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영업익, 아마존 21.7%↓구글 87.6%↑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올해 3분기(7~9월) 실적에서 인터넷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테크 공룡들 간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리는 이들 중 구글·넷플릭스는 호실적을 기록했고 애플·아마존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페이스북(새 회사명 메타)은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으나 높은 주당 순익을 기록했다. 

레피니티브 “애플, 5년 만에 시장 기대치 하회”

애플은 28일(현지시간) 해당 기간 동안 833억6000만달러(97조50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8%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금융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가 예상한 시장 전망치(848억5000만달러)엔 못 미쳤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애플의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를 못 넘은 것은 2016년 4월 이후 5년 만이다.

제품별로는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판매가 가장 부진했다. 레피니티브는 아이폰의 매출액을 415억1000만달러(48조5003억원)로 내다봤지만, 실제론 388억7000만달러(45조4234억원)에 머물렀다.

아이폰의 판매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돈 이유는 반도체 공급난 때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실적 발표에서 “업계 전반의 칩 부족과 코로나로 인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반도체) 제조 중단에 의해 예상보다 큰 (반도체) 공급 제한이 있었다”며 “이로 인한 매출 손실분은 60억달러(7조140억원)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애플의 2020~2021년 3분기 주요 실적. 

NYT “아마존 3분기 매출 성장률 7년만에 최저”

아마존의 성적표도 실망스러웠다. 같은 날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1108억1200만달러(129조5614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조사 기관 트레피스가 밝힌 예상치인 1205억달러(140조9850억원)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28일 미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마존의 3분기 매출 성장률은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실적 둔화엔 ▲인건비 증가 ▲새로운 창고 및 기타 물류 인프라에 대한 지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브라이언 올라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인력난으로 저장 및 주문처리에 제약이 있었다”며 “운송 부문도 더 길고 비싼 경로를 이용해야 하는 지속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이유로 20억달러(2조3420억원)의 추가 운영 비용이 발생했다”며 “임금 인상 및 운영 인센티브와 관련된 비용이 10억달러(1조1710억원), 물가 인상 압력과 생산성 손실∙혼란 관련 비용이 10억달러”라고 덧붙였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7% 감소한 48억5200만달러(5조6744억원)에 그쳤다. 

기대에 못 미친 양사의 실적에 뉴욕 증시 주요 지수의 선물(일정 기간 뒤에 상품이나 자산을 넘기기로 한 거래)은 하락세를 보였다. 28일 미국계 투자 리서치 및 정보 제공업체인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과 나스닥의 선물이 양사의 실적에 따른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2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사는 S&P500에서 10%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주다.

아마존의 2020~2021년 3분기 주요 실적. 

애플 정책 변경에 광고 매출 희비 엇갈린 페북, 구글

페이스북은 최근 내부고발과 애플의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정책에 따른 광고 매출 둔화로 쑥대밭이 됐음에도 290억1000만달러(33조9707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한 수치다.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실적 전망치인 295억7000만달러(34조6264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다. 주당 순이익은 기대치인 3.19달러를 넘는 3.22달러를 기록했다. 

5개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낸 기업은 구글이다. 26일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해당 기간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한 651억1800만달러(76조1555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 분기에 이어 1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앞서 신용평가기관인 S&P의 데이터베이스 ‘캐피탈 IQ’는 알파벳의 3분기 매출 전망치를 632억9000만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영업이익은 210억3000만달러(24조6261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7.6% 늘었다.

사업별로는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49억9000만달러(5조843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레피니티브의 전망치인 52억달러(6조892억원)엔 부합하지 못했다.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2% 늘어난 531억3000만달러(62조2152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매출(26조4100억원)보다 2.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구글의 3분기 주요 실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7.6%,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가량 늘었다.

검색 시장 독과점, 비대면 문화 확산…구글, 소매업체 러브콜 잇따라

알파벳은 사용자에게 검색(구글), 동영상(유튜브), 지도(구글맵), 브라우저(크롬) 등을 제공하며 광고를 끌어오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조사업체인 넷마켓셰어에 따르면 전 세계 이용자의 69.3%는 크롬을 사용 중이다. 지난 8일 독일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는 전체 검색 중 92.5%가 구글에서 이뤄진다고 집계했다. 이런 영향력을 앞세워 구글이 세계 온라인 광고시장 매출의 29%를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조사 업체 e마케터의 추정이다.

코로나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온라인 시장이 확대된 점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27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검색 트래픽(데이터 사용량)의 반등으로 광고 부문 매출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으로 옮겨간 이용자를 붙잡기 위해 구글에 더 많은 광고 수수료를 냈단 뜻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온라인을 겨냥한 소매업체들이 광고 의뢰를 늘려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소매업체의 광고주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금융, 여행 산업의 대형 광고주 다음으로 최근 3개월 동안 매출이 늘어난 주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2020~2021년 3분기 주요 실적. 

오징어 게임 덕분에…넷플릭스 3분기 매출 16%↑

넷플릭스의 매출은 ‘오징어 게임’ 성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늘어난 74억8000만달러(8조7590억원)를 기록했다. 19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순이익은 83.4%가량 증가한 14억5000만달러(1조 6979억원)로 집계됐다. 

전세계 가입자 수는 자체 예상치(350만명)를 뛰어넘은 438만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 총 가입자는 약 2억1400만명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과 ‘데이브 샤펠 스탠드업 스페셜’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 가입자 증가세를 이끌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신규 가입자가 8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고 이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증대를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도 추진 중이다. 11일 블룸버그는 넷플릭스가 시장 확장을 위해 짐바브웨의 미디어 거물인 스트라이브 마시이와(Strive Masiyiwa) 에코넷 대표를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1일 로이터통신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아프리카 케냐 전역에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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