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뀐 미국과 중국…중국 규제 당국 허가 가능성 낮아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몇 해 전부터 관심을 끌어왔던 키옥시아와 웨스턴 디지털의 합병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사진=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일본 언론에 따르면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출자비율이 각각 49.5%, 50.5%인 공동지주회사를 설립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 경영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일본 내 메가뱅크 3곳이 최대 2조 엔의 대출을 해주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이에 따르면 2조 엔의 내역은 1조 6000억 엔의 대출과 커밋라인(은행대출한도) 4000억 엔이며 대출 중 3000억 엔을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나머지 1조 3000억 엔을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미즈호은행, 미쓰비시UFJ은행이 각각 균등하게 담당하는 방향이다. 당초 나스닥 시장에서의 상장을 유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 도쿄에서의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알려졌다.

또한 키옥시아는 현재 미국 베인캐피털을 중심으로 한 연합이 56.24%, 도시바가 40.64% 출자하고 있어 모두 합병을 계기로 투자 자금 회수를 꾀하지만 베인은 키옥시아에 자본성 자금 5000억 엔을 재출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규제 당국의 승인이 날 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지주회사 설립 시기는 빨라야 내년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바뀐 중국과 미국…中규제당국 허가 가능성 낮아
이번 웨스턴 디지털과 키옥시아의 합병(사실상의 웨스턴 디지털의 키옥시아 인수)에 관한 화제는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지만 만약 그것이 실행된다고 해도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상당수는 중국의 규제 당국이 허가를 내줄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큰 포인트는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낸드 매출 합계액이 현재 업계 1위인 삼성전자 매출액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보장국(BIS)은 지난해 10월 강구한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중국 낸드 전문기업인 YMTC(Yangtze Memory Technologies Corp)를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추가해 이 회사로의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치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후에는 미국 반도체 제조장치 제조업체인 미국 국적 기술자도 모두 미국으로 끌어올리는 조치가 취해졌다.

현재 YMTC는 중앙정부와 우한시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신제품 개발과 제조를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 인텔의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에서 중국은 자국 반도체 업계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은데도 기일까지 승인하지 않은 전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로 인해 웨스턴디지털의 키옥시아 인수는 YMTC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규제정책 완화 등 정치적 거래가 없는 한 중국 규제 당국이 승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키옥시아는 세계 메모리 불황의 영향을 받아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마이크론을 비롯한 경쟁사들은 인력 감축을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키옥시아는 감산은 하면서도 인력 감축은 하지 않고 감산에 따른 잉여 인력을 떠안게 돼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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