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전장 사업 역대 최대 실적

[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국내 전기전자 및 IT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면서 자동차에 쓰이는 모터, 블랙박스, 중앙제어장치, 속도센서, 스위치, 스피커, 오디오, 카메라 등 전기‧전자 장비를 다루는 전장사업이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이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전장부품 수요는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장사업은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세로 인해 수혜를 받기 시작했다. 국내 전자업계는 전장 성장세에 힘입어 수주 등을 통한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Harman)은 고객사의 수주 확대로 올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하만]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Harman)은 고객사의 수주 확대로 올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하만]

 

▶전장사업 성장세 ‘기대’

모빌리티 산업의 발달로 전장사업의 가치 역시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전장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 비중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Harman)은 고객사의 수주 확대로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4% 증가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600억원), 2018년(1600억원), 2019년(3200억원), 2020년(600억원) 등 연간 영업이익보다도 높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만은 전반적인 전장 고객사의 수주가 증가한 가운데 카오디오 판매 확대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판매 호조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올 3분기 VS(전장)사업본부에서 10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2조5035억원, 영업이익 1349억원으로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며 영업이익은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LG전자는 주요 완성차업체 및 공장이 밀집한 멕시코에 LG마그나 생산시설을 구축, 공정 안정화 단계를 거쳐 지난 9월부터 양산에 돌입하면서 전장사업 규모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장, HVAC(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 확대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며 “LG전자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품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미래 전기차 부품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장 사업은 ‘반도체 부문’ 적자 폭이 좀처럼 줄지 않는 삼성전자 실적에 크게 일조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 16조 4400억원, 영업손실 3조75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다. 다만 점진적인 재고 소진과 이에 따른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있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유의미한 적자 축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는 반도체 시장이 올해 4분기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회복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인공지능(AI)을 포함해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에서의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두 회사는 수주 확대와 제품 차별화 등으로 실적을 더욱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은 차량 내 경험 역량 강화를 통한 전장 디스플레이 등 신규 분야 수주 확대와 홈 오디오 등 고성장 제품 대응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당사와 시너지 협업 확대를 통한 확산과 제품 차별화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수입 제품인 오토모티브, 즉 전장향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 중심의 사업 운영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오는 4분기 고부가가치 전장부품의 수요 성장에 힘입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멕시코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계열 3사의 올해 전장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133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2024년 연간 수익성은 올해 대비 개선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적으로 미드 싱글 디짓(한 자릿수 중반대) 이상 수익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 개막에 앞서 4일(현지시간) 글로벌 미디어 및 거래선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조주완 사장이 LG전자 전장 사업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 개막에 앞서 4일(현지시간) 글로벌 미디어 및 거래선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조주완 사장이 LG전자 전장 사업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IT부품 업체, 느리게 ‘회복 중’

삼성·LG 계열 IT 부품 업체들은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시장에서는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품 업계에 느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회복이 본격화되는 오는 4분기에는 주요 IT 업체 대부분이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3분기 매출 2조3609억원, 영업이익 18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량이 늘었지만 엔화 약세로 MLCC 경쟁사인 일본 무라타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매출 4조7853억원, 영업손실 662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1분기(-1조984억원)와 2분기(-8815억원)보다 적자 폭을 줄였다. LG이노텍은 3분기 매출이 4조7635억원, 영업이익 183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을 밑돌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넘게 감소했다. IT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올 3분기 수율 문제 등으로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대한 아이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다만 지난달부터 아이폰15에 대한 부품 공급이 정상화됐고, 글로벌 TV·IT 기기 수요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4분기에는 실적 개선 폭이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IT 부품 수요 회복과 더불어 전장 사업 호조로 내년에는 실적 상승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IT 부품 기업들은 전장 사업 효과로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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