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 6일 상장 철회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를 철회하는 회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에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 철회나 연기 등 빨간 불이 계속 켜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보안전문기업 SK쉴더스는 수요예측의 실패로 추진 중이던 상장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한 여파로 주식 시장 상황이 냉각된 데다 고평가 논란에 수요예측까지 실패한 영향이다.

SK쉴더스는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3~4일 실시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희망 공모가(3만1000~3만8800원)보다 가격을 20% 낮추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SK쉴더스는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한 사이버보안, 융합보안 등 회사의 성장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SK쉴더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SK쉴더스처럼 공모 단계에서 일정을 철회한 기업은 올해 벌써 네 곳이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과 보로노이, 대명에너지가 IPO를 철회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대명에너지는 희망 공모가를 낮춰 오는 16일 상장하며 보로노이는 상장을 재추진한다.

이 같이 공모주가 추락한 원인엔 최근 증시가 부진한 영향도 크다. 지난해 33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후 계속 하락하며 2649선(6일 기준)까지 밀렸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4일 연준의 금리인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악재가 겹쳐 지수가 하락하며 공모주의 주가도 맥을 못 췄다.

기업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설정하는 공모가격의 범위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주관사가 희망 공모범위를 산정한 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격을 정하는 방식을 따른다. 그러나 이 때 증거금을 예치하지 않고 우선 주문을 할 수 있는 기관들에 의해 이른바 ‘뻥튀기 주문’이 발생하며 희망범위 상단이나 그 이상으로 공모가격이 정해지는 사례가 많다.

공모가격이 공모주의 시장가보다 높으면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이후 투자자가 공모주 투자를 꺼리면서 IPO 시장이 냉각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자 공모를 차일피일 연기하는 회사들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IPO를 준비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일정을 올해 하반기로 미뤘다. 장보기 앱인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도 기존 계획과 달리 이달 말에야 예심의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공모주에 대한 투심이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약세장에서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공모주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만 IPO 시장의 부진이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이후 상장한지 6개월이 지난 35개 기업들의 6개월 평균수익률은 4.0%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