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나인와트, 한국판 스마트시티 만든다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코로나19가 도시의 스마트화를 앞당기고 있다. 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녹색과 스마트 도시를 향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이에 도시와 정부 관계자는 전염병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진자 경로를 파악해왔다. 기존 스마트 시티의 인프라가 노후화되고 교통혼잡과 환경 악화가 심해진 것도 도시의 정보기술(IT) 도입과 관련 인프라 확충에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 시티 정책의 기본 틀은 신도시 건설을 기점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더 많은 도시가 향상된 이동성과 온실가스 감소를 위해 스마트 교통수단에 투자하고 있다.

노타, 경기도 평택∙미국 캘리포니아와 ITS 과제 진행

실제로 국내 인공지능(AI) 기업인 노타는 최근 경기도 평택시와 지능형교통체계(ITS)로 신호를 제어하는 과제를 진행했다. 교통 혼잡도를 영상으로 분석해 AI가 교통 신호를 제어하는 과제다. 

여기엔 엔비디아의 AI 시스템온칩(SoC∙중앙 처리 장치나 메모리 등을 칩 하나에 전부 얹은 부품)인 ‘젯슨 자비에’가 활용됐다. 유태하 노타 PM은 지난해 7월 열린 ‘엔비디아 AI 개발자 밋업’ 행사에서 “노타의 ITS 솔루션은 과제 수행 과정에서 16개 채널에 기록된 영상 정보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신호를 제어했다”고 말했다. 노타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교통국과 주차장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과제도 진행 중이다.

노타가 ITS 관련 과제들을 수주한 배경엔 고도화된 기술력이 있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팹리스)∙지식재산권(IP) 기업인 ARM이 노타의 솔루션을 성공 사례로 선정했을 정도. 

기술 고도화에 5년 간 275억 유치

해당 솔루션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전문 엔지니어 없이 저사양 단말에서도 빠르고 저렴하게 AI 모델을 경량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모델은 클수록 운영비가 많이 드는데 노타 솔루션은 크기를 90%까지 줄일 수 있다. ITS의 데이터를 서버나 클라우드(가상 서버)로 옮기는 시간을 줄여 빠른 연산을 가능케 하는 점도 노타 솔루션이 가진 장점이다. 

노타는 25건이 넘는 기술 특허와 관련 논문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에 노타는 지난 2016년 네이버 D2SF의 투자금을 끌어온 것을 시작으로 시리즈 B(추가 투자)를 마치며 이날 현재 총 275억 원을 유치했다.

노타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보다 4배 넘게 급증했다. 노타는 AI 모델의 크기를 더 줄이고 연산량 문제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인와트, 인천 지역 9개 공장에 에너지절감 서비스 지원

AI 기반 에너지 진단∙관리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기업도 있다. 나인와트는 지난해 인천 지역 9개 공장에 에너지 사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에너지절감 서비스를 지원했다.

에너지 최적화부터 시설 운영·관리 원격제어가 가능하도록 나인와트는 공장의 근무 인력과 작업 시간 등을 AI로 분석해 냉난방 시설부터 생산설비의 가동 시간대를 분산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사무실 조명과 공장 생산설비를 켜고 끄는 시간을 약간 바꾸기만 해도 큰 규모의 설비 교체에 버금가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나인와트는 별도의 전력 설비 교체나 추가 투자 없이 공장마다 연간 45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줄일 것으로 추산했다.

나인와트는 현재 서울과 인천 송도 지역 건물에 관한 에너지 지도를 만들고 있다. 웹 지도에서 부동산 정보를 보듯 지역의 랜드마크와 대기업 본사 건물, 프랜차이즈 지점 등의 에너지 효율 정보를 층별로 평가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설비가 건물에 적합한지,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에너지가 적절히 쓰이는지 개인이 쉽게 알기 어려운 부분을 진단할 수 있게 돕는 식이다.

지난해 12월 나인와트 블로그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 19만여 개의 건물과 공장으로부터 9만 1000여 개 데이터를 확보했다. 정확도는 94.4%가량이다. 나인와트는 전력∙자동화 분야 국내 1위 기업인 LS일렉트릭과 손잡고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밑그림’ 개인정보 활용∙기존 법제도 충돌 과제 남아있어

다만 노타∙나인와트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현실로 옮기는 과정엔 만만찮은 진통도 있다. 기존 법제도와 부딪히는 아이디어가 다수 포함된 데다 기업이 제시하는 사업모델도 덜 구체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의 의료 정보를 한데 모은다는 개념의 ‘헬스케어타운’과 관련한 구상은 민감한 개인 정보를 영리 목적에 이용한다는 이유로 시민사회진영의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영리 기업의 사업을 위해 환자의 개인 정보를 넘기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