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디지털 전환 가속은 우리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환경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생활TECH]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쉽게 접할 수 있는 IT 기술을 소개하고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그리고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힙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의 용량과 충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데요. 전기차 배터리도 스마트폰처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주행거리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무선충전을 위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electreon]
전기차 무선충전을 위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electreon]

 

▶스마트폰과 다른 무선충전 방식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올해 5월 기준 기준 약 47만 대인 반면 현재 전국에 설치된 충전소는 24만 개 정도입니다.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전기차 충전기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도심에 충전 시설이 집중돼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단순히 충전소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무선충전 주차장’, ‘무선충전 도로’와 같은 무선충전 기술들이 새로운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 무선충전 방식은 자기유도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자기유도 방식은 무선충전기에 있는 코일(전선이 감겨 있는 물체)과 스마트폰에 있는 코일이 맞닿아 충전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이 차량에 도입될 경우 두 코일이 맞닿아야 한다는 점에서 배터리는 물론 자동차 하부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무선충전에 사용되는 기술은 자기공진 방식입니다. 정류장이나 충전소에 설치된 충전 패드가 차량에 내장된 무선충전장치에 주파수를 보내고 이를 통해 배터리가 충전되는 원리입니다.

고용량 배터리 탑재 부담이 줄면 가격도 절감되고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사진=ENRX]
고용량 배터리 탑재 부담이 줄면 가격도 절감되고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사진=ENRX]

 

▶고용량 배터리 탑재 부담 줄여

전기차 무선충전은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충전이 간편하기 때문에 부피가 큰 고용량 배터리를 꼭 탑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면 더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이는 미래 자율주행 시대에서 차내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배터리 용량이 줄고 충전 단자가 사라지면 차량의 가격이 절감되고 무게가 줄어 주행거리가 더 길어집니다.

전기차 무선충전은 국내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제네시스가 시범적으로 선보인 바 있습니다. 제네시스는 수도권 5개 서비스센터에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열고 무선충전이 가능한 모델인 GV60과 GV70의 무선충전 시범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쌍용자동차도 주차형 전기차 무선충전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61.5kWh 배터리를 탑재한 ‘코란도 이모션’에 22kW 무선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완전 충전까지 3시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쌍용차는 이동 중 충전하는 신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미국 디트로이트에서는 주행 중인 전기차를 충전하는 ‘무선충전 도로’가 건설되고 있습니다. 도로에는 금속 코일이 내장돼 있고 특수 수신기를 탑재한 차량이 그 위를 지나가면 충전이 되는 방식입니다.

일렉트론 무선충전 기술로 구동되는 e트럭 [사진=electreon]
일렉트론 무선충전 기술로 구동되는 e트럭 [사진=electreon]

 

▶상용화에 따르는 비용 문제

전기차 무선충전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현재 64kWh 배터리 탑재 전기차 기준 50kW 급속충전기로 80%까지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간은 약 60분 내외입니다. 77.4kWh의 배터리가 탑재된 제네시스 기준 무선 충전 속도는 11kWh 수준으로 급속충전기만큼의 충전 속도 확보가 필요합니다.

현재 대부분 전기차엔 무선충전 수신기가 장착돼 있지 않아 운전자 입장에선 비용이 추가로 들게 됩니다. 특수 수신기의 가격은 개당 350~480만 원에 달합니다. 또한 무선충전 특유의 편의성을 유지한 채 결제할 수 있는 방안도 고안해야 합니다.

무선충전 도로의 경우 1~2km의 짧은 구간에 무선충전 패드를 설치해 시험 운영하는 단계입니다. 노르웨이 무선 솔루션 기업 ENRX는 플로리다 4차선 고속도로의 1.6km 구간에 무선충전 시스템 설치를 위해 수주한 금액이 1360만 달러(약 176억 원)라고 전했습니다. 충전기 가격도 비싸지만 도로를 파헤치고 전기를 끌어와야 해 공사 비용도 큽니다.

충전 효율도 떨어집니다. 도로에서 보내는 전력의 최대 90%만 충전이 됩니다. 같은 용량의 충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도로에 내장된 무선충전 패드가 비나 눈에도 얼마나 잘 견딜 수 있을지 테스트하는 등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규제와 명확한 표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지능형교통제어기술부문 김철수 책임연구원은 “안전 인증 등 실증 사업을 통해 검증이 되면 2~3년 내에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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