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900만원 법인이 113조원 오픈AI 지배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오픈AI의 특이한 기업 구조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12일(현지시간) CNBC는 지난해 오픈AI 비영리 법인의 매출이 4만 5000달러(약 5900만 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오픈AI의 가치는 860억 달러(약 113조 원)로 막대한 차이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미국 국세청(IRS)에 990 신고서를 제출했다. 990 신고서는 면세 자격을 유지하고자 기업이 작성해야 하는 서류로 오픈AI는 이 수치를 4만 4485달러라고 신고했다. 다만 오픈AI 영리 단체의 공식 매출은 2017년 주 정부 신고가 마지막으로 3320만 달러(약 436억 원)다. 이는 2022년 오픈AI 재단 매출의 700배가량에 달한다.

CNBC에 따르면 오픈AI 비영리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4만 5000달러에 불과하다 [사진=오픈AI, 게티이미지뱅크 재가공]
오픈AI 비영리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4만 5000달러에 불과하다 [사진=오픈AI, 게티이미지뱅크 재가공]

 

▶ 매출 5900만원 법인이 113조원 오픈AI 지배

오픈AI의 지배 구조는 독특하다. 영리 단체가 비영리 단체에 소속되며 이사회가 이를 통제한다. 상세한 구조로는 이사회가 비영리 재단인 오픈AI, Inc를 통제하고 이 비영리 법인은 다시 관리 회사인 오픈AI GP LLC를 통해 최종적으로 영리 법인인 오픈AI 글로벌을 관리하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픈AI의 매출을 2023년 10억 달러(약 1조 3100억 원)로 추정한다. 디인포메이션은 지난해 오픈AI의 영리 단체가 2800만 달러(약 36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매출 약 5900만 원의 비영리 법인이 113조 원의 시장 가치를 지닌 오픈AI를 지배하는 셈이다.

또한 연방 표준에 따르면 비영리 단체는 회계 감사를 받은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아도 무관하다.

 

오픈AI의 영리 단체는 비영리 단체에 소속되며 이사회가 이를 통제한다.  [사진=오픈AI, 악시오스]
오픈AI의 영리 단체는 비영리 단체에 소속되며 이사회가 이를 통제한다. [사진=오픈AI, 악시오스]

 

▶ 비영리 추구하는 오픈AI, 정말 그럴까

기본적으로 오픈AI는 비영리를 추구한다. 그러나 비영리를 추구하는 오픈AI에도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 따른 비용적 문제가 고민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한도액 제한이 있는 영리 법인을 설립해 외부 자금을 조달했고 이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트렌드를 일으킨 챗GPT를 개발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사업화 방식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1월 샘 알트먼(Sam Altman) CEO 해임이 대표적이다. 당시 오픈AI 이사회는 ‘책임 수행 능력의 저하’를 해임의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급진적인 AI 개발과 사업화 방식에 대한 견해 차이를 꼽기도 했다. 알트먼 해임에 투자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던 이유도 이런 복잡한 기업 구조에서 기인한다.

현재까지도 오픈AI는 비영리 단체다. 그렇지만 이전과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샘 알트먼이 복귀한 이후 이사회는 개편됐다. 새롭게 합류한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는 빌 클린턴 정부의 재무장관을 맡았으며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또한 브렛 테일러(Bret Taylor)는 세일즈포스의 CEO를 지냈었다. 두 인물 모두 경제 합리주의를 추구한다고 알려졌다.

오픈AI는 “우리의 임무는 AI 지능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연구가 인간 수준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 AI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안전하고 유익한 AGI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고 설명한다.

 

“오픈AI, 일반적인 비영리 단체 모습과 달라”

일각에서는 오픈AI가 비영리 단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픈AI는 비영리 단체 지위를 포기하고 있는지에 대한 CNBC의 질문에 공식적으로 답변하지는 않았지만 “오픈AI가 항상 캘리포니아의 신고 요건을 준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대학교 공공 및 비영리 금융 부문 태드 칼라브레스(Thad Calabrese) 교수는 “현재 오픈AI의 상황은 혼란스럽고 비영리 단체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1994년 비영리 의료 보험 플랜 ‘블루크로스 블루쉴드 협회’가 영리 단체로 전환한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오픈AI처럼 비영리 법인이 기술 기업을 소유하는 형태는 종종 찾을 수 있다.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등의 소프트웨어 제품을 생산하는 모질라 코퍼레이션의 모기업 모질라 재단이 대표적이다. 모질라 역시 이익이 아닌 사람을 위해 제품과 정책을 개발하는 목적을 가졌다. 다만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경우가 있지만 모질라는 그러지 않았다.

한편 오픈AI는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화를 전개 중이다. 내년 초로 출시가 연기된 ‘GPT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구체적인 수익화 방침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앱 스토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GPT 스토어의 수수료를 통해 오픈AI가 상당한 수익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또한 오픈AI는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오픈AI는 전 트위터 인도 대표 리시 자이틀리(Rishi Jaitly)와 협력해 인도 현지 팀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인도 정책 및 규제 환경을 탐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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