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노태민 기자] 대만 언론 디지타임즈의 삼성전자 때리기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 6월 특집 기사를 통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디지타임즈는 3개월 만에 또 다른 특집 기사를 통해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있다.

콜리 황(Colley Hwang) 디지타임즈 사장은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열 편의 특집 기사 ‘삼성의 부침(Samsung's ups and downs)’을 통해 삼성전자의 사업 방향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콜리 황(Colley Hwang) 디지타임즈 사장. [사진=디지타임즈]
콜리 황(Colley Hwang) 디지타임즈 사장. [사진=디지타임즈]

디지타임즈는 대표적인 친 TSMC 언론으로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디지타임즈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황 사장은 지속적으로 “TSMC의 파운드리 시설투자(CAPEX) 규모가 삼성전자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와 사업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의견은 다르다.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 중에서도 선단 공정은 생산능력(CAPA)을 확보하지 않으면 경쟁에 참여하지도 못한다”며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국내 반도체 업계의 공격적인 투자는 중장기 시장 점유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11월 24일에 CAPA 확대와 고객사 확보를 위해 텍사스 오스틴에 신규 파운드리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해 11월 24일에 CAPA 확대와 고객사 확보를 위해 텍사스 오스틴에 신규 파운드리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삼성전자]

황 사장의 말처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CAPEX는 TSMC에 비해 부족하다. 하지만 이는 D램과 낸드 플래시에도 대규모 CAPEX를 집행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다. 파운드리 점유 확대를 위한 CAPEX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D램과 낸드 플래시, 스마트폰과 가전을 비롯한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이 삼성전자의 장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황 사장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의 약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고객사 수와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의 적은 수주, 높은 내부 수주”를 꼽았다.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고객사 수는 150여 개로 TSMC(1000여 개)에 비해 적은 고객사 수를 확보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HPC 분야 매출은 2021년 기준 10% 이하로 모바일 분야(60%가량)에 비해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TSMC는 2021년 기준 HPC 분야의 매출과 모바일 분야의 매출 비중은 거의 동일하다.

황 사장의 주장과는 다르게 내부 수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내부 수주는 안전적인 매출처 확보에 성공했다는 뜻이며,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CAPEX는 이러한 안정적 매출처가 밑받침이 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국내 전문가들은 고객사 확대와 매출 다변화 또한 파운드리 CAPEX 투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파운드리 산업은 수율 안정화와 기술 파트너십 등의 이유로 대형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인 산업이며 대형 고객사 확보를 위해선 선단 공정 CAPEX가 필수적이다”라며 “일반 제조업과 다르게 가동률 하락이나 CAPEX cut은 고객사에게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외국 언론이나 기업의 비판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나노미터(nm) 게이트 올 어라운드(Gate-All-Around, GAA) 공정 2세대에 대한 고객사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대형 고객사 확보를 위해 사업부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현재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발생하고 있지만 3년 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디지타임즈의 삼성전자 견제는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유례없는 디지타임즈의 지속적인 삼성전자 견제가 대만 언론과 업계에서 삼성전자를 이제 견제해야 하는 라이벌로 인식했다는 것의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