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아날로그 반도체 르네상스 시대 열리나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디지털 반도체가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경향이 있지만 아날로그 칩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기술에서 여전히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첨단 컴퓨팅과 인공지능(AI)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기술 환경은 전례 없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기술을 구동하는 반도체의 경우 디지털 칩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시장에 나와 있는 유일한 유형의 반도체는 아니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으며 절제된 방식으로 회사, 정부 기관 및 가정에서 일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의존하는 많은 기술의 상당 부분을 계속해서 구동하고 있다.

커니(Kearney)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최근 몇 년간 아날로그 칩 기술은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칩 공급에 대한 위협, 미국의 수출 규제 강화,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칩 생산업체인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인 TSMC의 본거지인 대만의 운명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짐에 따라 향상됐다.

이런 발전 속에서 아날로그 반도체는 정보화 시대 경제의 조용한 일꾼으로 등장했다. 아날로그 반도체가 지속적으로 중요해지는 주된 이유는 현대 생활이 소위 ‘성숙한 노드’, 즉 트랜지스터 크기가 22나노 이상인 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다.

이 크기의 칩은 아날로그인 경향이 있는 반면 디지털 반도체는 트랜지스터가 3나노에서 7나노만큼 작을 수 있는 가장 진보된 기술에서 지배적이다. <그림 1>은 다양한 규모의 성숙한 노드 프로세서에 가장 크게 의존하는 부문을 보여준다.

성숙한 노드 반도체에 대한 지속적인 의존으로 인해 아날로그 칩의 사용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EV), 스마트 시계 및 기타 수많은 칩 기반기술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디지털화된 공장 및 가전제품에서 스마트 센서의 채택이 증가하고 있고 이 프로세서 클래스에는 할 일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디지털화와 EV 채택에 대한 추진은 2023년의 평균 신차에 2021년의 동일한 차량보다 26% 더 많은 아날로그 칩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성숙한 노드 크기를 갖춘 웨이퍼에 대한 수요는 최근 몇 년간 크게 증가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되거나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어느 것도 아날로그 반도체 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 쉽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고객이 주문을 지연하고 잉여 재고를 줄임에 따라 거시경제적 우려로 인해 2023년 수익이 감소했다. 게다가 자본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지출을 억제하게 됐다.

하지만 반도체 업체들은 웨이퍼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기록적인 속도로 투자에 나섰다. 특히 다양한 인프라 자금 지원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현재 아날로그 칩 산업에서는 제조 시설의 건설과 증설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들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급증함에 따라 이들 기업 앞에 놓여 있는 밝은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공급주기 강화

커니의 히우 팜(Hieu Pham) 컨설턴트는 “모든 새로운 자본 지출로 인해 반도체 회사는 투자에 대한 최대 가치를 도출하는 방법에 대해 매우 의도적이어야 한다”며 “아날로그 반도체 산업에서는 생산 능력 확장과 신규 공장 건설이 비교적 드물게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런 중요한 자본 프로젝트를 매우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반도체 산업과 달리 아날로그 반도체 산업은 급격한 노드 크기 변화를 겪지 않기 때문에 아날로그 칩 제조업체는 노후화 위험과 공급망 중단에 덜 취약하다. 그러나 완제품 및 원자재 재고의 효과적인 관리는 여전히 중요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날로그 칩 회사가 디지털 칩 회사보다 약간 더 많은 마진을 가질 수 있지만 여전히 공급 중단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는 반도체 공급망의 본질적인 복잡성과 새로운 아날로그 제조 시설 구축의 어려움으로 인해 지속되는 만성적인 공급-수요 불균형으로 지속되는 전자 부품 부족 현상에서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새로운 아날로그 반도체 회사의 출현과 지정학적 긴장을 극복하기 위한 현지 공급망 구축의 필요성으로 인해 회사의 완제품 재고 관리에 추가적인 복잡성과 압박이 발생한다.

효율적인 BoM(Bill of Materials) 관리를 포함해 반도체 원자재 재고에 대한 세심한 감독이 필수적이다. 반도체 제조업체는 개별 도구 레시피 및 소비 관리부터 팹 전체의 세부 장비 레시피에 대한 고급 분석에 이르기까지 BoM 관리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원자재 소비에 대한 더 나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공장 전체의 재고 수준을 최적화하고 운전 자본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물류, 포장 및 테스트 계약을 면밀히 평가하면 공급업체와의 가능한 대량 할인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산 효율성 향상

최적의 툴링은 자본 관리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이다. 칩 제조업체 자본 지출의 상당 부분은 웨이퍼 제조 장비(WFE)에 묶여 있으며 시장은 소수의 선별된 업체가 지배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회사가 각 제품군에 대해 가장 정확한 수요 신호를 얻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필요한 도구 조합을 예측하고 공장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 팹은 2~4년마다 큰 기술 변화를 겪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첨단 팹과 다르다. 2002년 획기적인 발전을 보인 300mm 칩 기술로의 전환은 최근 몇 년간 주목을 받았고 현재 아날로그 부문은 웨이퍼 크기를 200mm에서 300mm로 전환하고 있다.

SEMI에 따르면 200mm 생산량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같은 기간 300mm 생산량은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팜 컨설턴트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공구 수명 주기가 길어질수록 예측 유지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며 “여기서 디지털 트윈을 실제로 활용해 잠재적인 오류를 예측하고 생산 중단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를 통제하라

이는 많은 업계가 갖고 싶어하는 문제다. 아날로그 칩 제조업체가 제품에 대한 강력하고 증가하는 수요를 어떻게 가장 잘 관리할 수 있을까. 이런 지속적인 급증에 대응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요구된다.

• 제품 믹스 재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우선시하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날로그 반도체 회사는 종종 5만 개 이상의 제품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다행스럽게도 더 확장된 노드 주기로 인해 디지털 칩 제조업체보다 장기적인 용량 및 제품 혼합 결정이 더 실현 가능해졌다.

• 지능형 수요 감지 통합
기업 대 기업(B2B) 및 기업 대 소비자(B2C) 산업의 수요 신호를 활용하는 AI 기반 수요 감지 모델을 활용하면 칩 제조업체가 장기적으로 필요할 생산 능력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수요 감지 모델은 재고 축적, 품절률, 물류비용 증가와 관련된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돼 전반적인 공급 신뢰성과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 고객 참여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제작
아날로그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강력한 고객 충성도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품화된 제품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객이 수요를 관리하고 리드 타임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하며 원활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주문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이런 회사는 고객 유지를 촉진할 수 있다.

팜 컨설턴트는 “아날로그 반도체는 더이상 기술 부문의 화려한 최첨단을 대표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점점 더 상호 연결되는 세상의 필수 구성 요소로 남아 있다”며 “위에 제시된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아날로그 칩 회사는 거시경제적 과제를 헤쳐나가고 급증하는 수요에 대처하고 공급 및 생산 요구 사항을 파악해 점점 더 복잡해지는 프로세서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