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중심 반도체 생태계 구축 목표…빅테크 고객 Lock-In

[테크월드뉴스=노태민 기자]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진입과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개방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TSMC 등과 협력, 밸류필드를 형성해 PC‧서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AMD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인텔의 개방,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파운드리 시장 후발주자로 미세공정 경쟁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발표한 인텔의 IDM 2.0은 내부 역량과 외부 자원 결합을 통한 인텔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사진=인텔]
[사진=인텔]

IDM 2.0의 핵심 전략은 ▲내부 역량 개방 ▲파운드리 서비스 개시 ▲외부 파운드리 역량 활용 등이다. 인텔은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밸류 체인이 아닌 밸류 필드를 형성할 계획이다.

특히 파운드리 x86 IP와 RISC-V 공유는 CPU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AMD 압박과 빅테크 고객을 락인(Lock-In)하겠다는 포석이다.

반도체 IP, 공유‧투자 확대…AMD 점유율 확대 제동

인텔은 지난 2월 17일 경쟁업체와 고객, 파트너사 모두에게 x86 아키텍처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다양한 인텔 파운드리 이용 고객은 x86 기반 IP를 통해 각자 최적화된 공정으로 칩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x86 IP 공유로 AMD 서버용 CPU 시장 침투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최근 AMD는 공격적인 서버 시장 침투를 통해 서버용 CPU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렸다. 빅테크 고객사가 인텔 IP를 기반으로 자사칩을 제조하게 되면 AMD의 서버용 CPU 점유율 확대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인텔은 x86 IP 공유뿐 아니라 RISC-V 공유와 투자도 확대했다. RISC-V는 UC 버클리에서 개발한 오픈소스 명령어 집합체로 비용 없이 누구나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제조할 수 있다.

인텔은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를 통해, 레거시 공정 설비 확보와 포트폴리오 확장을 성공했다. [자료=인텔]
인텔은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를 통해, 레거시 공정 설비 확보와 포트폴리오 확장을 성공했다. [자료=인텔]

레거시 공정 발판으로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위해 레거시 공정 점유율 확대를 시작했다. 인텔은 지난 2월 ‘타워 세미컨덕터’를 인수를 통해 기존의 22nm에서 10nm(Intel 7 공정)에만 국한됐던 포트폴리오 확장에 성공했다. 기존의 CPU 위주 생산에서 RF, 전력, 자동차 반도체 등의 생산 노하우와 생산 설비를 확보하게 됐으며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에는 미디어텍과 16nm 반도체 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생산 제품은 IoT 및 네트워킹용 반도체로 양산은 내년 상반기다.

미디어텍 칩 양산으로 인텔의 파운드리 매출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세공정 경쟁에서 뒤처진 인텔이 무리한 선단 공정 양산보다는 레거시 공정과 미드엔드 공정 확대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랜디르 타쿠르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사장은 “미디어텍은 연간 20억 대 이상의 디바이스를 구동하는 팹리스 중 한 곳”이라며 “미디어텍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인텔 폰테베키오 GPU는 TSMC에서 생산한다. [이미지=인텔]
인텔 폰테베키오 GPU는 TSMC에서 생산한다. [이미지=인텔]

한계 인정, 외부역량 활용해 경쟁력 강화

인텔의 외부 파운드리 역량 활용은 CAPA(생산능력)와 기술력 한계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인텔이 준비 중인 미세공정은 로드맵은 빨라야 2024년에야 가동된다.

현재 인텔의 미세 공정 GPU와 CPU는 TSMC가 생산하고 있다. 인텔은 단기적으로는 경쟁사의 최선단 공정을 활용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자사 파운드리 육성을 통해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인텔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UCIe’ 컨소시엄도 외부 파운드리 역량 활용을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UCIe’는 제조사와 선폭이 상이한 칩의 호환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80여 개 반도체 기업의 연합체다. 칩렛 업계 표준 제정도 준비하고 있다.

인텔의 협력 강화에도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인텔의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가 향후, 시장 점유율에 영향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파운드리 시장에 영향이 크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지원 수혜는 인텔이 다수 가져갈 것이다”라며 “중장기적으로 IP를 바탕으로 CPU 등과 차량용 반도체 외주 물량을 다수 수주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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