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전쟁 LCD ⇒OLED⇒ OLEDoS로 진화
애플 비전 프로 출시··· 마이크로 OLED 전쟁 신호탄
K-디스플레이 반도체와 기술 세트 이뤄야

[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국의 OLED, 중국의 LCD가 80%를 점유하며 양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LCD에서 OLED로의 대전환기를 앞두고 K-디스플레이가 XR기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XR기기의 핵심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에 반도체 공정이 필수적인데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이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XR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경쟁국과의 주도권 경쟁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디스플레이, 반도체 분야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업종 간 협력 채널을 구축했다며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XR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경쟁국과의 주도권 경쟁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디스플레이, 반도체 분야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업종 간 협력 채널을 구축했다며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중 싸움 ‘OLED VS LCD’ ··· 마이크로 OLED 싸움으로 진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중국 42.5%, 한국 36.9%로 우리나라와 중국이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하며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 양상을 다른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한국은 지난해 전체 매출 76%가 OLED 매출이고, 중국은 LCD 매출이 75%로 확인된다.

K-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의 매서운 추격을 벗어나기 위해 세계 1위를 지키던 LCD 산업을 뒤로하고 블루오션인 OLED로 빠르게 전환한 결과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중소형 OLED 부문에서도 2위(20%)를 기록해 한국을 턱밑까지 따라붙고 있다.

중국의 매서운 추격 속에 디스플레이 시장도 TV, 모니터, 스마트폰 등 LCD에서 OLED로 전환되고 있어 K-디스플레이가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애플은 신제품 ‘비전 프로’를 출시해 XR 시장 참전을 알렸다. 비전 프로는 소니의 ‘마이크로 OLED가 탑재됐는데 이는 마이크로 OLED를 실리콘 반도체 기판 위에 증착하는 기술(OLED on Silicion, 이하 OLEDoS)로 제조 특성상 반도체 팹리스, 파운드리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비전 프로에 OLEDoS가 장착됐는데, 일본 소니가 설계하고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생산했다. 다만 까다로운 공정 때문에 공급이 부족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애플 납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애플]
비전 프로에 OLEDoS가 장착됐는데, 일본 소니가 설계하고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생산했다. 다만 까다로운 공정 때문에 공급이 부족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애플 납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애플]

 

▶ 애플 비전 프로 출시··· 마이크로 OLED 전쟁 서막

내년 초 애플의 비전 프로 출시를 앞두고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XR기기에 사용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픽셀 크기가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작고 미세한 패널을 뜻한다. 마이크로 OLED는 유리와 플라스틱 기판 대신 실리콘으로 만든 웨이퍼 위에 RGB OLED 픽셀을 장착해 만들게 되는데 수천 PPI 급 초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현존 AR·VR기기는 머리에 써서 디스플레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가 매우 짧다. 따라서 시각적 불편함을 없애려면 AR기기에 3000~4000PPI를 구현해야 한다. 그만큼 작은 화면에 많은 양의 화소가 탑재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첨단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나노미터(nm) 단위의 초미세 공정이 필요한데 디스플레이 기업이 반도체 기술을 사들이는 까닭이다.

애플이 올해 선보인 ‘비전 프로’에 OLEDoS가 장착됐는데, 일본 소니와 대만의 TSMC가 손잡고 설계와 생산에 함께 나선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 연말 인사에서 디스플레이·반도체 간 협업을 위한 개편이 단행될 지 관심이 쏠린다. 실리콘 웨이퍼를 기판으로 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특성상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간 협업이 필수다. 양사간 협력을 관리하는 별도 조직을 두거나 태스크포스(TF)식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디스플레이 연말 인사에서 디스플레이·반도체 간 협업을 위한 개편이 단행될 지 관심이 쏠린다. 실리콘 웨이퍼를 기판으로 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특성상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간 협업이 필수다. 양사간 협력을 관리하는 별도 조직을 두거나 태스크포스(TF)식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다시 막오른 세트 산업··· K-디스플레이+K-반도체 세트 이뤄야

일본은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자산업의 강자였다. 샤프와 파나소닉, 소니 등이 대표적이었으며 당시 디스플레이 패널의 주력 공급처였던 일본산 TV는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했다. 삼성과 LG는 각자의 디스플레이 계열사를 통해 대형 LCD 패널을 만들고 대형 LCD TV를 시장에 내놓아 파나소닉과 소니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사업을 함께 영위하던 파나소닉과 샤프가 무너지자, 일본의 디스플레이사업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지난 2015년 함께 설립한 중대형 OLED 기업 JOLED가 끝내 재기에 실패해 지난 3월 말 파산한 것이 일례다.

업계 전문가는 일본은 전자산업이 추락하며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할 든든한 수요처가 사라져 디스플레이 산업도 덩달아 몰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일본의 전철을 복기하며,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살기 위해선 새로운 세트 시장이 국내에서 열려야 한다며 XR기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관련 제품 개발이 현재까지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면서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제조가 반도체 제작을 기반으로 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적극 협력한다면 기술적 세트 상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태용 상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에 도전한 결과 마이크로 LED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D사업부 마이크로 LED팀 손태용 상무]
손태용 상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에 도전한 결과 마이크로 LED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D사업부 마이크로 LED팀 손태용 상무]

① 삼성家,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 한솥밥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oS개발 및 제조를 위한 반도체 공정 기술 확보를 위해 최근 391억 원을 지불하고 삼성전자로부터 관련 기술 통상실시권을 매입했다.

통상실시권은 특허 발명이나 등록 실용 신안, 등록 의장 등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계약으로 OLEDoS 개발에 필요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연내 미국 OLEDoS 기업 이매진 지분(100%) 인수 작업을 끝내고 OLEDoS 패널 양산 체제 구축을 위한 제품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2월 첫 XR 기기를 출시할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이 반갑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활용해 OLEDoS 패널 양산에 성공할 경우 서로 다른 XR 기기· 반도체·디스플레이 세 가지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관련 반도체와의 융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양측의 이윤 배분 등 문제를 정리해야 하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각자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보완하고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LG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OLED 개발 및 생산 협업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 캠퍼스에는 총 3개의 D램 공장이 있다. M10과 M14, M16이다. 마이크로OLED를 위한 웨이퍼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라인은 M14 옆에 위치한 M10 라인으로 알려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LG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OLED 개발 및 생산 협업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 캠퍼스에는 총 3개의 D램 공장이 있다. M10과 M14, M16이다. 마이크로OLED를 위한 웨이퍼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라인은 M14 옆에 위치한 M10 라인으로 알려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② 엘지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과 협력 중

LG디스플레이도 XR 기기에 쓰일 OLEDoS를 개발·양산 하기 위해서 반도체 공정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XR 기기에 들어가는 OLEDoS 시제품을 공개한 이후 현재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엘지 디스플레이는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 LX세미콘과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전문(팹리스)인 LX세미콘이 칩을 개발하고 SK하이닉스가 웨이퍼를 가공한 후 LG디스플레이가 소자 증착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LG전자를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어 OLEDoS 패널 양산에 성공할 경우 납품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