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 가능성 낮아
현대 및 그외 기가팩토리 유치도 고용문제로 어려워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기가팩토리’는 테슬라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가 기가팩토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 시설을 통해 생산 및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유치를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과 기가팩토리의 유의미한 연결은 아직 나오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네바다주 기가팩토리 [사진=테슬라]
테슬라 네바다주 기가팩토리 [사진=테슬라]

 

▶자동차 대규모 생산 시설

기가팩토리라는 용어는 테슬라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2014년 6월 미국 네바다주에 첫 공장을 착공하고 이름을 기가팩토리라고 지었다. 초대형 생산기지라는 의미로 10억을 뜻하는 기가(Giga)에서 유래했다.

건물의 바닥 면적만 18만㎡에 달하고 올해 말까지 지붕을 태양광 패널로 덮어 필요한 전력을 모두 여기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모터와 배터리팩, 에너지 저장 제품을 생산하고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데 태양광 등 100% 청정에너지로 가동된다.

기가팩토리에서는 금속을 한 번에 크게 주조하는 기가캐스팅 공법을 사용한다. 기존 자동차 공장에서 작은 패널을 용접해 큰 차체 부품을 만드는 것과 달리 이 공법을 사용하면 큰 차체 부품을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다. 생산 단가도 줄어든다.

테슬라 이외 기업들도 기가팩토리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탈탄소화 및 전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배터리 생산량이 시간당 기가와트시(GWh)를 초과하는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포드는 중국 CATL과 함께 미시간에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스텔란티스도 CATL과 중소형 전기차용 LFP 배터리 개발이 포함된 광범위한 예비 합작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장기 계약의 일환으로 LFP 배터리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를 유럽에 건설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폭스바겐, 닛산 등 여러 기업이 배터리 업체와 협력해 기가팩토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기가팩토리 도입을 원하는 이유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한국 유치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를 중심으로 테슬라 기가팩토리 지원계획을 논의하는 전담 조직이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기가팩토리가 국내에 유치된다면 생산과 고용의 메리트를 기대할 수 있다. 테슬라의 공급망이 구축되고 그럼으로써 테슬라의 기술이나 요구사항 같은 부분이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 부품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어 공장이 들어선 지역의 세수 확충 및 다른 전기차 배터리 기업의 투자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기가팩토리 한 곳에서 창출하는 일자리는 평균적으로 1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팩토리를 통해 고용 창출을 기대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실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기가팩토리의 경우 기본적으로 공장에서 다이캐스팅 공법을 활용해 대량생산을 하다 보니 기존 전기차 공장 유치만큼 고용 효과가 많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가 기존 공법으로 제조한 차체 후면 섀시(왼쪽)와 기가 캐스팅 공법으로 제조한 후면 섀시(오른쪽) [사진=도요타]
도요타가 기존 공법으로 제조한 차체 후면 섀시(왼쪽)와 기가 캐스팅 공법으로 제조한 후면 섀시(오른쪽) [사진=도요타]

 

▶유치 가능성 낮아…한국판 기가팩토리 가능성은?

업계에서는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한국 유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기지로서 그리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높은 인건비와 천연자원 부족 등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최근 기가팩토리 유치를 확정지은 멕시코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는 점이 비결로 꼽힌다.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도 이유로 꼽힌다. 테슬라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이고 있는 반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10%를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는 무노조 경영 신념을 가졌는데 이는 노동조합이 강한 한국과 충돌한다.

국내 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이 테슬라의 ‘기가프레스(기가캐스팅)’에 맞설 ‘하이퍼캐스팅’이라는 명칭으로 상표권 등록을 신청하면서 한국판 기가팩토리 건설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가팩토리를 통해 기가캐스팅 등을 도입하게 된다면 협력사와의 관계와 고용 문제가 복잡해진다. 기존 인력을 어떻게 전환 재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만큼 국내 기업이 기존보다 더 많은 생산량을 필요로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가캐스팅을 도입한 도요타가 어떻게 고용 문제를 해결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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