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2021년 5월 이벤트 논란

[테크월드뉴스=박응서 기자] 2월 둘째 주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두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2월 8일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 하락하며 최근 반년 사이에 시가 총액이 1조 원 가깝게 빠지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10일 2020년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하며 시가 총액에서 1조 원 이상 차이가 나던 GS리테일을 최근 앞서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실적 변화에 대해서 각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업에서의 주요 활동을 연결지어 설명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논란을 기억하는 이용자들은 다른 분석을 내놨다.

GS리테일은 편의점 매출이 3분기에 1조 9252억 원으로 2020년 3분기보다 2.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43억 원으로 8.4% 줄었다. 4분기에는 1조 8222억 원으로 2020년 4분기보다 5.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16억 원으로 15.5% 줄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 7657억 원, 208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0년보다 매출은 10.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7.5% 줄어든 수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부문에서 매출 활성화를 위해 광고 판촉비와 비경상적인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BGF리테일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BGF리테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7812억 원, 영업이익은 199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22.9% 오른 수치다. 

BGF리테일은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이 1조 8365억 원으로 2020년 3분기보다 9.1%, 영업이익도 695억 원으로 9.1% 늘었다. 4분기에는 매출이 1조 7430억 원, 영업이익 496억 원으로 2020년 4분기보다 각각 12.0%, 39.7% 늘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음료 카테고리 매출 신장과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류와 상온 HMR 매출이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두 기업 관계자의 설명과 달리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두 기업의 실적 차이, 즉 GS25 편의점 실적 하락과 반사적으로 CU 편의점의 실적이 올라간 것은 지난해 5월에 있었던 페미 논란과 이로 인한 불매운동 영향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한 커뮤니티에서 회원 ‘아무렇게지은닉’은 “저도 GS는 일부로라도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 ‘Houyhnhnm’은 “같은 건으로 두세 번 사고를 계속 사고를 치면 회사에 관리 능력 자체가 없다는 증거”라며 “동네에 GS25가 많은데 50m쯤 더 걸어가 CU로 간다. CU도 맘에 안 들지만 한 놈만 팬다”고 강조했다. 다른 회원 ‘핑크팬더아빠’는 “스벅도 이런 결과가 나오길”이라며 기업이나 경영자가 잘못 행동할 경우 소비자로부터 따끔한 심판을 받았으면 한다는 기대를 밝혔다. 회원명은 모두 해당 커뮤니티 닉네임이다.

이렇게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편의점 GS25를 이용하게 되지 않게 된 사건은 지난해 5월 GS25 행사에서 촉발됐다. 

2021년 5월 1일 오전 10시 6분, GS25는 카카오톡을 통해 GS25의 5월 행사를 홍보하는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이 문자를 받은 에펨코리아의 한 회원이 게시글을 올리며 “누가 뜨겁게 구운 소시지를 저렇게 손으로 집어 먹냐”면서 해당 이미지에 사용된 손이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손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또 디씨인사이드 주식 갤러리에서는 포스터 속 영어 문구인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의 각 단어의 뒷부분을 따서 거꾸로 읽으면 m e g al이 된다는 주장도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이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댓글을 통해 다양한 주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GS25와 사내 디자이너를 ‘메갈’ 또는 ‘페미’로 단정 짓는 여론이 득세하며 논란이 더 커졌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GS측 관계자가 “남양 유업 사태처럼 명백히 회사가 잘못한 사안이 아니고, 일부 네티즌의 해석 문제를 가지고 또 사과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GS리테일 측에서 이 사건을 단순 실수나 네티즌이 문제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인식하고 대처하면서 급기야 인터넷 커뮤니티 주도로 GS25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불매운동을 하자는 포스터가 만들어지면서 디시인사이드가 가장 먼저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이어서 에펨코리아, 엠엘비파크, 루리웹, 인벤, 클리앙, 뽐뿌, 보배드림 같은 대형 커뮤니티들이 동참했다. 서로 적대하면서도 이 사건에 대해서만은 연합하는 방식으로 불매운동이 커지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실제로 이 같은 불매운동은 편의점 GS25의 매출 하락과 편의점 CU의 반사 이익으로 되돌아왔다. 특히 편의점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술과 담배가 남성 소비 위주로 돌아가는 경향이 높은 데다, 10~20대 커뮤니티와 30대 커뮤니티, 40~50대 커뮤니티 등 연령층별로 활동 무대가 다른 커뮤니티 다수가 참여하면서 불매운동이 크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사건이 발생한 5월과 6월에 해당하는 2분기 영업이익에서 GS리테일은 2020년보다 27.7%가 감소했고, BGF리테일은 3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은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줬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GS25는 2021년 4월까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5월에 4위로 내려앉더니 6월에는 5위로 주저앉았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5월 1일부터 6월1일까지의 편의점 브랜드 평판 순위는 1위 CU, 2위 세븐일레븐, 3위 이마트24, 4위 미니스톱, 5위 GS25 순이었다.

이 같은 실적과 이미지 변화는 기업 가치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2021년 4월 30일 GS리테일 주가(종가 기준)는 3만 5800원으로 시가 총액으로 3조 7489억 원이었다. 반면 2022년 2월 10일에는 2만 6900원으로 주가가 내려가 시가 총액 2조 8169억원으로 9개월 만에 9320억 원이 사라졌다. 

반면 반사 이익을 본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021년 4월 30일 주가가 15만 3000원으로 시가 총액으로 2조 6444억 원이었다. GS리테일보다 1조 1045억 원이 낮았다. 그러나 2022년 2월 10일에 주가(종가 기준)가 16만 9500원으로 오르면서 시가 총액이 2조 9296억 원이 되면서 GS리테일을 시가 총액에서 1127억 원이나 앞섰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GS25 사태를 보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문제를 제기할 때 기업들은 이를 무시하거나 일부의 의견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려고 하기보다 귀담아들으며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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