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이뤄지지 않는 임베디드 조사
임베디드 지원 예산 해마다 감소 추세
R&D 자금 지원·인력 수급에 어려움 겪어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시스템 스마트화가 요구되면서 기업이 보유한 소프트웨어 역량이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다만 국내 임베디드 관련 지원 예산은 매년 감소하며 실태조사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관련 업계에서는 인력 수급 및 R&D 관련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태계 육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차 산업혁명·IT융합 핵심으로 평가되는 ‘임베디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임베디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IoT 등 시스템에서 실시간 데이터 처리, 연결 및 자동화가 요구되면서 디바이스 간 통합을 원활하게 해주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채택이 증가하고 있다. 일반 가전부터 의료 기기, 스마트팩토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계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일찍이 미국, 독일 등 주요국에서는 임베디드를 주요 산업으로 인지하며 산업을 육성해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NITRD(Networking and 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and Development)’ 프로그램을 통해 임베디드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에 2억 1500만 달러(2800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독일의 경우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해 전략·기반·미래 기술 등 3대 영역에서 R&D를 추진 중이다. 또한 매년 뉘른베르크에서 ‘임베디드 월드’를 개최하며 산업 자동화, 지능형 빌딩 등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를 필두로 임베디드 산업 발전 전략을 모색했었다. 대표적으로 2013년 발표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발전 전략’은 제조업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선진형 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수적인 고급 인재 육성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할 수 있는 기반 조성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비즈니스 기회 제공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산업부 김재홍 1차관은 발전 전략 간담회에서 “주력 산업의 첨단화와 고부가가치화의 핵심이 바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라며 “이번 전략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력 현황 [자료=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연도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산업 시장규모 추이 [자료=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력 현황 [자료=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연도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산업 시장규모 추이 [자료=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

 

사라진 임베디드 실태조사, 지원 정책은 어디에

그러나 국내 임베디드 정책은 길을 잃었다. 임베디드 지원 예산만 봐도 그렇다. 산업부에 따르면 ‘산업용임베디드시스템기술개발(R&D)’ 예산은 2021년 83억 원, 2022년 56억 원, 올해 39억 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예산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제3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에서 뿌리산업을 미래 고부가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이 명시됐지만 임베디드 관련 내용은 부족하다. 2021년 5월 이후 산업부의 관련 보도자료도 0건이다. 이전에 게재된 자료마저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국내 임베디드 산업 체계와 기업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KESSIA)에서 시행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실태조사는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기업에는 시장 규모·특성 파악 등 경영 환경을 파악하는 데 자료를 참고한다. 그러나 2020년 이후로 실태조사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KESSIA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2016년 대비 2.8% 감소한 14조 5616억 원으로 추정된다. 2013년 이후 성장세가 지속되다가 2016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7년·2018년에는 실태조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력은 약 4만 6100명으로, 전체 ICT 산업 인력의 4.6% 수준이다 [자료=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력은 약 4만 6100명으로, 전체 ICT 산업 인력의 4.6% 수준이다 [자료=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스템산업협회]

 

임베디드 산업에 대한 구체적 지원방안 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베디드 업계에서는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는커녕 기존 인력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잦은 이직으로 연봉 협상이 필요한 개발자 시장 특성상 정체된 임베디드 업계는 우선 고려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임베디드 기업은 직무수행에 요구되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력은 2017년 대비 약 1만 명 감소한 4만 6100명이다.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인력의 4.6% 수준이다. 또한 ‘R&D 관련 자금 지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적용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임베디드에 대한 정확한 시장 가치 측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의 불균형 및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산업 생태계가 발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프레지던스 리서치, 마켓앤마켓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2022년 전 세계 임베디드 시장 규모를 1600억 달러(211조 원)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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