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보다 나은 성능·개방적 투자 여건·안전한 AI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챗GPT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모델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AI 시장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만큼 개방적인 투자 여건, 안전한 AI 시스템 등도 장점이 됐다. 현재 앤트로픽의 누적 투자금액은 76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에 달한다.

앤트로픽이 GPT보다 뛰어난 성능, 개방적 투자 여건, 안전한 AI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앤트로픽]
앤트로픽이 GPT보다 뛰어난 성능, 개방적 투자 여건, 안전한 AI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앤트로픽]

 

▶ GPT-4, 제미나이 성능 앞지른 클로드3…기술력에서도 우월

29일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Claude)3’은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알려진 경쟁사 구글 ‘제미나이 울트라’와 오픈AI ‘GPT-4’를 넘어섰다.

지난 4일 앤트로픽이 공개한 벤치마크 비교 결과를 보자면 클로드3의 ▲오푸스(Opus) ▲소네트(Sonnet) ▲하이쿠(Haiku) 모델들은 GPT-4, GPT-3.5, 제미나이 울트라, 제미나이 프로보다 비슷하거나 뛰어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유한 클로드3 오푸스의 경우 ▲학부 수준의 지식(MMLU) ▲대학원 수준의 추론(GPQA) ▲초등학교 수학(GSM8K) ▲프로그래밍(HumanEval) 등 테스트가 이루어진 10개 영역에서 다른 언어모델들을 모두 능가했다.

앤트로픽은 “가장 지능적인 모델인 오푸스는 AI 시스템에 대한 대부분의 일반적 평가 벤치마크에서 경쟁사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며 “복잡한 작업에 대해 인간에 가까운 수준의 이해력과 유창함을 보여주며 일반 지능의 영역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드3 챗봇 성능을 평가하고 사용자 선호도를 종합해 대형언어모델(LLM) 순위를 매기는 ‘챗봇 아레나(Chatbot Arena)’에서도 GPT-4와 제미나이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을 ‘AI계 롤스로이스’라고 비유하며 진정한 오픈AI의 대항마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3은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알려진 경쟁사 구글 제미나이 울트라와 오픈AI GPT-4를 넘어섰다. [사진=앤트로픽]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3은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알려진 경쟁사 구글 제미나이 울트라와 오픈AI GPT-4를 넘어섰다. [사진=앤트로픽]

 

보다 개방적인 투자 여건…MS-오픈AI 동맹 대항될까

현재 AI 업계의 왕좌를 꿰찬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최대 800억 달러(약 107조 원)까지 평가된다. 하지만 이에 비해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184억 달러(약 24조 8000억 원)로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에게는 높은 잠재력 대비 저평가된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가 되는 셈이다.

또한 AI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GPT 모델들을 앞세워 기술적 해자를 구축한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됐다’는 비난을 받을 만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강력한 AI 동맹 체제를 결성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합리적 대안을 찾아냈다. 오픈AI에 필적할 기술력을 갖추면서도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투자 환경을 갖춘 앤트로픽을 선택한 것이다. 앤트로픽으로서도 이들이 보유한 천문학적인 금액은 온전히 AI 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으로 지난 28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앤트로픽에 27억 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지난해 9월 1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은 것으로 총 40억 달러(약 5조 4000억 원) 규모다. 이는 아마존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아마존에 따르면 투자는 앤트로픽의 전략적 협업 관점에서 진행됐다. 앤트로픽은 AI 모델을 구축, 훈련 및 배포하는 데 AI 전용 칩 ‘AWS 트레이니움(Trainium)’ 및 ‘인퍼런시아(Inferentia)’을 사용한다.

AWS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Swami Sivasubramanian) 데이터 및 AI 부문 부사장은 “최근 ‘클로드 3’의 출시와 동급 최강의 인프라 AWS 트레이니움, 아마존 베드록 같은 서비스가 결합돼 고객이 생성형 AI로 혁신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며 “생성형 AI는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며 앤트로픽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고객 경험을 더욱 개선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앤트로픽은 구글, 스파트캐피털로부터 각각 23억 달러, 4억 5000만 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1억 달러를 투자했다.

앤트로픽은 ‘안전한 AI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앤트로픽 헌법적 AI 갈무리]
앤트로픽은 ‘안전한 AI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앤트로픽 헌법적 AI 갈무리]

 

▶ AI 헌법 정립…보다 안전한 AI 추구

특히 앤트로픽은 어느 생성형 AI 기업보다도 ‘안전한 AI’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앤트로픽을 설립한 다리오(Dario), 다니엘라(Daniela) 남매는 앤트로픽 창립 이전, 오픈AI에서 근무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AI 안전팀을 이끌었으며 연구 부사장을 맡았단 점이다. 오픈AI를 떠나간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AI 안전을 추구하는 이념과 강력한 A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상업화 분위기로 흘러가는 오픈AI 상황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한다.

이를 두고 타임지는 “앤트로픽의 창립자들은 처음부터 안전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앤트로픽은 안전한 AI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지난 2022년 AI 학습 방식과 규칙·원칙이 제안된 ‘헌법적(Constitutional) AI’를 공개하며 “AI 시스템의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다른 AI를 감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3월 밝힌 ‘AI 안전에 대한 핵심 관점’에서도 “빠른 AI 발전이 혁신적인 AI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세상에 진지하게 대비해야 된다”며 “앤트로픽의 모토는 ‘말하지 말고 보여주자’이다.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투자 및 자금 정보를 제공하는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2024년까지 연간 8억 5000만 달러(약 1조 14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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