼임을 직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네이밍에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네이버는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름을 경쟁사들처럼 4글자 이내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을 것이라면서 네이버는 이미 ‘네이버 TV’라는 동영상 플랫폼 채널이 있는 만큼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라는 느낌이 드는 신선한 네이밍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트위치 사용자들을 신규 플랫폼으로 끌어와야 했기 때문에 치지직과 같이 강렬하고 직관성을 가진 이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프리카TV도 이미지 쇄신을 위해 회사명과 플랫폼 명칭을 숲(SOOP)으로 변경한다. 회사명은 3월 29일 이미 변경을 완료했고 플랫폼 이름은 해외에 먼저 신규 플랫폼을 선보이고 국내는 3분기에 숲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아프리카TV가 2006년 인터넷방송 사업을 시작한 후 단행하는 17년 만의 리브랜딩이다.
아프리카TV는 일부 BJ들의 일탈 행위로 지속해서 논란에 휩싸여왔다. 아울러 수익 창출 방식인 ‘별풍선’ 역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프리카TV는 사명 변경을 통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양산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플랫폼 명치 변경과 함께 BJ, 별풍선 등의 용어도 바꿀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지직은 네이버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시청자 수를 확보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의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스트리머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 역시 과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아프리카TV는 충성 고객층이 탄탄한 중소규모 스트리머까지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면서 이점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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