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수요 폭증에 통신사도 경쟁 참전
LLM 공동 개발 및 사업모델 발굴 나서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이통사) SK텔레콤(SKT), KT가 통신사 맞춤형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위해 각각 글로벌 이통사와 손을 잡았다. 내수 시장 특성상 성장에 한계가 있는 통신 사업 이외의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른바 ‘AI 주권’으로 불리는 생태계 구축이 목표인 것으로 판단된다.

SKT, KT는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손을 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SKT, KT는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손을 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통사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생성형 AI’

국내 이통사들은 5G 요금제 출시, 정부의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 등에 대한 대비가 완료됐다고 말하지만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3150만명으로 전월 대비 40만명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평균 가입자 수 58만명과 비교했을 때 약 3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또한 소비자들은 알뜰 요금제를 선호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용자 유치를 위해 신규 알뜰폰 사업자와의 출혈 경쟁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SKT, KT 등 국내 이통사는 AI, 메타버스, 클라우드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AI다. 폭증하는 생성형 AI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고 통신 영역에서의 AI 적용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AI 기반 기술 공유와 협력을 위해 SKT, KT는 사업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글로벌 이통사를 끌어들였다. 범용 LLM 영역에서 오픈AI, 구글 등과 경쟁하기 보다는 통신 산업에서 고객, 서비스, 기술을 연계함으로써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자체 LLM이 구축되지 않는 지역부터 공략하면서 빅테크 중심으로 이루어진 생성형 AI 생태계 견제에도 나선다.

SKT는 도이치텔레콤과 협력하며 각국 환경에 맞춘 유연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사진=SKT]
SKT는 도이치텔레콤과 협력하며 각국 환경에 맞춘 유연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사진=SKT]

 

▶ SKT·KT, 글로벌 통신사와 협력 나서

SKT는 글로벌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LLM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전세계 통신사들이 각국 환경에 맞춰 유연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통신사가 개발하는 LLM은 일반적인 LLM보다 통신 서비스 관련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AI 콜센터와 같은 고객 서비스 업무 등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SKT 관계자는 “네트워크 인프라 모니터링이나 현장운영 시 AI 기반으로 운영 효율을 높인다면 중장기적으로 비용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이치텔레콤 클라우디아 네맛(Claudia Nemat) 부회장은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는 현존하는 LLM을 고유 데이터로 학습시켜 생성형 AI를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T의 경우 태국 정보통신 기업인 자스민 그룹과 협력한다. 동남아시아의 생성형 AI 시장이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생성형 AI 시장은 2030년까지 76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KT는 LLM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고 자스민 그룹은 동남아 시장 분석과 모델 개발의 기반이 되는 GPU Farm 구축에 나선다. 태국어 전용 LLM 및 사업모델 구축, 동남아 시장의 AI 규제 대응 방안 수립 등도 진행한다.

KT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국가나 기업들이 빅테크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온전한 데이터 주권을 갖기 위해 국가별 자체 LLM을 구축하려는 ‘소버린 AI’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초거대 AI '믿음'을 활용해 동남아시아에서 사업화 협력을 모색한다 [사진=KT]
KT는 초거대 AI '믿음'을 활용해 동남아시아에서 사업화 협력을 모색한다 [사진=KT]

 

▶ 중요한 것은 서비스 자체 경쟁력

이런 판단은 비영어권 영역에서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하는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영어권 국가 언어의 학습 데이터가 적다 보니 해당 국가의 정치·문화적 맥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일례로 GPT-3의 학습 데이터는 영어 데이터 92.6%로 한국어는 0.016%에 불과하다. KT가 진출하는 태국의 경우 학습 데이터가 0.013%로 알려졌다.

이번 협력으로 SKT와 KT는 생성형 AI 관련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픈AI,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기업 간 연합뿐 아니라 이용자 유치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생성형 AI 기반 기술을 AI 개인비서와 같은 서비스에 녹여내면서 서비스 자체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된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언어의 다름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를 얼마나 (서비스) 안에 오래 이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오픈AI나 구글처럼 전 세계 언어 대상으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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