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빌리티로 주목받는 항공 모빌리티
같은 듯 다른 UAM과 AAM
대한민국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항공 모빌리티 기체 개발 및 인프라 구축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미래의 운송 수단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로 국한되지 않는다. 하늘을 날거나 물 위를 건너는 모든 수단을 아우른다. 그래서 미래의 운송 수단을 모빌리티라 부른다. 그중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모빌리티는 하늘을 나는 AAM(Advanced Air Mobility)이다. AAM은 최근까지 UAM(Urban Air Mobility)이라 불리던 항공 모빌리티의 확장된 개념이다. 그렇다면 AAM과 UAM의 차이는 무엇이며, AAM의 개발 현황은 어디까지 진행 중일까?

차세대 운송 수단인 항공 모빌리티는 UAM을 넘어 AAM을 향해 발전 중이다. [사진=셔터스톡]
차세대 운송 수단인 항공 모빌리티는 UAM을 넘어 AAM을 향해 발전 중이다. [사진=셔터스톡]

 

▶차세대 모빌리티로 주목받는 항공 모빌리티의 개념은?

항공 모빌리티가 기존 여객기와 다른 점은 대규모 설비가 불필요하고 친환경적이라는 점이다. [사진=셔터스톡]
항공 모빌리티가 기존 여객기와 다른 점은 대규모 설비가 불필요하고 친환경적이라는 점이다. [사진=셔터스톡]

엄밀히 따져 하늘을 나는 운송 수단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 바로 여객기다. 그러나 항공 모빌리티는 여객기와 큰 차이를 보인다. 바로 이착륙을 위한 대규모의 설비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소음 또한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항공 모빌리티가 등장한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대도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운송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미 서울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대도시는 교통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위해 버스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지만, 공간이 한정된 지상과 지하에서는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게 하늘을 나는 항공 모빌리티다. 

항공 모빌리티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 방식을 사용해 도심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항공 모빌리티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 방식을 사용해 도심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를 위해 항공 모빌리티는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방식을 활용한다. eVTOL은 헬리콥터의 추진 장치와 유사하다. 다만, 동력원을 화석 연료 대신 전기로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eVTOL 기반의 항공 모빌리티는 기존 여객기의 단점을 손쉽게 해결한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활주로가 필요없고, 소음과 매연이 적어 친환경적인 운송 수단이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다만 단점도 있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큰 힘을 내기 어렵고, 운행 지속 시간도 짧을 수밖에 없다. 수직 이착륙이라는 특성상 큰 무게를 옮기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 모빌리티는 길지 않은 거리를 빠르고 친환경적으로 날아다닐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차세대 모빌리티로 각광 받고 있다. 


▶같은 듯 다른 UAM과 AAM의 개념 그리고 기술 차이

항공 모빌리티의 대표 주자 UAM은 배터리를 사용해 짧은 도심 내 구간에서 이용할 수 있다. [사진=셔터스톡]
항공 모빌리티의 대표 주자 UAM은 배터리를 사용해 짧은 도심 내 구간에서 이용할 수 있다. [사진=셔터스톡]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항공 모빌리티의 대표 주자는 UAM이었다. UAM은 말 그대로 메가시티의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도심을 날아다니는 항공 모빌리티다. 쉽게 말해 도심 내에서만 운행하는 하늘을 나는 택시라고 보면 된다. 항공 모빌리티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배터리와 이착륙 인프라 등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UAM이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기술이 발전하고 항공 모빌리티의 잠재력이 인정받으면서 개념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도심 안에서만 운행하는 것을 넘어 지역을 오가며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RAM(Regional Air Mobility)이라는 개념이 더해진 것이다. 그리고 UAM과 RAM이 자연스럽게 합쳐지면서 최근에는 AAM이 항공 모빌리티를 대변하는 개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즉, UAM은 AAM 안에 포함되는 하위 개념인 셈이다.

AAM은 UAM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승객과 짐을 싣고서도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AAM은 UAM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승객과 짐을 싣고서도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UAM과 AAM의 결정적인 차이는 운행 가능한 범위다. UAM은 도심 내에서의 운행을 주목적으로 하고, AAM은 도심 외 지역이라는 좀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한다. 이런 차이 때문에 UAM과 AAM은 기술적으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인 게 바로 동력원이다. UAM과 AAM 모두 전기 추진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대신, AAM은 좀 더 먼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를 함께 사용한다. 

이에 따라 UAM의 이동 거리는 100km 전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수소연료전지까지 함께 사용하는 AAM은 좀 더 먼 200km 이상을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의 복잡성으로 인해 두 항공 모빌리티의 상용화 시기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이미 수 년 전부터 배터리 기반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인 UAM은 빠르면 2028년 전후로 국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AAM은 수소연료전지의 완성도 부족으로 인해 2030년이 지난 후에나 본격적인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한민국에서의 항공 모빌리티 기체 개발 현황

국내에서 항공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국내에서 항공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항공 모빌리티의 상용화 시기는 최소 5년 뒤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대도시의 교통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 정부는 항공 모빌리티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현대 트랜시스가 지난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40년 글로벌 항공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약 1조 4740억 달러(1991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항공 모빌리티는 단순히 기체 개발 외에도 연료 전지,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 신소재, 방위 산업 등 여러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함께 사용하는 AAM 기체 개발을 적극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함께 사용하는 AAM 기체 개발을 적극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처럼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인 만큼 국내에서도 항공 모빌리티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항공 모빌리티 기체를 개발하는 곳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대한항공,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AAM 테크데이를 개최하면서 개발 중인 기체와 AAM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연구 목적으로 개발된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의 AAM 프로젝트N을 최초 공개했다. 프로젝트N은 국내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항공기로 등록되었으며, 수소 에너지를 활용한 AAM 기체 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체 개발 외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 중인 항공 모빌리티의 미래

대한민국의 항공 모빌리티는 기체 개발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발전 및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사진=셔터스톡]
대한민국의 항공 모빌리티는 기체 개발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발전 및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사진=셔터스톡]

기체 개발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AAM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그중 하나로 8월 21일부터 시작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1단계 실증사업이다. 이번 실증사업은 2025년 UAM의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진행되는 것으로, 실증 1단계(2023년8월∼2024년12월) 사업은 전남 고흥의 개활지에서 이뤄지며 2단계(2024년8월∼2025년6월) 사업은 수도권 도심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K-UAM 1단계 실증은 크게 R&D 단일 분야와 통합운용 분야로 나눠 추진된다. R&D 단일 분야의 교통관리에는 로비고스와 파인브인티, 기체·운항에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플라나, 볼트라인 등 국내 5개 컨소시엄 및 기업이 기술 검증에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증으로 국내 스타트업(새싹기업), 중소기업 등이 자체 개발한 교통관리시스템, UAM 축소기에 대한 기술개발을 지원해 UAM 산업 진출에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항공 모빌리티와 관련이 없어 보이던 기업들의 참여도 눈에 띄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건설사들이다. 기존 여객기와 비교했을 때 활주로 등의 인프라가 덜 필요하다고 하지만, 항공 모빌리티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이착륙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이착륙 시설을 거점으로 다양한 연계 시설도 구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GS건설은 진주시와 '한국형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6월 체결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다른 건설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2년 12월 전라남도 고흥군과 미래 UAM 산업육성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도 다양한 항공 모빌리티 산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이 진행 중인 항공 모빌리티 산업에 참여 중이며, 롯데건설은 롯데정보통신, 롯데렌탈 등 그룹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K-UA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항공 모빌리티 기술 개발 및 상용화가 준비 중인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UAM과 AAM은 지금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님에도 시장이 지닌 잠재력 때문에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이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다. 비록 우리나라의 항공 모빌리티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인 것은 아니지만, 그 어떤 곳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