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게임업계가 장기화된 불황 탈출을 위해 블록체인·NFT 게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인게임 아이템 뽑기 등의 과금 모델이 이용자 외면을 받으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BM) 한계에 달한 까닭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규제 완화와 함께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FTX 사태 및 위믹스 상장폐지로 블록체인·NFT 게임에 위기가 닥쳤다. 블록체인·NFT 게임을 새로운 BM으로 내세운 만큼 컴투스, 위메이드 등 관련 사업에 투자를 하는 게임사는 발을 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임사의 불통 및 미숙한 운영은 국내 게임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마무스메 논란으로 이용자와 게임사의 소통 필요성이 커지면서, 게임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지속해서 이용자 친화적인 정책이 강조된다.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시점을 특정할 수 없지만,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우후죽순 심의기준에 블록체인·NFT 게임의 국내 서비스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바다이야기를 연상시키는 바다신2를 전체이용가로 등급을 산정하면서, 게임위의 역할에 의구심과 민간심의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게임시장을 필두로 게임산업의 전환도 대두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패스 기능을 강화해 콘솔, 모바일, PC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일한 이용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까닭이다. 게임 완성도가 높은 콘솔게임을 모바일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국내 게임사가 콘솔 게임 개발에 적극적인 이유로도 볼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의 한계로 경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FTX 사태·위믹스 상장폐지로 게임업계 악재...그래도 투자는 지속

국내 규제로 서비스 도입이 불확실한 블록체인·NFT 게임은 FTX 사태 및 위믹스 상장폐지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게임사의 투자 및 파트너십 체결은 활발하다.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BM)로는 한계가 있고 이용자 불만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올해 실적은 넥슨, 엔씨소프트 등을 제외하고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넷마블은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크래프톤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도 372억 원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장기화된 불황 타개를 위해 블록체인·NFT 게임에 대한 게임업계의 투자가 이어졌다.

국내 게임사 중 블록체인·NFT에 가장 적극적인 위메이드는 위믹스 생태계 성장을 위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여러 블록체인 관련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지속적인 위믹스의 총 발행량 감소를 약속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미르M’ 글로벌 버전도 CBT를 완료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초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리니지W’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북미 및 유럽 시장에 내보인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블록체인 개발사 미스틴랩스에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주요 게임사 중 가장 늦게 블록체인·NFT 사업에 나선 넥슨은 지난 6월 NFT 중심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공개하면서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한, 지난 8월 메이플스토리 IP를 기반으로 한 ‘메이플스토리N’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게임위가 P2E 게임에 대한 등급 분류를 거부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7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게임업계에 악재가 겹쳤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지난달 11일 회생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7일에는 위믹스가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블록체인·NFT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게임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다. FTX에 C2X를 상장한 컴투스는 한 때 주가가 6만 1500원, 위메이드 주가는 2만 86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그래도 게임업계는 블록체인·NFT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컴투스 그룹은 FTX 거래소에 투자한 바가 없어 손실이 전혀 없다고 말하며, XPLA 투자자 지원방안을 발표해 관련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위메이드는 가상화폐 거래소 지닥에 위믹스를 상장했다. 지속적인 위믹스의 총 발행량 감소를 약속하며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위메이드 사옥 전경. [사진=위메이드]
위메이드 사옥 전경. [사진=위메이드]

◆ 우마무스테 사태...소통의 중요성

지난 8월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는 이용자와의 불통으로 많은 지탄을 받았다. 우마무스메의 운영 논란은 한국 서버와 일본 서버의 차별에서 시작됐다. 재화 차별, 낮은 번역 퀄리티 등으로 문제를 낳았다.

이용자는 카카오게임즈의 서버 운영에 대해 지적했으나 대처가 늦어지면서 불만은 쌓여갔다. 카카오게임즈는 불만을 잠재우고자 지난 9월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간담회에 참석한 운영진의 대다수가 우마무스메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구체적인 해결안은 나오지 않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후 사태는 이용자의 마차시위·아이템 환불 소송 등으로 이루어지면서 적극적인 게임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다.

반면 이용자 친화 정책을 펼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는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시즌1을 기준으로 시즌2에 ▲일 이용자 수 ▲최대 동시 접속자 수 ▲신규 이용자 수는 각각 6.12배, 6.61배, 7.13배 증가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의 인기 비결은 이용자와의 소통에 있다. 지속적인 간담회를 통해 게임의 방향을 결정했고, 입소문을 타며 확률형 아이템 불만으로 이탈한 게임 이용자의 유입이 증가했다.

로스트아크 2022 페스티벌. [이미지=로스트아크 유튜브 화면 캡처]
로스트아크 2022 페스티벌. [이미지=로스트아크 유튜브 화면 캡처]

최근 우마무스메와 로스트아크는 인기를 되찾고,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우마무스메는 지난 9일부터 밸런스·오류 수정 및 이용자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앞선 사태로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90위까지 추락했던 우마무스메는 지난 21일 4위를 기록했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16일 간담회를 개최했다. 금강선 디렉터가 물러나면서 이용자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 금강선 디렉터가 담당하던 때와 비교하면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용자의 질문을 받고 궁금증을 해결하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논란 가득한 게임위...설득력 없는 발언

지난 10월 게임위는 ‘블루 아카이브’, ‘페이트/그랜드 오더’, ‘소녀전선’ 등 여러 모바일 게임에 대해 청소년 이용 불가 통보를 했다. 게임 내 여성 캐릭터의 일러스트의 선정성을 문제 삼았다. 게임위 결정에 게임사는 등급 기준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거나 게임 내 콘텐츠를 수정했다.

게임위의 등급 재산정 논란은 일부 이용자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지적에서다. 여성 유저가 주로 이용하는 해외연예 커뮤니티에서 남성향 게임을 대상으로 ‘등급 적정성’에 대한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내역을 인증하자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다.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와 유사하다고 지적 받는 ‘바다신2’이 전체이용가로 등급이 분류됐다. 커뮤니티에서는 ‘바다이야기 사태로 출범한 게임위가 정체성을 잊어버렸다”며 지적했다. 게임위는 “‘바다신2’이 유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로 하는 순수 능력 게임이며, 시간당 금액이 1만 원을 초과할 수 없어 사행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상헌 의원실에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 비위 위혹 규명을 위한 감사원 국민감사청구를 요청했다. 게임위가 약 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구축한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연대서명에 총 5489명이 참여했으며, 감사원은 60일 이내로 답변을 해야한다.

이러한 여러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위는 지난달 10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게임이용자에 대한 소통강화가 주제였다. 하지만 기자 간담회라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는 이용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좋지 못한 출발을 했다. 간담회에서도 ‘게임 이용자의 시각과 사회적 시각의 갭이 존재’는 발언으로 논란을 샀다.

게임위는 이후 정정 보도자료를 통해 “게임이 국민적으로 대중화되었지만, 게임이용자분들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달리 우리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 게임에 대한 이해도는 차이가 존재”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게임위 전산망 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를 지난 21일 착수했다. 이상헌 의원이 제기한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사업’에 관한 것이다. 게임위는 게임 이용자와의 위원회 업무 등에 대한 궁금증과 소통을 확대하고자 ‘게임 이용자 간담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클라우드 게임 시장 성장, 빅테크 기업 참여

5G 상용화와 높아진 그래픽카드(GPU) 가격은 클라우드 게임 활성화에 기여했다. 클라우드 게임에 필수적인 5G ‘초저지연’ 기술이 개발되면서 지연 시간이 단축됐고 안정성이 향상되면서 원활한 게임 이용을 가능하게 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게임의 스트리밍 플레이가 가능한 서비스를 말한다. 클라우드 게임을 이용하면 게이머가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클라우드 게임의 장점은 게임 설치 과정이 생략된다는 것이다. 게임 연산을 서버가 처리하고 이용자는 스트리밍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하드웨어의 성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콘솔게임의 경우, 게이머 수의 한계로 네트워크 게임 이용에 제약이 있었으나 크로스플레이 지원이 활발해지면서 해결됐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이 점쳐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의 참전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도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MS는 리눅스, 크롬OS 기기에서 브라우저로 게임을 이용하는 게이머를 위한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의 성능 개선을 알렸다. 더 높은 해상도와 끊김없는 스트리밍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한, 올해 초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게임 사업 투자에 나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루나를 운영 중이다. 이용자 확대를 위해 개인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 루나를 통해 플레이하는 ‘플레이 온 루나’ 버튼을 추가했다. 다만, 지난달 아마존이 루나를 담당하는 직원 포함 약 1만 명을 정리해고하면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영향이 갈 지는 미지수다.

엔비디아는 이용자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 에픽스토어 등에서 게임을 구매하고 지포스 나우를 통해 플레이하는 방식을 지원한다. 또한, 지포스 나우를 LG유플러스와 연계하는 멤버십 ‘울트라12’를 출시하기도 했다.

구글은 3년 만에 스타디아 서비스를 종료한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시장이 성장세지만, 스타디아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작 타이틀 부재, 높은 가격이 주된 이유에서다.

비디오 게임 및 게이머 데이터 시장 조사 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81억 달러(11조 4777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는 23억 달러(3조 2625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13억 달러 (1조 8434억 원)에 비해 약 76% 증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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