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매출↓ 비전프로 저평가
애플카마저 포기하며 AI올인 선언

[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애플이 위기론에 휩싸였다. 아이폰의 중국 판매 감소세가 두드러지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미래의 먹거리로 떠오른 AI 분야에선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은 뒤처진 AI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10년간 공들여왔던 애플카까지 포기했다며, 이후에 나올 AI 전략은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지난 10여년간 경쟁사들보다 많은 AI 기업을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 시장에서 뒤처져있다고 지적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블룸버그는 애플이 지난 10여년간 경쟁사들보다 많은 AI 기업을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 시장에서 뒤처져있다고 지적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주력사업 성장 동력 둔화, 신사업인 비전프로는 글쎄...

아이폰을 통한 스마트 세상을 만들어 세계 1위 기업에 올랐던 애플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아이폰 매출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 증가하면서 겨우 연속 4분기 매출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4일 EU가 적용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애플은 18억 4000만 유로(2조 66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어낼 처지에 몰렸다.

아울러 애플은 뒤처진 AI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10년간 투자해 왔던 애플카 프로젝트와 애플워치용 마이크로 사업을 포기했지만,  AI시대에도 앞서나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여기에 최근 발표한 VR기기 비전 프로는 사실상 실패한 프로젝트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3000달러 이상의 디바이스를 구매해 증강현실을 체험해 본 이들의 다수가 어지럼 등을 호소하면서 반품에 나서고 있어서다.

미국 일부 언론들은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AI를 개발해 수익화하는 동안 이종 사업인 자율주행차량이나 증강현실 헤드셋 등에 너무 몰두해 왔다고 지적한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EV)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해당 인력을 AI 연구에 재배치한 점은 회사가 AI 기술 개발에 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EV)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해당 인력을 AI 연구에 재배치한 점은 회사가 AI 기술 개발에 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부랴부랴 AI에 올인한다지만, 글쎄...

최근 애플의 위기는 AI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업계 평가다. AI가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동안 애플은 AI 비전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라마 캐피털의 맥스 와서먼 설립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애플이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AI를 어떻게 수익화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은 AI를 통해 소비자가 애플 제품을 소비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가 주도하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애플이 반드시 AI를 안고 가야 한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애플이 AI를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실제 애플이 올해 초에 캐나다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했으며 이 기업 직원 수십 명은 애플의 AI 부서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이 스타트업 창업자인 알렉산더 윙도 애플의 AI 조직 디렉터로 참여하게 된다.

AI와 더불어 애플은 아이폰의 구매력을 되살려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24 S 시리즈 언팩에서 AI 기능을 접목한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 휴대폰 시장이 포화했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면서 AI기능이 탑재된 아이폰 판매를 늘려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타이틀을 내줬다. MS,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해 뒤처진 AI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타이틀을 내줬다. MS,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해 뒤처진 AI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애플의 AI 사업이 우려되는 3가지 요인들 

애플이 AI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전환하고 투자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특유의 패쇄성을 극복하고 기술력을 보강, 다시 선두에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AI의 시대 속에서 애플의 폐쇄성 전략이 승착이 될지 패착이 될지 주목된다며 AI가 학습을 하고 대중들에게 실용화가 되기까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면에서는 확실히 폐쇄보단 개방이 훨씬 유리해 보인다고 분석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AI의 시대 속에서 애플의 폐쇄성 전략이 승착이 될지 패착이 될지 주목된다며 AI가 학습을 하고 대중들에게 실용화가 되기까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면에서는 확실히 폐쇄보단 개방이 훨씬 유리해 보인다고 분석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① 타도 애플 외치는 반독점 분위기 

애플 생태계로 대표되던 애플 왕국이 최근 사면초가에 놓인 모양새다. 각국 정부가 애플 생태계에 반독점 칼날을 들이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U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에서도 애플의 반독점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올 상반기 애플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애플의 폐쇄성이 혁신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최근 출시한 '비전 프로'에 구글, 메타, 넷플릭스 등의 기업들이 전용 앱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은 더 이상 애플이 만든 생태계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한다.

결국 비전 프로는 3499달러(약 460만 원)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쓸만한 앱이 없다는 혹평을 들어야만 했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픽셀'의 경쟁자이긴 하지만 삼성과 구글, 퀄컴은 함께 손잡고 차세대 확장현실(XR)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경쟁할 땐 경쟁하되, 협업할 땐 손을 잡는 삼성전자의 개방성과 상호 신뢰가 만든 성과라는 평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픽셀'의 경쟁자이긴 하지만 삼성과 구글, 퀄컴은 함께 손잡고 차세대 확장현실(XR)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경쟁할 땐 경쟁하되, 협업할 땐 손을 잡는 삼성전자의 개방성과 상호 신뢰가 만든 성과라는 평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② 개방형 협업 AI 시대, 뒤처지는 애플의 폐쇄성

폴더블 아이폰, 애플 링과 같은 새로운 혁신 제품이 아직 걸음마도 못 떼고 있는 사이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가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의 최신 스마트폰 평가에서 애플 '아이폰 15 프로 맥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컨슈머리포트 측은 갤럭시 S24 울트라의 '실시간 통역', '서클 투 서치', 'AI 편집' 등 '갤럭시 AI'를 가장 매력적인 기능으로 꼽으며 갤럭시 AI는 실용적이며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삼성이 애플을 제치고 'AI 폰'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비결은 '개방형 협업'에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자체 생성형 AI 모델 '가우스'를 개발하는 한편, 구글과 손잡고 최신 멀티모달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했다. 검색에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서클 투 서치' 기능도 안드로이드 제품 중 가장 먼저 적용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현재 생성형 AI 시대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은 언제든 삼성과 협업할 수 있는 대화 상대다.

최근 애플이 AI 사업 강화를 위해 구글의 AI인 '제미나이' 탑재를 시도하겠다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애플의 오랜 전통인 폐쇄 모델과 어떤 식으로 상호 작용을 만들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팀쿡은 지난 스티브잡스 생일인 2월 24일 "그가 감동시킨 삶, 그가 공유한 비전, 그리고 그가 우리 세상에 끼친 심오한 영향을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우주에 흠집을 내기 위해 왔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왜 여기에 있는 걸까요?" 라고 적었다/사진=팀쿡 X]
[팀쿡은 지난 스티브잡스 생일인 2월 24일 "그가 감동시킨 삶, 그가 공유한 비전, 그리고 그가 우리 세상에 끼친 심오한 영향을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우주에 흠집을 내기 위해 왔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왜 여기에 있는 걸까요?" 라고 적었다/사진=팀쿡 X]

③ 팀쿡 혁신에 맞는 리더일까

스티브 잡스 이후 회사를 이끌고 있는 팀 쿡은 1960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나 IBM에서 12년간 근무했다. 이후 인텔리전트 일렉트로닉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친 쿡은 1998년 애플 전 세계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으로 입사한다.

2009년 잡스가 건강 악화로 휴직하는 동안 쿡은 임시 CEO 자리를 맡았다. 2011년 1월 잡스가 병가를 냈을 때도 임시 CEO를 맡아 회사를 이끌었다. 그해 8월, 스티브 잡스가 건강을 이유로 CEO직을 사임하자 이사회는 쿡을 애플의 영구 CEO로 임명했다.

2011년부터 쿡은 화면을 키운 아이폰, 구독 비즈니스 성장 등을 통해 애플을 빅테크 기업으로 이끌었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처럼 새로운 장비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스마트폰을 '잘'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팀 쿡의 경영방식은 이전의 잡스가 보였던 혁신의 방향과는 달리 지나치게 최적화에 방점이 찍혀있단 지적이 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메인 제품 라인업을 벗어나는 신제품 없이 세대별 출시만 이뤄졌고 신제품이라고 해봐야 에어팟 수준 정도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최근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 것도 팀쿡의 오만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애플은 핸들과 페달이 없고 바로 자율주행 5단계를 실행한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는 아이폰 1세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아이폰 16을 만들어 내겠다는 무리한 구상이었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스티브 잡스는 당시 스마트기기가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해 팀쿡을 리더로 지목했다면서 관리형으로 평가받는 팀쿡의 리더쉽이 AI 시대,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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