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BDC 개발 추세…신금융 시장 형성

[편집자주] 디지털 전환 가속은 우리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환경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생활TECH]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쉽게 접할 수 있는 IT 기술을 소개하고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그리고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중앙은행이 발핸한 디지털 화폐 ‘CDBC’는 기존 화폐를 대신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앙은행이 발핸한 디지털 화폐 ‘CDBC’는 기존 화폐를 대신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에서 열린 유세 연설에서 미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불허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는 “CBDC는 자유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연방 정부가 당신의 돈을 절대적으로 통제하고 개인도 모르게 자금을 압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의미합니다. 원화, 달러 등 법정 화폐와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고 있으며 가치변동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상용화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각에서는 기술·법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하므로 CBDC 도입에 따른 영향 등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디지털 경제 영향력 확대 및 통화 시스템 안전성 향상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에 따르면 2028년 CBDC 시장 규모는 최대 2조 2000억 달러(약 2900조 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는 지난해 200억 달러로 평가받던 관련 시장의 약 100배에 달하는 수치인데요.

중앙은행들이 CBDC를 주목하는 이유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디지털 경제 선점, 빅테크 영향력 확대 방지, 현금 사용량 급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례로 메타의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발행 계획과 테라·루나 사태는 기존 통화 시스템의 안전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습니다. 실제 리브라의 경우 각국 정부의 부정적 반응과 파트너사들의 연이은 이탈로 계획이 실패로 끝나기도 했는데요. 이는 각국 정부로 하여금 디지털 경제의 영향력을 통제하면서도 기존 통화 시스템 안전성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맥킨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1년 사이 현금 사용량은 3분의 1로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즉, 기존 통화 시스템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추세 속,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CBDC입니다.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므로 공신력이 담보되고 법정 화폐와 동일한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존 화폐를 대신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CBDC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CBDC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 국내외 CBDC 도입 검토 중

무엇보다도 채권, 주식, 부동산, 미술품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에 대해 토큰화 시도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대표하는 역할로 CBDC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 카스텐스 사무총장은 “현금은 낡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회는 급변하고 있다”며 CBDC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는데요. CBDC를 미래 핵심 금융 인프라로 인식하며 각국 중앙은행에 채권 등 관련 법제화 추진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IMF 역시 “CBDC가 기존 현금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CBDC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결제 및 자산 간 연동을 기본으로 CBDC 실증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모양새입니다. 중국,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 중앙은행에서 CBDC 국경 간 결제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으며 기존 결제 대비 효율성 향상도 확인됐는데요. 이미 중국에서는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디지털 위안화(e-CNY)’를 시범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동으로 ‘CBDC 활용성 테스트’ 세부 추진 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올해 4분기 중 최대 10만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금 토큰의 실제 상거래 활용성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애틀랜틱 카운슬에 따르면 130개 국가가 CBDC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사진=애틀랜틱 카운슬 홈페이지 갈무리]
애틀랜틱 카운슬에 따르면 130개 국가가 CBDC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사진=애틀랜틱 카운슬 홈페이지 갈무리]

 

금융 접근성 향상 기대 속 시스템 안정성은 여전한 숙제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CBDC 상용화를 위한 발판 마련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CBDC 상용화가 이루어질 경우 복잡한 금융 시스템에 필요한 유지 관리 비용을 줄이고 스테이블코인 관련한 정책 방향 제시, 위조 화폐 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내다보는데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전자지갑 필요성을 확대시켜 개인 맞춤형 금융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은 새로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소비자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편의성이 향상되기 때문에 금융 접근성이 향상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CBDC 기반의 신금융이 기존 통화 시스템의 안전성에 미칠 영향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의견은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금리, 대출 등 전반적인 경제 구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예상할 수 없는 CBDC로의 전환 리스크를 굳이 감내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위험 부담이 존재하다 보니, CBDC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시스템 안전성을 고려하여 세부적인 발행 형태를 우선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CBDC 도입으로 인한 비즈니스 혜택은 명확하겠지만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점은 그렇지 않다”며 “수많은 공공 및 민간 기관의 협업과 공동 설계는 CBDC 프로젝트의 성공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130개국에서 CBDC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
미리보는 2024 ④] 부활 조짐이 엿보이는 핀테크 산업
금융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핀테크 업계에서는 올해 금융 기술의 변화를 핀테크가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핀테크가 발전하기 위해 금융규제 개혁이 필수라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