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플레이어·가정용PC 등 시대 혁신의 상징인 CES
삼성·LG 등 국내 기업, 혁신 이끌며 CES 주역으로 활약
CES 2024 AI 혁신상 신설… 국내 기업이 절반 이상 수상

CES2024 현장 [사진=CES 홈페이지]
CES2024 현장 [사진=CES 홈페이지]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Mobile World Congress), 독일 베를린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와 함께 세계 3대 박람회로 꼽힌다.

이 가운데 MWC는 모바일에 중점을 두고 있고 IFA는 가전 중심 박람회로 행사의 집중영역이 세분화 돼 있어 IT업계의 전반적인 화두를 제시하고 글로벌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CES는 영향력이 가장 큰 박람회라 할 수 있다.

CES도 1967년 첫 개최 후 초기에는 TV와 냉장고, 오디오와 같은 가전제품 전시 위주였지만 기술 발전의 흐름 속에 전자·IT 기업뿐만 아니라 통신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게 됐고, 최근에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모빌리티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과 함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유니콘 기업들도 CES에 합류하면서 ‘세계 최고의 기술 경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VCR·CD플레이어·가정용PC 등 시대를 대표하는 혁신 제품 소개의 장

첫 번째 CES는 1967년 6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됐다. 당시에는 117개 기업이 참가한 소규모 가전 행사였다. 이후 CES는 1978년부터 1994년까지 16년간 매년 두 차례 열리기도 했다. 매년 1월에는 미국 서부의 라스베이거스, 6월에는 동부의 시카고에서 열린 것이다. 그러다 1998년부터는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차례만 열리게 됐다.

그동안 CES에서 발표된 신제품과 기술은 모두 70만개가 넘는데 인간의 삶을 뒤바꾼 혁신 기술이 늘 등장했다.

예를 들어 제1회 CES에서는 휴대용 라디오가 처음으로 공개됐고 1970년에는 필립스가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VCR)를 선보이며 집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가정용 비디오 시대를 열었다. VCR은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정해주는 TV 방영 시간에 TV 프로그램을 보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넷플릭스와 같은 ‘주문형 콘텐츠’의 바탕이 됐다.

이후 레이저 디스크 플레이어(1974년)와 캠코더·CD플레이어(1981년), DVD플레이어(1996년) 등이 연이어 소개됐다. 캠코더의 등장 역시 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전기가 되는 혁신으로 꼽힌다. 또, 소니가 소개한 CD 플레이어는 LP 판을 대체하는 혁신 기술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1970년대 중후반부터는 CES에 컴퓨터 제조 업체들의 모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빌 게이츠는 당시 최신 컴퓨터인 애플II에 적용 가능한 ‘베이직 컴파일러(명령어 번역 프로그램)’를 소개했고, 1982년 CES에서는 가정용 컴퓨터의 초기 모델인 ‘코모도어64’ 컴퓨터가 전시됐다.

1985년에는 일본 기업 닌텐도가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NES)을 선보였고, 1988년에는 CES에서 테트리스가 발표되는 등 CES가 2000년대 이후 진행된 ‘게임 혁명’의 출발점이 됐다.

CES에서 소개된 혁신 제품들 [사진=CES]
CES에서 소개된 혁신 제품들 [사진=CES]

인터넷과 스마트폰 원형도 CES에서 최초로 등장

1990년대에 접어들며 CES는 정보통신기술 즉 IT의 색상이 강해졌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원형도 CES를 통해 알려졌다. 

1989년 CES에서 오늘날 휴대폰의 전형이 되는 무선 전화기가 발표됐고, 애플은 1992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출발이 되는 ‘애플 뉴턴(Apple Newton)’을 공개했다. 당시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와 달리 뉴턴의 메시지 패드는 손가락으로 입력이 가능했다는 것이 혁신적이었다. 애플은 그로부터 15년 후 아이폰을 세상에 공개했다.

또, 아메리칸온라인(AOL)이 CES 1997에서 초기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인터넷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디스플레이의 비약적인 발전이 확인됐다. CES 2001에서 최초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가 등장했고, 2008년에는 QLED TV, 2009년에는 3D HDTV가 선보였다.

2010년대 CES는 모빌리티의 혁신장이 됐다. 2013년 폭스바겐의 아우디가 자율주행 시제품 차량을 선보였으며, 쉐보레의 ‘볼트’는 2016년 CES에서 ‘카테크 혁명’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기도 했다.

 

삼성·LG 등 국내 기업, 혁신 이끌며 CES 주역으로 활약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활약도 CES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LG전자는 금성사 시절인 1973년 흑백 TV를 들고 나갔으며, 삼성전자는 1979년 CES에 처음 참가했다. 초기만 해도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었지만 최근 10년간 CES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한국 기업이 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린 CES 2022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다. 

CES 2022에서는 삼성전자의 한종희 부회장이 ‘공존의 시대(Age of Togetherness)’를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을 장식했다.

LG전자는 CES 2022에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또,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더 좋은 일상(The Better Life You Deserve)’을 주제로 LG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LG 월드 프리미어’를 온라인으로 공개해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무엇보다 CES 주최 측에서 선정하는 혁신상을 한국 기업들이 휩쓸고 있다.

CES 2022에서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는 27개 부문에 걸쳐 CES 혁신상 수상 제품과 기술을 발표했는데 삼성전자는 무려 43개의 혁신상을 받았고 LG전자도 24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가장 혁신적인 제품 또는 기술에 수여하는 최고혁신상도 4개나 수상했다.

이듬해인 CES 2023에서는 국내 벤처·창업기업의 활약이 이어졌다.

당시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스마트시티(Smart cities), 로봇공학(Robotics) 등 28개 분야에서 총 434개사, 609개 제품이 혁신상에 선정됐는데 국내기업은 134개사가 181개 혁신상을 수상했다. 전체 수상기업과 수상제품의 3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국내 수상기업 중 82.8%에 해당하는 111개사가 벤처·창업기업이었다. 국내 벤처·창업기업은 2019년 7개사 수상에 불과했지만 불과 4년 만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혁신상 수상한 삼성전자 제품 [사진=삼성전자]

 

CES 2024 AI 혁신상 신설… 국내 기업이 절반 이상 수상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을 주제로 열린 올해 CES 2024는 △인공지능 △모빌리티 △푸드·에그테크 △웰니스테크 △지속가능성과 인간안보 등 5개 키워드로 구성됐는데 가장 화두는 단연 AI였다.

AI·로보틱스 기술을 다양한 산업에 접목시켜 인간의 안전에 기여하고 노동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제품이 다수 공개됐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AI 기반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와 자율주행 정보 분석 기술 및 AI 감지 솔루션 등이 주목을 받았다.

CTA는 올해 혁신상에 처음으로 AI 분야를 신설하며 AI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AI 분야 혁신상은 모두 28개였는데 한국 스타트업이 16개를 차지하며 실리콘밸리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케팅 콘텐츠 창작을 돕는 AI로 CES 혁신상을 수상한 스튜디오랩을 비롯, 크림의 웹툰 제작을 돕는 AI, 웨이센의 호흡기 건강 분석 앱, 와타의 창고 물류 관리 시스템, 웨이커의 금융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등도 혁신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고의 기술을 꼽는 대상 격인 최고혁신상도 8곳이 수상해 미국(7곳), 일본(3곳)을 앞섰다.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로드시스템은 블록체인과 서버 보안, 암호화 기술 9가지를 적용한 세계 최초 모바일 여권 앱을 개발했다.

스타트업 원콤은 시각장애인 전용 블루투스 키보드 '핀틴V1'을 선보였고, 벤처기업 만드로는 로봇 의수와 손가락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이밖에 세계 최초 공기 주입식 스마트 농장 에어팜(미드바르), 블록체인 기반 투표 시스템(지크립토) 등의 국내 기업들은 식량 부족, 투표 투명성 향상 등 인류의 진보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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