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맞춤형 자체 설계
차량 무게 줄이고 인건비 낮춰 비용 우위
테슬라만의 차별화 된 기능 제공 가능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마이크로컨트롤러(MCU)는 자동차의 근간을 이루는 장치다. 가솔린, 디젤, 전기, 수소 등 자동차의 동력이 무엇이든 기능은 컨트롤러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컨트롤러 내에서 더 많은 연산 능력과 새로운 차량 아키텍처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트렌드를 거스르는 기업이 있다. 바로 테슬라다.

테슬라 FSD 칩 [사진=테슬라]
테슬라 FSD 칩 [사진=테슬라]

 

▶MCU 자체 설계로 복잡성 줄여

테슬라는 모델 S부터 차량에 사용되는 컨트롤러를 자체적으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모델 S에서는 전체 컨트롤러 중 20%가 자체 설계 칩이었고 모델 Y는 61%, 사이버트럭은 85%의 비율로 계속 증가했다. 테슬라는 2023 투자자의 날 프레젠테이션에서 차세대 차량에는 100% 자체 설계 컨트롤러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컨트롤러 설계를 자체적으로 하면서 테슬라는 중앙집중식 제어 아키텍처에서 로컬라이즈 된 아키텍처로 전환할 수 있었다.

중앙집중식 아키텍처에서는 컨트롤러 하나 또는 소규모 컨트롤러 그룹이 차량 주변의 모든 장치와 통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차량에 5개의 디바이스가 있고 4m의 케이블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각 디바이스에 전원용 1개, 접지용 1개, CAN용 2개 등 최소 4개 이상의 연결부가 있다면 이 작은 장치 그룹 하나를 위해 20개의 전선과 80m의 케이블이 필요하다.

그러나 로컬라이즈된 아키텍처는 더 작은 컨트롤러가 이런 디바이스의 중간에서 허브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의 중앙 컨트롤러에는 하나의 이더넷이 연결돼 있고 개별 디바이스간 연결은 복잡하지 않다. 따라서 80m의 케이블을 40m만큼 줄일 수 있다.

 

▶차량 무게 및 인건비↓

자체적으로 컨트롤러를 설계하는 것의 장점은 와이어링 하네스 설계에 대한 완전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 내 전장품이 작동하도록 필요한 전원을 공급하고 전기 신호를 전자제어 모듈에 전달하는 배선을 말한다.

자동차에 탑재된 전자 장치의 수를 고려하면 여러 배선이 필요하고 차량 무게는 금세 늘어난다. 특히 전장 부품 수는 늘어나는데 경량화가 필요한 전기차에 불리하다. 아이디테크엑스의 연구에 따르면 와이어링 하네스의 무게는 60kg을 넘기도 하는데 테슬라는 이를 17kg이나 줄이기도 했다.

또 다른 점은 와이어링 하네스를 제작하는 데 드는 인건비다. 와이어링 하네스 하나에는 수백, 수천 개의 단자가 있다. 각각의 와이어를 자르고 압착하는 등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되는데 숙련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한 만큼 인건비가 많이 든다. 배선의 길이가 줄면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레벨2 ADAS가 장착된 테슬라와 유사한 전기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웨이퍼 비용 비중 [자료=아이디테크엑스]
레벨2 ADAS가 장착된 테슬라와 유사한 전기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웨이퍼 비용 비중 [자료=아이디테크엑스]

 

▶공급망 협상력 강화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 동안 차량 컨트롤러가 공급되지 않아 많은 생산라인이 멈추는 등 난항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컨트롤러의 자체적 설계를 통해 이런 문제를 피해 갈 수 있다. 칩을 신속하게 재설계해 공급을 개선하거나 다른 반도체 파운드리에서 생산 능력을 확보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테슬라는 하드웨어 버전 2.5(HW2.5)에서 HW3로 전환할 때 이런 강점을 입증한 바 있다. HW2.5에는 엔비디아 파커 SoC 2개, 엔비디아 파스칼 GPU 1개, 인피니언 MCU 1개 등 총 4개의 칩이 사용됐다. 반면 HW3에는 두 개의 칩만 사용됐는데 두 칩 모두 삼성 14나노 공정을 사용해 제조한 테슬라 SoC였다.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도 14나노 공정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옵션과 잠재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차량 전체의 컨트롤러에 대한 주도권을 쥐면서 테슬라는 공급망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완성차 업체(OEM)가 기성 제품을 구매할 때는 타협이 따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티어 2에서 제공하는 칩 아키텍처는 가능한 시장성을 높이고 많은 사람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고안된다. 각 사가 요구하는 사항에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테슬라는 테슬라만을 위해 차별성을 확보한 칩을 만들 수 있다. 테슬라는 자체 설계를 통해 티어 2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것 이상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의 경우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기업 보스반도체가 하이엔드 MCU 개발을 계획 중이며 현대자동차·기아가 보스반도체에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실시해 맞춤형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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