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기술이 아닌 애플리케이션에서 판가름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29일 AI 스타트업 라이너는 서울 서초동 모나코스페이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향후 AI 산업의 흐름에 대해 의견을 내비쳤다. 특히 초개인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는 자사 서비스 ‘AI 워크스페이스’와 ‘AI 코파일럿’에 대해 소개하고 내년 목표에 대해 밝혔다. AI 에이전트는 흔히 ‘자율 AI’라고 불리며 사람의 개입 없이도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를 의미한다.  

라이너 김진우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은 거대언어모델(LLM)이 혁신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지만 AI 모델의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전쟁터가 될 수 없다”며 “PC 혁명에 이어서 퍼스널 AI 혁명까지 왔을 때 정말 중요했던 영역은 언제나 애플리케이션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AI 에이전트이며 넥스트 ‘Big Thing’들이 출연할 영역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인터페이스, 애플리케이션 등 영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양승갑 기자]
김 대표는 인터페이스, 애플리케이션 등 영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양승갑 기자]

 

▶ LLM이 아닌 애플리케이션 영역서 차별화

“모든 위대한 기업들은 남들에게는 감추고 있는 숨겨진 비밀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라이너 김진우 대표는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 피터 틸(Peter Thiel)의 말을 인용하며 정보의 비대칭이 비즈니스 혁신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기반기술(Foundational Tech)을 기술 혁명의 핵심 요소로 생각하지만 실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터페이스, 애플리케이션 같은 체감 가능하며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김 대표는 “기술의 역사는 반복된다”고 소개했다. 과거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의 대중화로 복잡한 연산의 빠른 처리가 가능해졌지만 일상생활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은 PC의 등장이었다. 인터넷의 발전 역시 HTTP 같은 기반기술보다는 넷스케이프 등 초기 브라우저의 등장으로 가속화됐다.

김 대표는 “모바일 역시 스마트폰이라는 생태계와 그 위에 애플리케이션이 얹어지면서 실생활에 편의를 얻게 된 것이다”며 “기본이 되는 기술을 통해서 실생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를 도와주고 번역해 주는 중간 경계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AI 발전 속도를 무어의 법칙에 빗대며 엄청난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칩 위에 올라가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약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관측이다.

또한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질수록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가치가 급부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AI 산업에서는 빅테크들이 LLM 개발 경쟁을 진행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LLM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LLM 주도권 역시 빅테크들이 가지고 있으므로 AI 스타트업들이 비즈니스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AI 성능이 성장하는 속도는 무어의 법칙이 발전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다. 단순히 굉장히 높은 성능의 AI를 맞이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AI 모델의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한다는 사실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빌 게이츠는 ‘Hardware Wil Be Free’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이런 트렌드에 집중하면 ‘AI Will be Free‘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너 허훈 테크리더는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양승갑 기자]
라이너 허훈 테크리더는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양승갑 기자]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초개인화 AI 서비스 구현

이에 라이너는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요구사항에 맞춰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로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실생활의 문제를 풀 때는 AI 에이전트를 통해서 풀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용자들은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라이너는 에이전트 업무에 특화된 ‘AI 워크스페이스’와 웹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AI 코파일럿’을 서비스 중이다. AI 워크스페이스는 GPT API와 연동해 자율 AI를 구현했으며 이용자의 브라우징, 리서치, 정보처리 경험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코파일럿의 경우 중요한 내용을 하이라이팅 하거나 요약, 번역 등 웹에서의 편의성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AI 워크스페이스는 이용자가 복잡한 명령을 내려도 라이너 에이전트 시스템이 자체적인 판단을 통해 요청을 여러 문제로 나누고 각각 해결한 뒤 최종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 날씨와 옷 추천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 ‘날씨 예보 확인’, ‘햇빛이 비칠 때 옷차림’, ’비가 올 때 옷차림’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준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에이전트 시스템이 도구, 메모리, 계획의 형태로 구성된 까닭이다. 라이너에 따르면 각각 ▲도구 ‘모델이 지니지 못한 역량을 더하는 기술’ ▲메모리 ‘문제 해결 이력을 기억해 두고 활용하는 기술’ ▲계획 ‘에이전트가 직접 문제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역량‘의 역할을 담당한다.

라이너 허훈 테크리더는 “에이전트 시스템을 GPT 모델과 연동했을 때 각각 GPT-3.5(48% -> 57.9%), GPT-4(64% -> 68%)의 정량적인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다”며 “이 과정을 통해 사용자 질의 복잡도를 낮출 수 있고 라이너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하여금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향후 목표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김 대표는 “AI 스타트업 중 다음 유니콘은 AI 에이전트 기업일 것”이라며 “5년 이내에 라이너 서비스는 5억명에서 7억명이 사용하는 서비스까지 발전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너는 KB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CJ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 위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170억 원의 투자 유치 금액을 조달받았다. 또한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100대 유망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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