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조기진단 정확도 98.5% 육박
흉부 질환 추적은 물론 백혈병 치료에도 활용

[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AI가 우리 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생성형 AI가 가장 활발하게 접목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바로 바이오 분야다. 의료 영상분석으로 보다 정확하고 빠른 진단을 한다거나 신약 또는 치료법 개발에 적용되는 기술들이 빠르게 발전되고 있다. 특히 진단하기 어려운 질환의 발견이나 치료에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그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2∼4살 때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이 AI 기술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자폐아 뇌의 특징적 패턴을 정상아의 뇌와 비교 분석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2∼4살 때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이 AI 기술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자폐아 뇌의 특징적 패턴을 정상아의 뇌와 비교 분석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자폐아 조기진단, 정확도 98.5%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조기 진단해 적절한 지원을 해줄수록 예후가 좋아진다. 또한 나타나는 증상이나 행동양상이 달라 심각도에 따라 맞춤식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2∼4살 때 조기 진단할 수 있는 AI 기술이 개발됐다.

지난 25일 UPI 통신에 따르면 미국 루이빌(Louisville)대학 생명공학과의 아이만 엘-바즈 박사 연구팀은 확산 텐서 자기공명 영상(DT-MRI) 분석으로 자폐아를 진단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영상의학 학회(RSNA)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일차적으로 뇌의 신경 연결망이 올바르지 못한 질환이며, DT-MRI는 뇌의 백질 경로를 따라 물 분자가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잡아내는 특수 영상 기술이다.

연구팀은 DT-MRI가 사회적 소통 손상, 반복 행동 같은 자폐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정상적인 신경 연결을 포착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AI 기술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자폐아 뇌의 특징적 패턴을 정상아의 뇌와 비교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자폐증 뇌 영상 자료(ABID)에서 생후 24~48개월 된 아이 226명의 DT-MRI 뇌 영상을 이 AI 기술로 분석했다. 이 아이들 중 126명은 자폐아였고 100명은 정상아였다. AI 시스템은 98.5%의 정확도로 자폐아를 구분해 냈다.

연구팀은 자폐 장애 진단에 사용되는 도구들이 주관적이고 특히 자폐 장애와 정상적인 성장 사이의 경계선 가까이에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며 자폐 장애 조기 진단을 위한 새롭고 객관적인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의 ‘2023 자폐 장애 지역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3살 이전에 발달 평가를 받는 자폐아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기준에 해당하는 아이들도 30%는 8살이 될 때까지 공식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된 AI 기술로 먼저 자폐 장애를 평가하고 이어서 심리전문가가 결과를 확인하면 이들의 작업 부담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AI 기술을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승인받아 상품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흉부 방사선 영상 분석이 결절성 질환(혹 또는 덩어리)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기반 흉부 방사선 영상 분석이 결절성 질환(혹 또는 덩어리)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 같은 질환의 변화, 세부적인 진단 가능한 인공지능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암 중에서도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은 폐암이다. 또 여성암 1위인 유방암은 조기발견과 치료시 생존률을 2배 가까이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반 흉부 방사선 영상 분석이 결절성 질환(혹 또는 덩어리)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황신혜·이민욱 교수 연구팀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 사이 용인세브란스병원에 처음으로 내원해 흉부 일반 촬영을 시행 후 AI 분석이 이루어진 환자 1만4563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27일 밝혔다.

흉부 일반 촬영은 단일 영상 검사로는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다. 대부분의 환자 진료에 있어 기본적인 검사다. 하지만 결절로 보이는 소견이라도 단순한 과거 감염의 흔적에서부터 폐암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해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AI가 분석한 이상 점수(Abnormality Score)의 증가가 악성 여부와 유의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AI가 분석한 섬유화, 경화, 흉수 등 다른 부가 항목 세부 점수는 결절과 다른 질환 간 감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로 흉부 일반 촬영 시 결절성 질환을 진단하는 데 AI를 통한 분석이 유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이상 점수 분석을 통한 세부적인 진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서준범·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은 환자들의 검사 사진 20만3056쌍을 활용해 질환의 변화를 진단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그동안 추적 검사를 위해 과거와 현재의 엑스레이 사진을 비교할 때 환자의 자세나 호흡 정도가 촬영 시점마다 달라져 동일하게 비교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딥러닝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으로 질환의 변화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서준범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기존 인공지능 연구들은 주로 한 장의 엑스레이 사진에서 질환을 찾는 진단 보조 기술이었지만, 이번 연구는 추적 검사에서 질환의 변화를 찾아낼 수 있어 향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령 급성백혈병 환자에게 인공지능 학습 모델을 적용해 유전학적 특성별로 세분화해 치료법을 달리한 결과 치료제 선택에 따라 생존 예후(경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령 급성백혈병 환자에게 인공지능 학습 모델을 적용해 유전학적 특성별로 세분화해 치료법을 달리한 결과 치료제 선택에 따라 생존 예후(경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령 급성골수성 백혈병, AI 맞춤치료

고령 급성백혈병 환자에게 인공지능 학습 모델을 적용해 유전학적 특성별로 세분화해 치료법을 달리한 결과 치료제 선택에 따라 생존 예후(경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병식·박실비아,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교수팀은 신체능력 저하로 항암 치료제 선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노인성 급성백혈병 환자를 인공지능 학습 모델을 바탕으로 유전학적으로 분류한 결과를 28일 밝혔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인구의 고령화로 늘고 있는 혈액암이다. 평균 발병 연령이 65~67세로 노인에서 많이 발병한다. 이러한 고령환자는 고강도 항암치료를 고려할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한 환자부터 전신수행능력 감소로 표준치료가 부적합해 저강도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환자까지 다양해 획일화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어 치료 선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기계 학습 모델을 적용·구현하기 위해 혈액질환과 의학연구 통계 전문가인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교수가 혈액암 환자의 유전자 통계를 구축했고, 항암제 예후예측 모델 개발 기업이자 서울성모병원과 협업 관계를 맺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 임프리메드코리아가 분석 기법의 장·단점을 보완했다.

교신저자인 조병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유전학적 특성별로 환자별 맞춤 치료가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준 다는 것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한 것”이라며 “인공지능 모델로 맞춤치료 전략을 현실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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