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회, ‘신뢰회복’ 강조…“P2E는 소멸…업계 미래 아니다”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게임업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로 P2E(Play to Earn)을 내놓은 가운데, 신사업 모델보다는 무너진 신뢰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P2E 게임도 확률형 아이템의 연장으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게임학회가 11일 신년 기자 간담회를 갖고 P2E 게임을 조망했다. 학회에 따르면 P2E 게임이 이미 소멸 시점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며, 새로운 BM으로 강조하기 위해서는 ‘유통과 신뢰’가 필요하다. 이미 게임사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이용자의 유입과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 내에서 많은 게임을 온보딩 해 봐야 사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며 “결국에는 위믹스 사태가 터진 것처럼 P2E가 지금도 미래인지 (게임사들은) 주체 의식을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발생한 게임 이용자의 이탈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BM)이 한계에 달하면서 게임업계는 새로운 대안으로 P2E 게임을 내세웠다. 국내에서는 위메이드와 컴투스가 P2E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내에서 P2E 게임 유통이 금지된 상황에서 관련 시장에 뛰어든 게임사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국내법상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던 중 FTX 사태와 위믹스 상장 폐지가 이어지며, 새로운 BM의 가능성도 줄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일부 게임업계는 P2E 게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게임사의 BM을 개선할 새로운 수익모델의 등장이라는 시각과 함께, ‘바다 이야기’같은 사행성에 대한 우려로 게임 이용자에 피해가 간다는 시각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각각의 게임사마다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P2E 게임)을 한 가지로 정의할 수는 없다”며 “시장이 좀 더 성장하고 관련 법안이 좀 더 구체화되야 성숙한 산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학회는 P2E 게임을 활용한 BM 개선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게임사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P2E 게임은 기존 확률형 아이템 요소에 블록체인·NFT라는 과금 요소만 더했다며, 게임사는 게임 본연의 재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견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P2E가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며 “P2E는 확률형 아이템과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P2E 게임은 무료 게임이 돼야 하고, 코인에 대한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카이피플이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등급분류거부처분 취소 사건의 기일이 오는 13일로 예정된 가운데, 업계의 이목도 집중된다. 관련 사례가 향후 P2E 게임 허용 여부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다만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7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게임업계 간담회에서 “P2E 게임에 대해서는 신기술과 사행성이라는 양면성이 있으므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가상자산 분석 사이트 쟁글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블록체인 게임 수는 881개로 집계됐다. 블록체인 게임의 유저 수 또한 전통적인 게임에 대해 매우 낮은 편으로, ‘엑시 인피니티’의 MAU(월 활성 사용자)는 65만 명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의 0.3%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