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강자로 부상한 ‘중국’, 국내 IT기업 위협하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IT 부품 및 소비자 제품을 공급하면서 전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제품은 품질이 뒤떨어진다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제조시설 투자와 해외기업을 인수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비롯해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카메라모듈 및 이미지센서에 집중함으로써 업계 우위인 한국 기업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다.

본지는 중국의 공격적인 시장 공격에 따른 국내 기업의 위기에 대해 ‘1부 - 고부가가치 산업,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을 잡아라’, ‘2부 - 중국 합류로 더욱 심해진 스마트폰 및 부품 시장 경쟁’을 총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나리 기자 narilee@epnc / 이호형 기자 greentea@epnc.co.kr

▲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규모(출처 IHS테크놀로지)

앞으로 다가올 IT시대 중요한 기술로 꼽히는 카메라모듈에 중국이 손을 뻗기 시작했다. 카메라모듈 시장은 꾸준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차세대 스마트폰에는 사람의 눈과 유사한 듀얼 카메라가 장착될 가능성이 높고 자율주행차량에서는 자동차의 눈이 되는 성능 좋은 카메라가 필요해 그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CCTV, IoT, 스마트TV 등 카메라모듈의 필요성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듀얼 카메라 채택 비중은 2016년 9%에서 2018년 2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단일 카메라에 비해 매출액 기준 50% 내외의 증가 효과를 기대한다고 예측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모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중 하나로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반도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IT의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카메라모듈의 수요가 증가해 2017년에는 약 112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지속적인 이미지센서 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삼성과 일본의 소니 그리고 미국의 옴니비전이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 2015년 2분기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출처: 아이서플라이)

2015년 2분기 아이서플라이 자료 기준으로 소니는 세계 시장점유율 42.7%를 보유해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이 14.1%로 2위, 옴니비전이 12.1%로 3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온세미컨덕터, 캐논, 도시바, SK하이닉스 등이 자리해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의 이미지센서 대표기업이 패권 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 중국도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중국의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미국 옴니비전을 19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이미지센서 시장은 한·중·일 삼강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옴니비전은 2014년 1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실리콘밸리의 기업 중 하나로 스마트폰 이미지센서를 비롯해 CCTV 분야에서도 입지가 높은 기업이다.

▲ 삼성전자 1600만 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타깃으로 가격 경쟁력 앞세워 승부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 제품은 낮은 인건비를 장점으로 가격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고급 IT 기기 중 하나인 스마트폰에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 제품을 저렴하다는 이유로 무작정 탑재하지는 않는다. 스마트폰의 스펙은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카메라모듈 업체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자국의 정책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에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경우 자국의 카메라모듈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O필름, 라이트온, 서니, 폭스콘, 프라이맥스 등은 요즘 이슈가 됐던 샤오미와 화웨이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최근 2~3년간 샤오미와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보인 덕분에 이들 카메라모듈 업체들도 덩달아 매출이 오르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업체에 비해 기술력이 뒤쳐진 중국 카메라모듈 업체는 중저가 모델을 제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업체의 동남아시아 공략과 고급 스마트폰 시장 포화 상태가 맞물리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중저가 카메라모듈 제조업체들은 기존 장점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에 약진하기 시작했다.

중국 카메라모듈 업체인 서니는 500~800만화소를 주력 상품으로 만들고 있는 제조사다. 라이트온은 500만화소 이하, 폭스콘은 500만화소 이하 등의 저가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업체다. 서니의 경우 2014년 2억4250만대의 모듈을 출하하면서 1위에 있던 삼성(1억4655만대)을 끌어내리고 왕좌에 올랐다.

모바일 시장에서 신흥 국가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인구가 많고 소비 주축이 될 젊은 연령 계층이 많을 뿐 아니라 대부분 개발도상국 정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한 상태이기 때문에 고급 프리미엄 스마트폰 보다는 중저가 제품이 더욱 인기다. 이처럼 동남아시아의 중저가 스마트폰 선호도는 중국 저가 카메라모듈 업체의 매출로 이어지게 된다.

카운터포인트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5년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연간 30% 이상씩 증가하고 있고 2분기 동안 LTE 스마트폰은 300% 증가로 100만대롤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국내 이미지센서 전문기업 넥스트칩

국내, 기술력으로 스마트폰 뿐 아니라 자동차·로봇으로 분야 넓혀

국내 이미지센서 제조업체의 대표주자 삼성은 소니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재탈환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우선 대표적 기술인 ‘아이소셀(ISOCELL)’을 비롯해 ‘자동 초점 기술’, ‘픽셀 소형화 기술’ 등을 통한 이미지센서 시장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2015년 7월에는 1㎛ 크기의 16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양산하면서 더 얇고 강력한 이미지센서를 시장에 출시했다.

홍규식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상무는 “삼성전자는 1600만 화소를 필두로 초소형 화소 이미지센서 제품군을 확대해 고화질 초박형 모바일기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이미지센서 제품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로봇 등의 적용 분야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은 기존 1.12㎛보다 작아져 카메라모듈 두께를 20% 더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역으로 수출을 꾀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업체도 있다. 영상보안장치용 영상처리칩 개발업체인 넥스트칩은 중국 보안영상 시장에 자사의 기술인 이미지시그널프로세서(ISP)를 적용한 아날로그HD(AHD)를 통해서 중국 보안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AHD는 보안용 카메라에 아날로그 방식을 적용해 장거리로 HD급 영상을 전송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넥스트칩은 중국 시장을 진출을 통해 올 상반기 2년간의 오랜 적자를 벗어나고 흑자 전환에 나섰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이사는 한 언론사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중국 매출 비중이 7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CCCTV용 이미지 솔루션을 기반으로 차량용 시장에도 조만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2015년 3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

스마트폰 신흥 강자로 떠오른 ‘샤오미·화웨이’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내놓은 2015년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삼성(23.7%)이 1위, 애플(13.1%)이 2위, 화웨이(7.7%)가 3위를 차지했으며 연이어 레노버(4.9%), 샤오미(4.9%), 기타(45.7%) 순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삼성이 스마트폰 세계 시장점유율에서 1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0.2%로 근소하게 떨어졌다. 반면 3위와 5위를 차지한 중굮업체(점유율 합계 17.5%)가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고 있어 삼성의 자리가 안전해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와 ‘화웨이’가 이제는 높은 스펙을 보유한 강력한 존재가 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라 주목된다.

▲ 샤오미 홍미노트3

국내 소비자에게 초기 샤오미의 제품이 유명하진 것은 ‘대륙의 실수’ 속칭이 붙은 샤오미 대용량 보조베터리 때문이었다.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는 뛰어나 전력 용량과 효율성 그리고 깔끔한 디자인 덕에 약 800억대의 국내 보조배터리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 포인트가 발표한 2015년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샤오미는 15.8%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연이어 화웨이(15.4%), 애플(12.2%)이 자리했다. 반면 삼성은 순위권에 들어가지 못해 기타(48.5%)에 속하게 됐다.

샤오미는 2010년에 설립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시작했고 2011년 안드로이드 기반의 저가 스마트폰 ‘미1(Mi1)’을 출시하면서 창업 이후 약 5년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 샤오미는 2014년 61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약 1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 227% 성장하면서 450억달러 상당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2015년 상반기 샤오미 스마트폰 총 판매량을 3470만대라고 밝히며 연말까지 목표판매수를 1억대로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샤오미의 2015년 상반기 판매량은 작년 동기간 대비 33% 증가(2600만대)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경계하는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 샤오미라면 오래전부터 중국의 IT를 이끌어가는 대표주자는 화웨이를 들 수 있다. 지난 2014년 화웨이는 샤오미의 전체 매출에 55%에 해당하는 408억위안을 R&D로 투자하는 등 IT 전통 강호다운 꾸준함으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 1월6일 ‘CES 2016’에서 발표한 2015년 사업실적에 따르면 화웨이 매출은 200억달러를 달성해 전년대비 70% 성장을 기록했으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대비 44% 증가한 1억800만대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 최초로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1억대를 돌파했다.

화웨이는 특히 서유럽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스위스, 포르투갈을 포함한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라틴 아메리카와 북유럽 지역에서 각각 1200만대(전년대비 68% 증가), 346만대(전년대비 114% 증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고 중동 및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에서 1200만대 출하량 기록하며 2위를 차지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 화웨이 보급형 스마트폰 ‘Y6'

국내, 스마트폰 사업 전면 개편으로 재정비한다

중국의 맹렬한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폰 사업부의 수장을 교체하거나 그 가능성을 보이는 수뇌부 인사권 카드를 꺼내 놓았다.
삼성의 경우 2015년12월 고동진 삼성전자 신임 무선사업본부장을 역임해 스마트폰 사업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장의 바톤을 이어받은 고동진 삼성전자 본부장은 정보통신부문 유럽연구소 소장을 역임 한 바가 있으며 무선사업부에서 기술전략 및 상품 기획 업무를 경험하며 삼성 갤럭시의 성공신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2016년 갤럭시 A’에 '삼성 페이'를 지원한다.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사장단 회의를 마친 고동진 삼성 본부장은 “IM팀의 신설되는 조직 없이 기존 조직을 좀 더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보안플랫폼 ‘녹스’와 ‘삼성페이’ 개발에 참여하는 등 기술적 이해도가 높아 업계 관련자들은 올해 출시될 삼성 스마트폰에는 소프트웨어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LG그룹은 MC사업본부 수장인 조준호 사장의 인사 변동 등 뚜렷한 인사 교체 진행하지 않았지만 ‘책임 경영 체제’를 도입해 내년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저조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사장은 내년에도 프리미엄 폰과 중저가폰을 동시에 공략한 ‘투트랙 전략’을 지속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때 중국 제품이라고 하면 ‘짝퉁(모조품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며 다른 좋은 제품을 따라 만든 물건 정도로만 생각했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이 처음 Mi1을 출시할 때 이러한 이유로 스티븐 잡스의 짝퉁이라는 ‘레이잡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샤오미와 화웨이는 애플도 무시 못 할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무서운 기세로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시장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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