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주도적 노력, 정부 정책적 지원 맞물려야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지난 5일 연세대학교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이동통신 4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생태계 청사진 구축을 위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들의 주도적 노력과 ‘소버린 AI’ 등 정부의 적극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업들이 AI 주권을 갖기 위해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말한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양승갑 기자]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양승갑 기자]

 

▶ 기업 AI 투자 지속…불필요한 규제 완화

이번 토론회에서는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들의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AI 반도체 인프라 산업 육성 ▲AI 반도체 개발 지원 등이다.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들이 특화형 AI 모델이 아닌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양질의 대규모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생성형 AI 시장 선점을 위해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그만큼 엔비디아의 가치도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AI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같은 고성능 서버를 활용하는 반도체에서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형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소형화·저전력·고성능 등을 가능하게 하는 AI 반도체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참여가 지속되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AI 도입을 더디게 하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AI 도입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헬스케어·제약 산업의 경우 문제점인 민간 의료 데이터 활용 시스템, 데이터 표준화 체계 등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이라며 “의료 데이터 신청 시에 복잡한 심의 절차와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ICT 산업의 최대 화두는 AI로 전망된다. [사진=양승갑 기자]
현재 국내 ICT 산업의 최대 화두는 AI로 전망된다. [사진=양승갑 기자]

 

▶ AI 도입 가속화하려면 정부 주도적 역할해야

정부가 적극적 투자로 이동통신 시장 성장을 이끌었던 것처럼 AI 도입 가속화를 위해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령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 이동전화가 상용화됐는데 여기에 정부 지원이 주효했다. 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입체통신연구소장에 따르면 당시 정부가 2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1000명 이상의 연구원들이 CDMA를 연구·개발할 수 있었으며 이는 우리나라가 통신 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백 연구소장은 “CDMA 기술에 대한 특허를 퀄컴이 갖고 있었지만 위험 부담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어서 퀄컴도 상용화를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상용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부 지원으로 변화가 있을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세계적인 통신 강국으로 올라서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대학교 안현철 교수 역시 정부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면서 ‘소버린 AI’를 기반으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AI 산업 정책을 펼치면 기업 노력과 맞물려 국내 산업의 AI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안 교수는 “요새 소버린·주권 AI라는 개념이 부각되면서 국가 자체적인 AI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네이버, SK텔레콤 등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좀 더 과감한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AI 관련 소식이 끊기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대학의 변화는 너무 늦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안 교수는 “예를 들어 산업계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클라우드 네이티브’라는 트렌드는 최소 4·5위는 돼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중요도가 10위권이다. 아직 중요성을 인식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결과를 보고 대학들의 커리큘럼을 살펴봤는데 과목 개설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IDM 발표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국가 전체 경쟁력 대비 대학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며 “AI 관점에서 보더라도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은 1위가 엔비디아의 GPU, 2위가 인재다. 이런 인재를 대학들이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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