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22% 차지
반도체·모바일·가전 사업과도 시너지 기대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삼성전자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이 사상 처음으로 누적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반도체 불황으로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전장사업은 성장세를 보여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콕핏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디지털 콕핏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성장세 하만, 작년보다 더 올라

2016년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하만은 부진한 실적을 지속해 오다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부터 하만의 매출은 10조 400억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으로 올라섰으며 2022년 매출 13조 2100억 원, 영업이익 8800억 원으로 삼성전자 편입 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3년 하만의 전체 영업이익은 이미 1조 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8300억 원에 이르고 4분기에도 3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했고 프리미엄 가전 역시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전장사업이 실적 방어 역할을 했다. 하만은 3분기 누적 기준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22%,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매출 비중은 낮지만 높은 영업이익을 제공하는 핵심 사업부가 된 것이다.

 

▶경영 효율성 강화와 디지털 콕핏 집중으로 성과 창출

하만의 이런 성과는 자회사 통폐합을 통한 조직 축소와 프리미엄 차량 위주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업 전략을 병행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후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하만의 해외 법인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당시 전 세계에 걸쳐 110여 개 자회사와 관계사가 종속법인으로 편입돼 있었는데 하만을 내부로 흡수하는 과정에서 4년간 40개가 넘는 해외 계열사 통합 및 청산 작업이 진행됐다. 사업이 중복되거나 지역마다 흩어져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대상이었다.

특히 주요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대형 수주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성장에 속도를 냈다. 하만은 삼성전자의 5G 기술을 통해 ‘5G TCU(차량용 통신장비)’를 만들었고 이를 BMW의 전기차 ‘아이엑스(iX)’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SoC를 적용한 차세대 디지털 콕핏을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차량 내 경험을 강조한 차세대 핵심 기술인 디지털 콕핏을 중심으로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만의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의 상반기 생산 실적은 410만 대로 지난해 상반기(395만 대)와 비교해 3.8% 증가했다.

실제 하만은 디지털 콕핏 등 전장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 2020년 하만 커넥티드 서비스 사업 철수와 디지털 믹싱 시스템 기업 스튜더 매각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에는 미국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 사바리(Savari), 독일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아포스테라(Apostera) 등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콕핏을 비롯한 전장용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차량용 mmWave 5G TCU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가 개발한 차량용 mmWave 5G TCU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그외 사업과도 시너지 기대

하만은 오디오 사업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하만은 음악 관리 및 검색 스트리밍 플랫폼 룬 인수를 발표했다. 멀티룸·멀티스피커 등을 기반으로 매년 약 10%씩 성장하는 홈 오디오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를 필두로 사용자와 차량 간 연결을 도울 수 있는 전용 프로세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쌓은 시스템 반도체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디지털 콕핏과 모바일 연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하만이 인수한 룬의 ‘룬 아크’는 하만의 홈-모바일-카 연결성 사업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고음질 스트리밍을 차와 사무실 등 집 밖에서도 연결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하만의 디지털 콕핏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회사로서 삼성전자가 보유한 최대 강점은 설계(시스템LSI 사업부)와 생산(파운드리 사업부)을 함께 할 수 있는 사업 구조다. 하만으로서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진행하는 두 사업부의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통해 전장제품용 반도체와 최종 제품을 수직계열화해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도 하만과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사업부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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