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테크월드뉴스=노태민 기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로 완성차 업계를 비롯한 관련 기업의 시장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SK그룹은 SK실트론을 통해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밸류체인 구축에 힘쓰고 있다. LX그룹, DB하이텍 등도 SiC 기반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준비 중이다.

완성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자율주행 등의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도 대폭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통상 내연기관차 1대에 사용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200~300개인 반면 전기차는 1000개,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이 필요하다.

시장확대와 공급망 이슈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업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기존에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던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등의 입지가 워낙 확고하고 안전성이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특성상 새로운 공급처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적다.

차량용 반도체는 극저온,고온의 환경과 진동, 충격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안정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이유로 수익성도 크지 않다. 

다만 전기차 시장의 경우 기존의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생태계가 만들어 지면서 새로운 공급처의 시장 진입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실리콘(Si)기반의 차량용 반도체가 아닌 SiC기반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나선 이유도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SiC 웨이퍼는 고온과 고전압의 환경에서도 98% 이상의 전력 변환 효율을 유지할 수 있어 기존의 Si 웨이퍼보다 내구성과 안정선 면에서 뛰어나 전기차의 핵심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2020년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까닭이다. 현재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SiC 전력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토론 반도체 사업 부문 인수를 진행한 이후, 6월 반도체전략 TF를 신설하고 사업 조직 정비와 개별 과제 선별 등에 나서고 있다. 

예스파워테크닉스 직원이 칩 제조 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SK
예스파워테크닉스 직원이 칩 제조 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SK

SK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SK실트론을 중심으로 SiC 전력반도체 밸류체인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2019년 듀폰 SiC 사업부를 인수해 8인치 SiC 웨이퍼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8인치 웨이퍼 양산 시점은 2024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4월 SK㈜가 SiC 전력반도체 설계, 제조 기업인 예스파워테크닉스의 경영권 인수와 유상 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 95.81%를 확보했다. 인수 후 SK는 차량용 SiC 모스펫 양산을 위해 일본 협력사에 반도체 장비를 발주했다.

SK 관계자는 "현재 SK는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양산 체제 구축을 통해 전기차 핵심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LX그룹은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을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LX세미콘은 LG이노텍의 SiC 반도체 유무형 자산을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기업 텔레칩스의 지분을 11% 인수한 바 있다. 매그나칩반도체를 인수전에도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의 해외 차량제조 기업도 자체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선언했으며, 기존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도 추가적인 투자에 나선 이유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 확보를 위해서는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과 같은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전황수 ETRI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기업들의 주력 생산품목이 아니어서 정부의 신규투자 인센티브,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자동차업계와 반도체업계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개발과 생산역량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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