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완전히 배제하는 ‘알타시아’ 전략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는 국가와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경제안보가 중요시되는 추세다. 이에 ‘알타시아(Altasia)’라는 개념이 제시되며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공급망 생태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알타시아는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공급망 생태계'를 의미한다 [사진=이코노미스트]
알타시아는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공급망 생태계'를 의미한다 [사진=이코노미스트]

 

알타시아는 영국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Alternative(대안)’과 ‘Asia(아시아)’를 합친 단어다. 한·일의 기술력, 아세안 국가들의 낮은 인건비 등이 합쳐진 형태로 대표된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알타시아 공급망 생태계 형성으로 국가 간 교류와 협력이 확대된다면 대중수출 둔화의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기업 경영환경이 조성”이라며 “알타시아는 단순히 제조기지로의 역할을 넘어 거대 소비시장으로의 성장 잠재력도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중무역 의존도 축소에도 불구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여전히 높아 수출상품 다변화와 같은 전략과 대중국 수출경쟁력 제고도 중요”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경쟁에 임금 인상까지, 中 메리트 감소

중국은 전 세계 교역 시장에서 거의 대체가 불가능한 자리에 위치했다. 14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인구는 거대한 내수 시장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성장을 위해 중국 시장을 우선순위에 둘 수 있다. 또한 저렴한 인건비 및 노동집약적 산업, 이로 인한 전 세계 주요 공급업체와의 관계 역시 이점이 되어 중국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고 있다. 리서치기관 ‘차이나 브리핑(China Briefing)’에 따르면 중국의 평균 급여는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했던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중국의 대안으로 알타시아가 떠오르고 있다. 알타시아는 한국을 포함해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부르나이,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일본 등 국가들의 집합체다. 중국보다 저렴한 인건비, 많은 노동력 및 첨단 반도체 제조와 소재 개발의 우위에서 장점을 보인다.

2020년대 중국이 미국을 밀어내고 글로벌 무역 선두 주자로 자리잡았다. [사진=Visual Capitalist]
2020년대 중국이 미국을 밀어내고 글로벌 무역 선두 주자로 자리잡았다 [사진=Visual Capitalist]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자원

알타시아 전략의 핵심은 중국을 배제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역할을 여러 국가가 나눠 담당하는 ‘차이나 +1’과는 차이가 있다. 중국을 둘러싼 국가간 연합을 통해 통합 공급망이 형성될 경우 중국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국 입지 강화와도 연관된다.

중국 제조 능력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국가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다. 인도의 경우 기술 생태계와 인프라 구축 등이 과제로 꼽히지만 중국을 뛰어넘는 최대 인구 대국이라는 장점이 명확하다. 정치적으로 중립 외교를 표방하는 것도 중국 정부의 행보에 골머리를 앓던 주변국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자원 부국 인도네시아도 갈륨, 구리, 니켈, 알루미늄, 주석 등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특히 알타시아 국가 대부분은 저렴한 인건비가 특징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제조업 인건비에서 1인당 시급은 중국 8.31달러, 알타시아 0.6~32.7달러다. 이는 한국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경제 발전 수준이 높은 국가가 포함된 것으로 저렴한 노동력을 기대하는 동남아 국가에 초점을 맞출 경우 실제 인건비는 더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베트남의 1인당 평균 시급은 1만 8900동(약 0.78달러)으로 알려졌다.

 

 

기술적 측면에서의 협력 대상

그렇지만 저렴한 인건비만 가지고는 중국의 역할을 대체하기에는 어렵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반도체 논문 채택 수는 중국이 1위로 지난해 대비 40% 증가했다.

반도체 매출 대비 R&D 비중 [사진=SIA]
반도체 매출 대비 R&D 비중 [사진=SIA]

 

이에 알타시아 전략은 첨단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의 경쟁력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자본력을 갖춘 선진국의 역할도 중요시한다.

현재 첨단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는 대만, 한국이 중국을 앞지르고 있다. 중국의 20나노 이상 레거시 반도체 경쟁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3나노 이하 최선단 공정에서는 대만, 한국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도 앞서 있다.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는 라피더스도 반도체 최종 시장 육성을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다.

기술 근간이 되는 R&D도 중국을 앞서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반도체 매출 대비 R&D 비중은 ▲대만 11% ▲한국 9.1% ▲일본 8.3% ▲중국 7.6% 등이다. 미중 패권 경쟁 속 반도체 기술을 내주지 않으려는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육성에 부정적인 영향이다.

 

중국의 완전한 배제는 어려워

문제는 중국을 배제한 통합 공급망의 특성에 있다. 중국 무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추상적인 개념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각 국가별 산업 수준과 요구사항, 정책 목표, 이해관계 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목표로 통합 공급망을 형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중국의 완벽한 대안도 찾지 못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가에 중국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로 가장 크다.

보고서는 “중국을 초승달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알타시아 국가들은 중국과의 오랜 교류를 통해 경제적으로 깊게 연결되어 있고 문화적인 친숙감도 높은 편”이라며 “알타시아 대부분 국가가 중국 무역 비중이 높고 교역국 순위 1·2위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보고서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대안’이라는 수동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액타시아(Actasia)’를 지향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정학적 위치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중국과 상호의존성이 높으며 알타시아라는 개념은 수용하되 이들 국가의 잠재력은 인지해야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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