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경화 소재 OLED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제작
일본 수출 규제 품목 국산화 성공, 소·부·장 자립 기여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00℃ 이하 공정온도에서도 픽셀 크기를 3㎛ 이하로 만들 수 있는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 최초로 OLED 마이크로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빛을 받으면 화학적 특성이 달라지는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라는 소재로 얇은 막에 세밀한 픽셀을 형성해 만드는데, 이 포토레지스트를 만들거나 다루는 기술이 어려워 그간 주로 수입 제품에 의존해 왔다. 2019년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ETRI는 “ICT 소재·부품·장비 자립 및 도전기술 개발” 과제와 “저온 경화 및 고해상도 컬러 포토레지스트 소재 개발”과제 등을 수행하며 기술 자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 포토레지스트 소재는 높은 온도에서 공정을 진행했다. 그런데, 기존에 많이 쓰인 LCD 디스플레이는 구조상 유리막이 있어 고온에서 공정을 진행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른 OLED는 높은 온도에서 작업이 이뤄질 경우 빛을 내는 발광다이오드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품질 확보가 어려웠다. 따라서 낮은 온도에서도 공정이 가능한 소재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과제 참여기관인 SKC 하이테크앤마케팅과 동진쎄미켐에서 포토레지스트의 핵심원료인 안료를 국산화하고 이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낮은 온도에서도 색이 균일하게 도포될 수 있는 포토레지스트 소재를 만들었다. 개발된 소재는 지금까지 국내 경쟁기업은 물론, 일본 기업도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ETRI는 개발된 포토레지스트 소재를 OLED에 적용했다. 연구진이 만든 시제품은 웨어러블 기기용 0.7인치 마이크로디스플레이다. 한 픽셀 당 크기는 3㎛ 이하로 1인치당 2300개 픽셀을 밀집해 초고해상도 패널을 제작할 수 있다.

ETRI는 이외에도 개발된 소재의 성능을 평가하거나 세계적인 학술대회와 전시회에의 출품을 지원했다. 검증을 완료한 뒤, 개발된 소재는 국내 S기업에 독점 공급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해당 회사가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의 모바일용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 본 소재가 적용되면서 세계 최초 상용화 사례를 낳았다.
덕분에 2021년에만 6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되며 실질적인 소재 국산화·자립화를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를 주도한 조남성 ETRI 책임연구원은 “정부와 기업, 국책연구소가 함께 국가 과제를 통해 원천 소재 국산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며 “본 성과가 소부장 자립은 물론,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산업 종주국 지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TRI는 개발된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을 관련 기업에 이전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1인치당 픽셀이 3000개가 들어갈 정도로 더 높은 해상도를 지닌 패널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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