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블록체인 대중화 역할, 한국이 거점
명확한 산업 제도화로 이용자 유입 가능해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가상자산 겨울을 의미하는 ‘크립토 윈터’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여전히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는 가운데 아시아가 블록체인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로 거듭날 것으로 예측한다. 아시아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및 양질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이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코리안블록체인위크(KBW) 2023의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은 이미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완료됐으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디지털 경험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판단했다.

KBW 2023에서 해시드 김서준 대표는 한국이 블록체인 생태계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양승갑 기자]
KBW 2023에서 해시드 김서준 대표는 한국이 블록체인 생태계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양승갑 기자]

 

크립토 윈터에도 블록체인 잠재력은 여전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부재로 가상자산, 웹3 등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관심은 줄었다. 생성형 AI 시장의 부상도 크게 한 몫했다. 구글 트렌드에 의하면 블록체인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는 2018년 고점의 10%에 불과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모양새다. 테라 루나 사태 및 FTX와 같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파산 등으로 몇 차례 위기를 겪긴 했지만 키워드에 대한 반응이 감소할 것일 뿐 디지털 전환으로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블록체인 기반의 활성화된 지갑 주소는 상승장과 하락장에 관계없이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오프소스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학계의 논문들도 증가세다.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용자의 숫자도 어느새 2억 명을 돌파했다.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했지만 매크로에 의한 변동도 줄어들었으며 안정화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2023년 9월 블록체인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는 고점의 10%에 불과하다 [사진=구글 트렌드 갈무리]
2023년 9월 블록체인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는 고점의 10%에 불과하다 [사진=구글 트렌드 갈무리]

 

블록체인 생태계 대중화, 한국이 앞장설 것

현재 아시아는 가상자산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화된 거래소의 고객확인절차(KYC: Know Your Customer)가 완료된 이용자의 비중도 약 40%에 달한다. 금융기관이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 등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 통신 환경 등 국내 이용자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이런 관점에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빠른 한국은 블록체인 생태계 대중화에 유리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프라보다 실제 구동되는 비즈니스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재화를 사고 파는 거래의 의미를 넘어 체감 서비스와의 연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생산과 소비, 투자 등 경제 시스템을 수행할 수 있는 세대의 유입이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의 절반은 40·50·60대가 차지하고 있다. 경제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40대 이상의 사용자 유입이 완료된 셈이다.

또한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콘텐츠와 게임 산업에서의 활용도 앞으로의 시장 형성에 기대되는 요소다. 현재 콘텐츠·게임 업계에서는 블록체인·웹3 관련 기술을 실제 서비스와 연결하고 있다. 연예 기획사 모드하우스는 세계 최초로 탈중앙화된 아이돌 그룹 트리플에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위시한 메가 에코 시스템을 표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BW 2023 기조연설에서 해시드 김서준 대표는 “한국은 종종 알트코인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리드하기도 한다. 중앙화 거래소의 트래픽에서 세계 2위이다”며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약 10년 이상 디지털 경제를 앞서 경험해 본 국가다. 인터넷 속도 경험의 차이를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문화의 유산이다”고 말했다.

이어 “웹3 산업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변곡점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은 작지만 선도적인 에너지를 가진 국가다”고 덧붙였다.

인프라 위주의 서양,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중심의 동양의 블록체인 생태계 차이. 이런 형태는 자연스럽게 블록체인에 관한 교류로 이어졌다 [사진=양승갑 기자]
인프라 위주의 서양,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중심의 동양의 블록체인 생태계 차이. 이런 형태는 자연스럽게 블록체인에 관한 교류로 이어졌다 [사진=양승갑 기자]

 

가상자산 불확실성 잡으려면 규제 필수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안정화를 위해 업계가 손꼽는 첫 번째 과제는 명확한 산업 제도화다. 이용자 보호를 우선으로 한 법 제정이 마련돼야 기술적 표준과 함께 산업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미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된 법을 마련하며 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주 정부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해 ‘증권법’, ‘증권거래소법’, ‘상품거래소법’ 등을 적용해 규제하고 있다. 백악관은 ‘암호화폐 리스크 완화 로드맵’을 지난 1월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에는 불법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처벌 수위와 사업자에 대한 정보 공개 의무를 강화할 것을 요청한다.

유럽연합의 경우 가상자산 관련 단독 법안 ‘암호자산시장 규제법안(MiCA)’을 지난 4월 통과시킨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금융 안전성을 보장하며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뒀다.

가상자산 시장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던 국내 정부도 최근에는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토큰증권(STO)으로 대표되는 가이드라인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STO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발행과 유통에 대한 내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STO에 대한 사업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바라본다.

한편 글로벌 디지털 자산 수탁 기업 빗고는 하나은행과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조인트벤처 법인 설립에 대한 공동 지분투자 검토, 빗고의 보안 솔루션 및 디지털 자산 수탁 기술 등 다양한 협업 비즈니스를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으로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신뢰성 확보와 더불어 기관들의 참여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 고 있다.

빗고 마이크 벨시(Mike Belshe) 대표는 “다가오는 STO 시장의 발전과 한국 시장에서의 장기적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금융 당국이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의 크립토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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