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 확장 통해 2030년 매출 100조 원 목표
3대 성장 동력, 플랫폼 기반·B2B 가속·신사업 모색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LG전자는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시장 트렌드와 사업 환경의 변화에서 고객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성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가전을 넘어 ▲비 하드웨어 ▲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포함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앞으로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30년 매출액 100조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도 전했다. LG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역대 2분기 실적 중 두 번째로 높은 19조 9988억 원, 영업이익 8927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두드러졌다.

조 사장은 “지난해 65조 원 수준(LG이노텍 제외) 매출액 규모를 100조 원까지 끌어올려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양승갑 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양승갑 기자]

 

▶ 가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및 세계 경기의 침체, 생성형 AI의 출현 등 여러 가지 사건과 변화로 인해 기업은 복잡하고도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자 하나 상황은 순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 탈탄소 등의 요구가 강해지는 한편, 고객들은 IoT 같은 경험소비와 관계 중심의 소비 형태를 점점 추구하고 있다. 특히 금융, 서비스 영역과 다르게 전통적 사업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 최신 IT 기술의 적용이 더딘 이유는 고부가 솔루션을 어떻게 만들어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는 중장기 미래 구간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변곡점으로 ▲서비스화(Serv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전기화(Electrification) 등을 꼽았다.

또한 ‘3C 2S(Connectivity, Care, Customization, Servitization, Sustainability)’로 말할 수 있는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추구하고자 노력 중이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최종 고객의 이해를 바탕으로 B2B 영역에서 성장을 위해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사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이익을 확대하고 신사업으로의 기업 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며 “사업모델 혁신,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글로벌 파트너십과 M&A 등 역량을 키워가면서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전, 에너지로 대표되는 과거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이제는 고객의 다양한 공감과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진정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전환, 관계 중심 사업 구축

LG전자가 첫 번째로 집중하는 것은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전환’이다. 현재 LG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억 대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품 수명 주기를 평균 5년으로 계산할 경우 5억 대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LG전자의 웹(Web) OS가 탑재된 제품만 하더라도 2억 대에 달하며, 서비스 활성 사용자는 1억 5000만 명에 달한다.

TV 사업에서는 LG OLED·QLED 등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한다. 전 세계 고객이 사용 중인 수억 대 LG 제품에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 관계 중심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광고 기반 무료 방송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 원 이상 투자하며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 광고 솔루션 확보를 위해 미국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Alphonso)를 2년 전에 인수한 바 있다. 파라마운트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OTT 업체와의 협력 체계도 구현했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추구하는 포트폴리오의 전환은 디바이스에서 플랫폼으로, 제품에서 서비스로의 전환이 아주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축적된 디바이스 데이터와 노하우라는 아주 강한 무기가 있다”며 이것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서비스와 결합될 때 그 폭발력은 굉장히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우리가 포트폴리오 전환 성공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 전장·HVAC 등 B2B 사업 가속화

“지금까지 B2B 중심에서 성장한 LG전자가 왜 지금 시점에서 B2B 사업의 자신감을 보였는지 아마 궁금해하실 것이다. B2C 사업에서 체화된 고객 중심의 DNA가 B2B에 대한 우리 자신감의 원천이다”

조 사장은 전장, 공조, 빌트인, 사이니지 등 성장을 가속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이처럼 말했다. 65년간 집 내부의 공간을 중심으로 진행한 사업에서 얻은 고객 이해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커머셜,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과 같은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와 디지털 기술의 진화, 구독 경제 같은 트렌드가 대중화되면서 미래 자동차 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특히 차량 내 아키텍처,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제어, 클라우드와 OTA(무선업데이트) 등의 활용 요소가 전장 사업에서의 경쟁력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이에 LG전자는 글로벌 전장 사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매출액을 20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최신 트렌드에 대응하면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의 신규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올 연말 수주잔고도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VS본부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 변화 축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부품, 지능형 램프 사업에서 지난 10년간 연평균 30% 수주로 성장했다”며 “LG전자가 보유한 B2C 사업에서의 경험,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 가전, 통신, 디스플레이에서의 차별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텔레매틱스, 운전자 보조 시스템 분야에 있어서 탑 티어로 성장세를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선두 종합 공조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소위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불리는 에어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를 위한 정부 지원 정책과 규제가 가속화되면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북미에서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 유럽의 경우 그린딜 사업 계획 등의 정책이 시행되면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냉방뿐 아니라 난방, 환기, 제습 등 종합적인 HVAC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는 북미,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연구개발부터 생산, 영역,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한다. 생산 거점 마련 및 현지 R&D를 통해 인프라를 확대하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HVAC 시장에서 북미·유럽은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가정용과 상업용 에어컨에서 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어느 때보다 사업을 확대할 최적의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며 “향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서 사업을 확대하고 HVAC 시장의 선두 주자로 성장을 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상수 최고전략책임자,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조주완 사장, 박향세 HE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장익환BS사업본부장 [사진=양승갑 기자]
(왼쪽부터) 이상수 최고전략책임자,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조주완 사장, 박향세 HE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장익환BS사업본부장 [사진=양승갑 기자]

 

▶ 전기차 충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신감 표출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시장현황과 사업모델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휴대폰, 태양광 등 한계 산업을 종료하는 대신 미래 고성장 영역에 자원을 집중했다. 특히 전기차 충전 시장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서 성장 기회를 확보한다.

LG전자는 전기차 시장을 매년 30% 성장해 2030년 8배 규모로 확대되는 메가 트렌드로 인식했다. 이에 전기차 충전 사업을 확대한다.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상반기 동안 최종 소비자와 30개 이상 고객사를 통해 페인 포인트(Pain Point)와 잠재적인 니즈를 조사했다. 그 결과 잦은 고장과 늑장 유지보수, 사용상의 불편함 등이 충전 사업에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을 파악했다. 이에 LG전자의 제품력과 서비스 경쟁력을 중심으로 사업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전기차 충전 기업 하이비차저를 통해 국내향 제품 4종을 출시했으며,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도 시작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북미에서 파트너사와 함께 카메라, 센서, 컴퓨팅 역량을 갖춘 자체 개발 솔루션을 적용해 병원 내 원격 진료 서비스 사업을 집중적으로 운영 중이다. 또한 미국 실리콘밸리 내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를 중점으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간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제조 역량, 글로벌 오퍼레이션과 서비스망, B2B 사업을 통해 확보된 버티컬고객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EV 충전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 역시 고성장이 가능한 유망한 분야로 헬스케어의 범위가 병원 중심의 치료에서 이제 예방과 사후 관리로 확장”이라며 “디지털 방식을 활용한 가정 내 진입 기회가 존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객 경험 혁신과 디지털 전환 고도화를 위한 고객 접점 확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조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달라지는 만큼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B2C 영역에서는 전 세계를 아우르고 교감해야 하며 B2B에서는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새로워진 모습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접점에서 LG전자의 슬로건 ‘Life’s Good’의 가치와 철학을 느끼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