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장기화 우려↑
자동차 공급망 성장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돼야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현대차와 기아차의 2021년 3분기 실적 결과를 정리하면 ‘차량용 반도체 부품 공급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과 판매 감소’라고 말할 수 있다. 3분기 도매기준 현대차는 89만 8906대를, 기아차는 68만 4413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 2.1% 감소한 수치다.

특히, 현대·기아차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의 실적은 반도체 공급난과 완성차 물량 감소의 영향을 제대로 받았다. 현대모비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4576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3.5%나 감소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차량용 반도체 부품 공급난이 자동차 산업을 흔들었다. 수요는 견조한데, 반도체 부품이 없어 자동차 공장은 가동을 멈췄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요 예측 실패와 공급 감소가 맞물려, 이 공급난 현상의 해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요는 2020년 하반기 이후 대부분의 전방산업에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으로 비대면 특수를 맞은 ICT 기기의 수요 증가는 반도체 부품 수요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사들은 IT 기기용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했고, 비교적 수익성이 낮은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은 줄었다. 반면, 자동차 전장화 경향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더 증가했다.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2021년(1325억 개)부터 2027년(2083억 개)까지 연평균 8%씩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언제쯤 해소될 것인가?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1월 8일 발표한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업계는 최장 2023년 이후까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와 포드, 제너럴모터스,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은 언론을 통해 공급난의 장기화를 언급한 바 있다.

그간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의 신속 통관, 업계 관계자의 출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 해외 반도체 기업과 국내 수요기업 간 교섭 지원 등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더 이상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는 일이 아니다. 당장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1년 이상 지속되며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큰 타격을 줬다. 4월 현대차 울산1공장이 일주일 문을 닫았고, 아산 공장도 작년 말 이후 8차례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국내 자동차 공장이 부품 부족으로 멈춰섰다.

이로 인해 피해 규모도 점점 불어났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연초부터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완성차 생산 차질 규모가 수백만 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악재의 장기화를 우려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 차질 규모 전망치는 높아졌다. 최근 오토포어캐스트 솔루션스(AutoForecast Solutions)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차질 규모가 1015만 대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한편,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 불릴 만큼 첨단 산업 사회에서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진다. 생활가전은 물론 사회기반설비와 산업 장비에도 반도체가 들어간다. 앞으로 반도체는, 천연자원이 그러하듯, 외교안보적으로도 중요한 의의를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와 티어1 부품사 등 자동차 업계는 물론 반도체 제조사와 정부까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책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다른 고부가 부품에 집중하겠다며 차량용 반도체에 투자하기를 주저한다면 관련 산업 생태계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그 수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임은 당연하다.

대외 수입에 의존하는 무언가는 언제든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우리나라는 중국발 요소 수출 제한으로 촉발된 요소수 대란에 타격을 입고 있다. 천연자원이야 별 수 없다고 해도, 반도체는 국가 정책 지원과 업계의 노력으로 생태계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반도체의 해외 의존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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