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하이실리콘 등 자구책 마련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중국은 AI 반도체에 대해 자체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화웨이 장핑안(Zhang Ping'an) 상무이사 겸 화웨이 클라우드 대표가 '지능형 세상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AI를 통한 산업 재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화웨이]
지난 9월 화웨이 장핑안(Zhang Ping'an) 상무이사 겸 화웨이 클라우드 대표가 '지능형 세상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AI를 통한 산업 재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화웨이]

특히 미국 정부가 지난 10월 중국으로의 반도체 제품 수출 제한을 확대하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AI 서버 GPU ‘A800/H800’과 AMD의 ‘MI200/300’ 시리즈, 인텔의 ‘가우디2/3’ 같은 제품 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9월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A100/H100과 AMD의 MI200 시리즈 등 첨단 AI 서버 GPU 수출 제한을 가했는데 이때 미국 상무부는 각 회사에 1년간 유예를 주고 있었다.

엔비디아의 AI용 제품 성능 목록 [자료=트렌드포스, 2023년 11월 현재]
엔비디아의 AI용 제품 성능 목록 [자료=트렌드포스, 2023년 11월 현재]

그러나 최근 규제에서는 대상 제품이 확대되고 유예기간을 거의 주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수출허가가 이뤄지지 않은 국가의 기업이나 기관은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어느 정도 성능만 발휘할 수 있는 AI 반도체만 입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협조 요청을 받은 일본 및 네덜란드에서도 노광 장치의 수출 관리를 엄격화해 기존 첨단 반도체용뿐만 아니라 28/22나노 레거시 프로세스용 노광 장치도 대상으로 포함됐다.

이런 AI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치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 확대는 중국뿐만 아니라 AI 개발에 있어서 중국의 기관이나 기업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해답은 독자적인 설계와 제조
이에 중국은 효율적인 AI용 컴퓨팅 리소스를 확보하기 위해 AI 서버용 반도체를 자사에서 설계하고 중국 내에서 양산하는 것과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CSP)의 컴퓨팅 리소스 이용 등의 자구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도 현재 반도체 관리정책에 CSP를 포함시킬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어 향후 중국 업체들이 CSP를 계속 활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AI용 반도체를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제조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전문가들은 중국 CSP를 통한 중국 내 AI 반도체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 각 회사의 자체 설계 AI 칩 비교 [자료=트렌드포스, 2023 년 11 월 현재]
중국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 각 회사의 자체 설계 AI 칩 비교 [자료=트렌드포스, 2023 년 11 월 현재]

• 바이두
이미 바이두는 2019년 XPU를 활용한 1세대 쿤룬 칩의 테이프 아웃 완료를 발표했다. 2020년 초 양산이 시작돼 2021년까지 2세대가 양산돼 2~3배 성능 향상을 달성했다. 3세대는 2024년 출시될 예정이다.

바이두는 독립적인 연구개발과 별도로 네불라매트릭스, 파이티움, 스마트앤비 등 관련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으며 2021년 3월 AI칩 사업을 분할해 쿤룬신을 설립하는 등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2018년 4월 중국 CPU IP 공급업체 C-Sky를 인수했고 같은 해 9월 티헤드 세미컨덕터를 설립했다. 최초 자체 개발 칩인 한광800을 2020년 9월 출시했으며 중국 메모리 대기업 CXMT, AI IC 설계회사인 바스타이텍, 캠브리컨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 텐센트
텐센트는 2018년 중국 AI 반도체 제조업체 엔플라임테크에 투자하는 전략을 채택했으며 2020년에는 IC 설계와 연구개발에 중점을 둔 텐센트 클라우드 및 스마트 인더스트리 그룹(CSIG)을 설립했다. 지난 2021년 11월 텐센트는 이미지 및 비디오 처리, 자연어 처리, 검색 추천에 2.5D 패키지를 활용한 AI 추론 칩 Zixiao를 도입하고 있다.

• 하이실리콘
화웨이 산하 하이실리콘은 AI 오픈소스 컴퓨팅 프레임워크 마인드스포어와 함께 2019년 8월 Ascend 910을 발표했으나 이후 미국의 수출규제 목록에 포함되면서 생산이 제한되게 됐다.

2023년 8월 중국 기술 기업인 iFLYTEK는 화웨이와 공동으로 새로운 AI 칩 Ascend 910B를 탑재한 ’스타데스크 AI 워크스테이션‘을 발표했다. 이는 SMIC의 N+2 프로세스를 사용해 제조됐으며 이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 칩으로 회귀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내 기업 ’Ascend 910B‘ 채용 확산
Ascend 910B는 화웨이의 사내 전용 칩이 아닌 다른 중국 기업에도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두는 지난 8월 200대의 바이두 데이터센터 서버용으로 약 4억 5000만 위안 상당의 Ascend 910B 칩 1600개를 화웨이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scend 910 [사진=화웨이]
Ascend 910 [사진=화웨이]

이들 납품은 2023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10월 현재 주문의 60% 이상이 납품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화웨이가 다른 중국 기업에 AI 칩을 판매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업체 테스트에 따르면 Ascend 910B의 성능은 엔비디아 A800의 약 80%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의 관점에서는 봤을때 큰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AI 학습에 Ascend 910B를 사용하는 것은 A800보다 효율이 나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의 규제 강화에 의해 중국 기업은 Ascend 910B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채용수가 증가함에 따라 그 생태계는 개선돼 더 많은 중국 기업이 Ascend 910B를 채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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