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무형의 자산이 경쟁력 좌우
고객 그리고 생태계 관점의 시각 필요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를 통한 미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전 산업 분야로의 AI 기술 확산이 이루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모빌리티, 에너지, 가전 등 분야에서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닌 실질적 적용을 통해 AI 활용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 기회 발굴 ▲파트너십을 포함한 생태계 구축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등이 예상된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업체 커니는 25일 CES에서 나타난 산업별 AI 적용 사례를 발표하면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더라도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산업의 판을 바꾸는 큰 변화 속 기회들이 발굴되고 있다”며 “AI 기술 발전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구체화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AI를 통한 미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전 산업 분야로의 AI 기술 확산이 이루어지는 모양새다. [사진=커니 버츄얼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AI를 통한 미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전 산업 분야로의 AI 기술 확산이 이루어지는 모양새다. [사진=커니 버츄얼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 소프트웨어, 산업 구조 재편할 수도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화두다. SDV는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던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커니 AI/하이테크 및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부문 신영호 팀장은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변환을 상징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디커플링 되는 변화로 타 산업군의 자동차 산업 진입 기회”라며 “자동차 제조사에도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동차 지능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과 연관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로 단순하게 구분되던 자동차 산업이 AI가 발전하면서 애플리케이션, 운영체제(OS), 전기/전자 제어 아키텍처, 하드웨어 등 다양한 요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SDV로 인한 산업 구조 재편이 예상된다. [사진=커니 버츄얼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SDV로 인한 산업 구조 재편이 예상된다. [사진=커니 버츄얼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실제로 CES 현장에서 반도체 기업 퀄컴은 ‘디지털 섀시(Chassis)’라는 이명으로 SDV용 파운데이션 칩을 공개하기도 했다. 섀시는 자동차의 뼈대로, 엔진을 비롯해 냉각, 배기 등 자동차를 구동하기 위한 영역을 뜻한다.

SDV 중요성이 부상하면서 퀄컴처럼 모빌리티와 관련 없을 것 같은 기업들도 연결성, 콘텐츠(Cockpit),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요소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이다.

신 팀장은 “아마존의 경우 생성형 AI 기반 ‘알렉사(Alexa)’를 공개하며 차량 비서로 확장하겠다는 컨셉을 잡았다”며 “이외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오토모티브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려 하는데, SDV 전환기에 기존 AWS 강점으로 자동차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라고 밝혔다.

 

▶ 이제는 스펙 아닌 고객 관점의 ‘솔루션’ 필요

이런 맥락에서 에너지 관련 업계에서는 품질 경쟁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고객경험(CX Centric)을 중심으로 한 솔루션이 강조되고 있다.

신 팀장은 엔지니어링 기업 와이트리시티(WiTricity)가 공개한 ‘차량용 무선 충전 솔루션’의 예시를 들며 설명했다. 이 솔루션은 자기 공명 방식을 적용해 무선 충전이 가능하며 쌍방향 전송도 제공된다. 전기를 비축했다가 이후에 꺼내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편의성을 향상하는 것에 그쳤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4차 산업 시대를 맞아 ‘상용화되는 시점에서 어떤 솔루션을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관련 업계에서는 품질 경쟁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고객경허 중심의 솔루션이 강조되고 있다. [사진=커니 버츄얼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에너지 관련 업계에서는 품질 경쟁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고객경허 중심의 솔루션이 강조되고 있다. [사진=커니 버츄얼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신 팀장은 “이 사례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했다는 가정하에 굉장히 유의미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례로는 기술 기업 ABB를 들었다.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는 ‘Basic’, 신속성에 집중하는 ‘On the Go’, 다른 일을 하는 동안 충전되는 ‘Destination’ 등 충전 상황별 추구 가치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고객경험’ 솔루션화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신 팀장은 “에너지 관련 업계는 이제 ‘고속 충전 지원’, ‘충전 용량이 얼마나 큰지’ 등 스펙이 아닌 솔루션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결성과 파트너십 생태계 구축이 핵심

특히 파트너십, 플랫폼 기반의 다양한 가전의 연결, 데이터 축적 등 연결성(Connectivity)이 서비스 품질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날이 추운 날, ‘서재의 온도를 업무에 집중하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처럼 고객이 제어할 필요 없이 시스템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신 팀장은 “향후 자동으로 식재료를 관리하는 냉장고, 조리 중에 전자레인지로 전화를 받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스마트홈 서비스 품질은 AI 관점에서 두 축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 얼마나 많은 기계가 연결됐는지”며 “두 번째는 얼마나 AI가 추론을 잘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가전 업계에서는 다양한 가전의 연결, 파트너십 기반의 연결성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커니 버츄얼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가전 업계에서는 다양한 가전의 연결, 파트너십 기반의 연결성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커니 버츄얼 인사이트 포럼 갈무리]

 

수많은 파트너사와 구축한 생태계 중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모든 가전을 한 기업에서만 구매하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소개할 때 제공되는 다양한 제품과 파트너사를 강조하기도 한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각 사의 가전 기기 제어가 가능하다.

이를 두고 신 팀장은 ‘경쟁보다는 협력을 선택한 것’이라며 “가전업체들은 소프트웨어의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제조사 간 연결(파트너십)에 적극적인 행보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신 팀장은 이번 CES를 ‘군웅할거’로 비유했다. 군웅할거는 특별한 강자 없이 여러 이들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을 뜻한다. 그는 “여태까지 CES는 자사 능력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면, 올해 CES는 ‘이런 파트너들을 데리고 있다’, ‘이런 생태계를 구축했다’ 같은 모습이 자주 보였다”고 언급했다.

또한 모빌리티, 에너지, 가전 이외에도 ▲로보틱스 ‘단순 기계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 ▲뷰티·헬스 ‘초개인화를 위한 데이터 축적’ ▲메타버스 ‘B2C가 아닌 B2B’ 등 분야에서도 AI와 소프트웨어가 핵심이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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