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취소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체험기) 개발사인 이노시뮬레이션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계 제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유상증자(자본금이 부족한 기업이 주식을 새로 발행해서 주주에게 파는 것)를 추진했지만 최근 물거품이 되며 경영 정상화에 실패했다. 이노시뮬레이션에 대한 업계의 불신과 동요가 불가피한 가운데 향후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 이노시뮬레이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3자 배정에 의한 신주발행의 건을 의사회에서 의결했다. 
지난 13일 이노시뮬레이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3자 배정에 의한 신주발행의 건을 의사회에서 의결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제3자 배정에 의한(회사와 특별한 연고가 있는 자를 참가자로 미리 정해두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진하던 30억 원 규모 유증을 취소한다고 27일 밝혔다. 은행대출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직접적인 자금조달 통로까지 막혀버린 셈이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신주를 발행함으로써 빚을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늘려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했지만 배정 대상자인 DS앤파트너(DS네트웍스의 자회사)가 오는 28일에 금액을 납입하기로 했던 의사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유상증자는 주식 수를 늘려 주주가치를 희석시킨다. 하지만 제3자 배정에 의한 유증은 신주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덧붙여 할증 발행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인다. 이에 부실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많이 활용된다. 

업계에선 이번 유상증자가 실패한 원인을 이노시뮬레이션의 취약한 재무구조에서 찾고 있다. 2018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적자와 부채증가 등 악화된 재무상태가 투자자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노시뮬레이션처럼 규모가 작은 기업은 투자자의 의사 결정이 번복되는 사례가 많고 대규모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조달계획이 차질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과 불성실공시 이력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노시뮬레이션 2019년~2021년(3분기 누적) 재무제표. 
이노시뮬레이션 2019년~2021년(3분기 누적) 재무제표. 

이노시뮬레이션은 증자 실패의 원인이 취약한 재무구조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는 “코로나19로 지연된 사업들이 재개되며 지난해 대규모 신규 사업을 수주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외상매출금을 회수해 영업 현금 흐름도 크게 개선됐고 지난 7월에 완공한 마곡 사옥의 자산 재평가도 이뤄졌다”며 “투자사가 실사 과정을 통해 회사의 재무와 영업 현황을 상세히 파악하고 정상적인 내부 검토를 통해 투자를 결정했지만, 투자사의 사업 방향 전환 등을 이유로 투자를 철회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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