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C 설계 노하우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사 확보
초기에는 게임, 채굴 등의 ASIC 제작했지만 현재는 HPC 위주
안정적 턴키 서비스 제공 위해 글로벌 1티어 반도체 기업과 협력

[테크월드뉴스=노태민 기자] 고성능컴퓨터(HPC), 인공지능(AI) 등의 산업이 확대되면서 주문형반도체(ASIC)가 각광받고 있다. 각각의 산업군에서 효율적인 성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ASIC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디자인하우스 기업도 ASIC 설계에 뛰어들었다. 다만 경쟁사 대비 시장 진입이 늦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술력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대만의 디자인하우스 알칩(Alchip)은 일찍부터 ASIC 설계를 시작해 기술력 확보에 성공했다. 현재 다양한 고객사에 HPC, AI용 ASIC 턴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알칩은 2003년 설립 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용 ASIC을 설계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09년에는 TSMC의 VCA로 선정되며 다양한 고객사의 주문형 반도체(ASIC) 생산을 돕고 있다. 알칩의 성장은 범용 반도체가 아닌 ASIC 등의 각 산업에 특화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속화됐다. 2013년에는 암호화폐 채굴용 28나노미터(nm) ASIC 설계에 성공했으며, 2016년에는 28nm HPC용 반도체, 2021년에는 7nm AI용 ASIC 설계에 성공하며 디자인하우스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알칩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2021년 4월 미국 상무부는 알칩의 중요 고객사인 파이티움이 제조한 슈퍼컴퓨터가 중국 군사시설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개발에 사용된다며 파이티움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파이티움이 블랙리스트에 등재되면서 알칩의 주가는 한때 25%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2020년 기준 알칩의 매출 비중 중 파이티움이 차지하는 비중은 39%에 달했다.

파이티움의 이탈로 알칩의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었지만, 기존 대기 고객들의 설계에 즉각 대응해 매출 피해 최소화에 성공했다. 또 이를 통해 지역별 고객 다변화까지 이뤄냈다. 2021년 71%에 달했던 아시아 태평양 지역(주로 중국) 매출은 2022년 3분기 기준 40%까지 낮추는데 성공했으며, 미국 매출을 38%까지 상승시키는데 성공했다.

알칩의 지역별 매출. 파이티움 이슈 이후, 중국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자료=알칩]
알칩의 지역별 매출. 파이티움 이슈 이후, 중국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자료=알칩]

2022년에는 후공정 기술 강화를 위해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에도 가입했다. UCIe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칩렛(Chiplet)의 호환성 문제 방지를 목표로 설립된 컨소시움이다. 주요 참여자로는 인텔, 삼성전자, TSMC 등이 있다.

디자인하우스의 매출 구조는 크게 턴키 서비스와 초기개발(Non-recurring Engineering, NRE)로 구성된다. 턴키 서비스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범위가 정해지며 NRE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영역으로 많은 디자인하우스가 턴키 서비스 비중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알칩의 매출 비중은 턴키 서비스 98.21%, NRE 1.69%다.

게임기용 ASIC부터 암호화폐 채굴용 ASIC 등 다양한 ASIC을 설계해온 알칩은 현재 고부가영역인 HPC, AI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성공했다.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HPC 영역의 매출이 80%에 달한다.

알칩 애플리케이션별 매출 비중. [자료=알칩]
알칩 애플리케이션별 매출 비중. [자료=알칩]

턴키 서비스와 HPC, AI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알칩의 2022년 3분기 매출액 1억 1754만 달러(1450억 9000만 원), 영업이익 1860만 달러(229억 4000만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8%, 3.6% 증가한 수치다.

알칩은 안정적인 턴키 서비스 제공을 위해 TSMC, Arm, 시높시스, ASE 등의 글로벌 1티어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 확보를 위해서 신뢰할 수 있는 IP, 파운드리, 외주조립·테스트(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OSAT) 등의 파트너가 필수적이다.

 알칩은 안정적인 턴키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글로벌 1티어 반도체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이미지=알칩]
 알칩은 안정적인 턴키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글로벌 1티어 반도체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이미지=알칩]

업계에서는 알칩의 핵심 경쟁력으로 설립 초창기부터 쌓아온 ASIC 설계 노하우와 숙련된 엔지니어 인원 등을 꼽았다. 알칩은 ASIC 산업이 각광받기 이전부터 다양한 고객사의 ASIC 설계를 도맡아 왔다. 이를 통해 게임기용 ASIC부터 암호화폐, 의료, 네트워크, HPC, AI 등 분야의 설계 노하우를 습득했다.

숙련된 엔지니어 인원도 타 디자인 하우스 대비 알칩의 자랑거리다. 알칩은 현재 450명에 달하는 엔지니어 확보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반도체 공정과 고객사의 까다로운 설계 요구 등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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