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기술이 현실로, 다양한 자동차 디스플레이 기술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자동차가 화려해지고 있다. 비단 외부 디자인만이 아니다. 실내 또한 마찬가지다. 자동차의 실내가 화려해지는 데에는 디스플레이가 큰 역할을 한다. 복잡해지고 다양해진 자동차의 방대한 정보를 탑승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크고 작은 디스플레이를 활용 중이다. 그러나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발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존의 평면적인 디스플레이를 넘어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개발되어 적용을 앞두고 있다. 

▶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년 크게 성장 중이다. 지난 8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7년 글로벌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약 126억 30000만 달러(약 16조 3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2022년의 시장 규모가 88억 6000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사이에 40% 넘는 성장세를 기록할 예정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세다. 지난 5년(2017~2022년) 동안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 같은 중소형 디스플레이가 주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연평균 시장 성장률이 약 4.7%에 그쳤다. 그러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향후 5년 간의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에 OLED가 위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기간 동안 예측되는 OLED 시장의 성장세는 연평균 약 7.8%다. 자동차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고해상도가 필요함에 따라 OLED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 OLED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

이처럼 근 미래의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가 중심을 이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OLED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온 여러 업체들이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LG디스플레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매출 기준 글로벌 자동차 OLED 시장 점유율 약 52%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런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LG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를 개발했다.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2개로 쌓아 1개 층만을 이용한 방식 대비 밝기와 수명 향상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잡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탠덤 OLED를 탄성이 높은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해 차량용 탠덤 OLED를 개발했다. 기존 LCD 방식 대비 소비전력은 60% 적고, 무게는 80%나 가벼운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무엇보다 탠덤 OLED는 탄성이 있기 때문에 구부릴 수 있다. 오늘날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제네시스 등의 최신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커브드 방식이 쓰이는 것은 바로 탠덤 OLED 같은 기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여기서 한 발 더 아나가 2세대 탠덤 OLED를 양산해 해당 기술을 납품하는 완성차 업체를 9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 탠덤 OLED 기술로 완성된 커브드 디스플레이

LG 디스플레이의 탠덤 OLED 같은 첨단 기술로 오늘날 빠르게 보급 중인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여러 장점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선호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이유는 이미지 향상이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구부러진 디스플레이는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기술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이 같은 기술이 자동차에 탑재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최첨단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 특히나 오늘날의 자동차는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라 할 수 있을 만큼 기능이 많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최첨단 이미지를 커브드 디스플레이의 탑재만으로도 전달할 수 있다면,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거부할 수 없다.

또 다른 이유는 디자인, 즉 심미성이다. 운전자를 향해 구부러진 디스플레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멋지다. 즉, 디스플레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기능적인 면에서도 훌륭하다.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평면적인 디스플레이보다 몰입도다 높다. 이는 다시 말해 여러 정보를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투명과 확장성까지 지원하게 될 자동차 디스플레이 기술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상상 속 기술에서 현실의 일부가 된 것처럼 현재 수많은 디스플레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투명 OLED 기술을 선보였다. 

투명 OLED는 유리와 디스플레이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유리의 일부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시선을 옮기지 않고도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자동차의 앞유리에 투명 OLED가 적용될 경우 오늘날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뛰어넘는 시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 때 투명 OLED가 활용될 경우 자동차 내부를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꾸밀 수도 있다. 측면 유리 전체에 투명 OLED를 적용해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날씨나 교통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ES 2023에서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를 옆으로 밀어내 화면을 확장시킬 수 있는 슬라이더블 OLED 기술도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해당 기능을 뒷좌석 전용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소개했다. 예컨대 평상시에는 뒷좌석 천장에 디스플레이가 말린 상태로 수납되어 있다가 필요한 순간에만 디스플레이가 확장되는 형태다. 

▶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 말아서 보관하는 디스플레이 기술

LG디스플레이 외에도 다른 업체들의 기술 발전도 눈에 띈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점유율 2위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자동차를 위한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적인 기술은 롤러블 디스플레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변형 디스플레이는 사용하지 않을 때와 사용할 때의 디스플레이 크기 차이가 2~3배 수준이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을 준비 중인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5배 이상 확장된다. 이 같은 기술이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활용될 경우 실내 공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의 장점을 활용한 첨단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이다. 자동차 내부의 곡면에 따라 디스플레이를 자유롭게 구부러트릴 수 있는 S-커브드 디스플레이도 그중 하나다. 또한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심리스 디스플레이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미래 자동차를 위해 개발 중인 기술이다. 

이처럼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기술 발전은 생각 이상으로 급속히,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모습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화려하고 첨단화된 자동차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런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첨단 디스플레이의 탑재다”라며 “이런 상황 때문에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은 기존의 예측이 모두 빗나갈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런 모습은 향후에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